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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6.25 참전 미군 유해 70년 만에 송환

유가족, "2차 대전이나 베트남 전쟁은 알지만 한국 전쟁은 잘 몰라 자랑스레 아버지 이야기 해본 적 없어"



AP통신은 지난 17일 북한에서 발굴된 한국전 참전 미군의 유해를 인도받은 한 가정의 사연을 소개했다. 

70년 전 어린 꼬마였던 캐롤은 한국전쟁에 참전한 아버지가 실종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당시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군인 중 한사람이었던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장군을 만나기 위해 시카고로 갔다. 장군은 캐롤과의 일대일 면담을 허락했고, 그녀는 아버지를 집으로 데려와 달라고 부탁했다. 

이제 캐롤은 76세의 할머니가 되었다. 그녀는 조만간 아버지 스테판 우르타모 소령의 안장식을 위해 미국 워싱턴 DC의 알링턴 국립묘지에 갈 예정이다. 아버지가 한국에서 중공군에게 포로로 잡혀 사망한지 거의 70년 만이다.

그녀는 ‘아버지의 유해가 국가의 감사와 존경을 받으며 국립묘지에 안장되는 소중한 순간인 동시에, 자녀들과 손자들이 자신의 역사가 국가의 역사와 연결되었음을 실감하는 순간이 될 것’이라고 했다.

현재 시카고 교외에 남편과 함께 살고 있는 캐롤은 “이 기회로 우리 가족이 외톨이가 아니라 무언가의 일부라는 것을 가르쳐 줄겁니다. 아이들은 2차 대전이나 베트남 전쟁은 알지만 한국전쟁에 대해서는 잘 몰라요”라고 말했다.

캐롤의 사연이 조명을 받은 것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의 지도자 김정은이 만나 한국전쟁 중 사망한 미군 유해 7,700여 구의 발굴 작업에 동의한 사실이 주요 뉴스로 보도되고 있기 때문이다.

32세의 직업군인이었던 아버지가 한국전쟁에서 가장 처절했던 청천강 전투 중 실종된 뒤, 여태껏 아픔으로 남아있던 가족사의 중요한 일부가 마침내 끝맺음 될 수 있게된 것은 큰 의미를 갖는다고 그녀는 말했다.

전쟁 후 고국으로 돌아온 병사들이 수용소에서 우르타모 소령의 사망을 목격했다고 증언함에 따라 그는 공식 사망 처리되었다. 그들은 수용소에서 동료들이 굶주림으로 떼죽음 당하는 것을 직접 보았다고 했으며, 캐롤은 아버지가 수용소에서 영양실조와 폐렴으로 돌아가셨다고 들었다. 

그 후로 아버지가 어디에 묻혔는지조차 알지 못하고 살아왔다. 그러던 2005년, 미북 합동 유해발굴단이 미군 포로 매장지에서 32구의 유해를 발굴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리고 8년 뒤 그녀는 미 국방부 소속 ‘전쟁 포로 및 실종자 관리팀’에서 진행한 행사에 초대받아 시카고 시내의 한 호텔로 갔다. 미군 당국은 그녀와 같은 전쟁 실종자 가족들에게 그동안 새로 알게된 소식을 전해주면서 새로 발견된 유해와 유전자 일치 실험을 위해 가족들의 유전자 샘플 채취를 권유했다. 

그리고 작년 9월 유전자 일치 검사 결과가 나오자 비로소 아버지 우르타모 소령의 이름이 실종자 명단에서 빠질 수 있게 된다. 아직까지 명단에 남아있는 실종자는 7,697명이고 1982 년 이후 신원이 확인 된 숫자는 우르타모 소령을 포함해 459명이라고 전해진다.

미군 포로 및 실종자 관리팀은 하와이 호놀루루에 있는 미확인 실종자 합동 국립묘지의 안장자 명단에 있는 소령의 이름에 장미 모양 리본을 달았다. 더이상 미확인 실종자가 아니라는 의미다.

아버지의 유해 안장식에는 캐롤과 남편을 비롯한 가족과 친척 3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유해가 담길 관 속에는 제복과 메달을 함께 넣을 거라고 했다.

그녀에게 이번 행사는 아버지를 마음껏 자랑스러워 할수 있는 기회다. 오래 전 사람들이 잘 모르는 전쟁에서 돌아가셨고 더구나 부모님은 이혼하셨으므로,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무렵의 이야기는 여태껏 자랑스레 해본 적이 없었다고 한다. 

그녀는 아버지와의 가장 오래된 기억은 언젠가 병원에 입원했을 때 아버지가 오셔서 ‘꼬마 병정은 울지 않는다’라고 이야기해 주셨을 때라고 하며, 무엇보다 이제 아버지가 당신을 위한 올바른 장소에 제대로 묻힌다는 사실이 기쁘다고 했다.

그리고 까마득히 오래 전에 복무한 아버지를 위해 국가가 이렇게 배려해 준 것에 대해 자랑스러움을 느끼며 아버지는 이제 영광의 불꽃으로 피어나는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번역 : 글로벌디펜스뉴스 외신번역기자 이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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