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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마지막 남은 '악의 축' 되나?

미북 회담을 바라보는 이란의 착잡한 심정



AP통신은 지난 10일 상하이 협력기구(SCO) 정상회담에 참여한 이란의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이란 핵협정 탈퇴를 결정한 미국을 비난하는 한편, 미북회담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미북의 지도자가 싱가폴에서 직접 만나기로 함에따라 이제 ‘악의 축’에는 이란만 남아있는 모양새가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일요일 중국 청도의 회담장에 나온 하사니 대통령은 국제사회의 약속을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핵협정을 탈퇴한 것은 미국 일방주의를 보여주는 좋은 예라며 ‘자신의 정책을 다른 나라에게까지 강요하는 미국의 태도는 위협과 다를 게 없다’고 비난했다.


한편,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우리는 러시아 및 다른 여러 나라들과 함께 이란 핵협정(JCPOA)을 지켜나가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고,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 역시 무조건 적인 지지의사를 밝혔다.


미국의 핵협정 탈퇴 이후 혼란에 빠진 것은 이란 국민들도 마찬가지다.


테헤란 시내의 약국 앞에서 만난 한 35세 여성은 ‘트럼프의 결정 때문에 인슐린 값이 두 배로 올랐다. 지금 또 북한과 협상을 한다는데 이제 누가 미국을 믿겠나?’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2015년 이란이 미국을 포함한 세계 열강들과 핵협정을 체결하자 전 국민이 거리로 나와 환호했다. 협상의 핵심 내용은 핵무기를 만드는데 사용될 수 있는 농축우라늄을 이란이 없애는 대신 경제제재를 풀어주고 외국에 원유를 수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미국은 지난 5월 8일 협상을 탈퇴했다.


그동안 UN과 서방은 경제제재로 어려운 북한이 자금마련을 위해 이란에 탄도미사일 기술을 팔고 있다는 의혹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이란 당국은 공식적으로 북한의 미사일기술 수입을 인정하진 않았지만 강경파들은 북한의 대미 강경 노선에 찬사를 보내왔다.


그러나 미북회담이 결정된 이후 이란 내 강경파들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로하니 대통령은 항상 협상과 외교적 해결을 강조하는 온건파 지도자다. 하지만 지난 11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회담을 기대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자, 미국의 지도자를 신뢰할 수 없는 인물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테헤란의 정치 분석가 사예드 레이라즈는 트럼프와 김정은의 협상 결과는 중국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했다. 중국은 현재 이란이 외부세계와 통하는 유일한 통로라고 볼 수 있다. 2017년 중국과 이란의 교역량은 3백7십억 달러에 달했고 이는 전년도 보다 19퍼센트나 성장한 수치다.


그는 ‘미북간 협상이 타결되면 이란은 더욱 압박을 받을 거다. 사실 그 협상은 미국과 중국의 협상으로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전 대통령 하메이니의 외교고문이었던 알리 아크바르는 ‘이란의 국익은 여러 방면에서 중국, 러시아의 국익과 일치한다’며 동방정책을 강조하기도 했다.


미북회담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다.


테헤란에 거주하는 전기 기술자 샤합 무사비(29)는 ‘트럼프가 북한과 합의를 하면 그 다음은 이란 차례가 될 거다. 아마 전 보다 더 강하게 이란을 압박할 것이다. 우리는 대항해 싸울 수 밖에 없다’고 말했으며, 테헤란 아자드 대학교의 모하마드 라자비(22)는 ‘지금 미국과 협상을 하는 상대가 북한이 아니라 이란이라면 좋겠다. 김정은은 전쟁의 위협을 대화 국면으로 전환시켰다.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번역 : 글로벌디펜스뉴스 외신번역기자 이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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