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배너

구형 보잉 747, 퇴역 대신 화물기로 화려한 부활 중

사막의 모래 먼지에 덮혀 있던 구형 보잉 747 점보 제트기들이 글로벌 물동량 폭증으로 화려한 복귀 중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최근 글로벌 물동량 증가에 따라 사막에서 잠자고 있던 구형 항공기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사라질 위기에 처했던 혹등 고래 모양의 보잉 747 비행기들이 글로벌 물류 회사들의 말(馬)이 되고 있다. 글로벌 상거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대형 장거리 제트기에 대한 수요도 급성장한 것이다. 이들이 운송하는 물품은 대부분 급행을 요하는 것들로, 중국에서 조립한 아이폰에서부터 라틴 아메리카에서 재배한 생화 등 다양하다. 

보잉의 주요 고객이었던 델타항공과 유나이티드 컨티넨털 홀딩스는 ‘하늘의 여왕’이라 불리는 이 거대한 비행기의 퇴역을 기념하기 위해 추억의 작별여행을 공동 기획하기도 했다.

하지만 보잉 747-400시리즈 화물수송기에 대한 관심이 지난해부터 살아나기 시작했다. 신형 기종에 대한 예약은 이미 2021년까지 완료된 상태다. 하지만 지금 물류회사들이 급하게 찾고 있는 건 1993년에서 2009년 사이에 생산된 점보 화물기다.  

세계 최대 항공 운송사인 아틀라스 항공의 CEO 윌리엄 플린은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남은 비행기가 몇 대 없는 걸로 알고 있다”라고 하며, 그의 회사도 747-400시리즈를 몇 대 더 임대하기 위해 이미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가장 인기가 좋은 기종은 오리지널 화물기로 제작된 747의 중고 비행기들인데, 앞부분이 위로 열리기 때문에 오일 시추 설비와 같은 초대형 화물 선적에 용이하다.
 
항공업 전문 컨설팅 업체 플라이트 어센드의 평가 팀장 조지 드미트리는 ‘해당 기종에 대한 리스 비용도 껑충 뛰어 올랐다. 날 수만 있으면 모조리 다시 창고에서 갖고 나와야 될 형편’이라고 말했다.

급증하는 수요 때문에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하는 일도 흔하다. 한때는 사망선고를 받았던 747 비행기들이 지난 아홉달 동안 개조까지 하면서 새로운 생명을 얻고 있다. 리스 비용은 예전보다 오히려 더 올랐다고 한다.



지금 사막에서 잠자고 있던 많은 비행기들이 D 체크를 받고 있다. 집중 점검을 받는다는 말이다. 비용은 한 대당 3백만 달러로 비싸지만, 사망신고서 대신 다시 날 수 있다는 보증서를 받는 것이니 아까울 것이 없다고 한다. 

하지만 글로벌 무역전쟁이나 유가상승이 이런 추세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전문가들은 ‘배럴당 유가가 90달러 정도면 엔진 네 개를 장착한 점보 비행기에겐 치명적이다’라고 지적한다. 전혀 채산성이 맞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리고 최근의 경향은 회사의 장기 전략과는 상반되는 일시적인 추세다. 현재 항공사들은 경제적인 트윈 엔진 기종을 장거리 노선에 투입하고 있다. 모두 유가상승과 국제 무역량 축소 때문이었다.

블룸버그 정보실의 분석에 따르면, 2010년 퇴역한 보잉 점보 항공기는 442대, 올해는 890대로 두 배 늘었다고 한다. 

블룸버그 정보실 분석관 조지 퍼거슨은 "일단 재고로 분류되면 그 다음 순서는 대부분 해체와 부품 재활용이었다"라고 말했다. 

항공 물류가 다시 증가하기 시작 한 건 2016년 중반부터다. 유나이티드 파슬 서비스와 아틀라스 에어 등의 물류 회사가 747을 추가로 원했다. 

구형 기종은 신형보다 많이 저렴하다. 747-8시리즈는 보통 대당 가격이 4억 달러 정도지만 지난해 중국의 운송회사 SF 에어라이너는 온라인 구매 사이트 '타오바오'를 통해 747-400시리즈 화물기를 5천만 달러에 샀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연료 소모는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국제 항공 연합(IATA)의 분석에 따르면 항공 물류는 올해도 4~5% 증가할 거라고 한다. 보잉의 신형 및 중고 항공기 판매도 꾸준히 이어질 거란 의미다.   

아틀라스 에어 CEO 플린은 향후 747-8시리즈 항공기 몇 대를 추가로 도입할 예정이라 했다. 

최근 보잉 그룹의 재정관리 회사 보잉 캐피탈(BCC)은 불경기 동안 747-8시리즈 기종의 판매 부진을 상쇄시키기 위해 공급했던 지원금의 규모를 대폭 줄였다. 일년전 10억 달러 규모였던 지원금은 현재 4억8천만 달러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항공 물류가 늘어나고 BCC의 점보기 생산관리 능력이 향상된 것이 주된 이유다’라고 보잉의 대변인 조안나 픽업이 이메일을 통한 인터뷰에서 답했다. 하지만 회사가 계속해서 사막의 무덤에 있는 구형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할 계획은 아니라고 한다. 747-400시리즈 한 대를 개조하는 비용이 3천만 달러 가량 든다.  

앞으로 점보 항공기 한두 대 정도는 더 리스할 예정이지만, 나머지는 분해해서 기존의 구형 항공기들이 더 오래 일할 수 있도록 교체용 부품을 확보하는 일에 사용될 것이라고 한다. 항공기 부품 공급 및 수리 업체 유니칼은 부품확보를 위해 747-400시리즈 여섯 대를 포함해 전부 77대의 구형 항공기를 구매했다고 한다. 

유니칼의 부사장 포스텔은 “앞으로는 화물기의 시대입니다”라는 말을 남겼다.  


(번역 : 글로벌디펜스뉴스 외신번역기자 이정한)

배너

관련기사

배너



정치/국방


이춘근의 국제정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