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매체 내셔널 인터레스트(THE NATIONAL INTEREST)는 26일, 싱가포르 정상회담 직후 이루어진 김정은의 방중(訪中) 배경에 대한 오리아나 마스트로 조지타운 대학교 안보학 조교수의 분석에세이를 게재했는데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중국은 북한을 가까이 붙잡아두고 비핵화 이후 중국에게 무엇보다도 중요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북•중 관계를 지렛대로
삼는데 성공했다."
북한 지도자 김정은이 6월 중순, 세 번째 중국을 방문했다. 싱가포르 회담 직후 김정은이 베이징을 방문했다는 사실이 놀라운 일은 아니다. 김정은으로서는 시진핑에게 회담결과를 보고하고 그 둘이 향후 전략을 세우고자 논의가 있으리라는 것은 예상되었던 바이다.
그러나 이번 방문이 예측 가능했다고 해서 그 중요성까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특별히 이번 김정은의 방문으로, 중국은 막후 영향력을 확보하고, 세계무대에서의 위상을 세우게 되었으며, 한편으로는 한반도와 미•중 관계의 미래를 위한 보다 광범위한 목표를 향한 확고부동한 진전을 이루게 되었다.
우선, 이번 방문에서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은 미국과의 광범위한 지정학적 경쟁이었다.
시진핑은 십중팔구 미국에게, 김정은이 의사결정을 하는데 있어 중국이 계속해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를 보내고자 하는 것 같다.
중국의 미디어 보도는, 북한 핵실험 동결에 대한 대응이 미군의 군사훈련 중단이어야 한다는, 중국이 제안한 쌍방동결(dual suspension) 계획이 싱가포르 회담에서 기본적인 합의사항으로 채택되었다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이러한 공치사를 숨기지 않았다.
중국 매체에
따르면, 이런 측면이 "책임감 있는 대국"이라는 중국의 역할과, 또한 한반도 핵 문제에서의 진척은 "역시나 중국이 기울인 노고와 따로 떼어 분리할 수 없다"는
사실을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로, 지역 패권으로서의 중국이라는 자국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중국의 공식 성명은 북한과 중국이 단단히 결속되어 있는 연합체라는 이미지를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회담 직후 발표된 성명서에서, 두 나라 모두 "한반도 비핵화 가능성 등의 안건들에 대한" "공통된
이해" 를 갖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보도는, 핵 문제로 인한 기복이 존재했음에도, 양국의 상호관계는 견고하면서도
점진적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이러한 상호관계는 지역 환경에 크나큰 영향을 끼칠 것이란 점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중국은 한반도 내 미군 감축을 향한 진전이 확실하게 이루어지길 원하고 있다. 이러한 취지 아래, 미국의 연합군사훈련 중단은 첫 단추에 불과하다. 베이징 측은 아마 한반도 내 미군 주둔의 정당성을 훼손시킬 평화 회담을 추진할 것이다. 심지어, 중국은 김정은이 추가 회담에서 미국의 남한 사드 배치 문제를 거론하도록 부추길 수도 있으며, 이는 미국을 굉장히 곤란하게 할 것이다.
미국은 이러한 시도들에 맞서 반격해야 하겠지만, 불행히도 워싱턴에서
크게 염려하는 부분으로는, 중국이 대북 경제 재제 완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할 수도, 핵 문제에서 자신이 갖고 있는 지위를 이용해 미국과의 무역분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려 들 수도 있다는 점들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염려가 사실무근인 것은 아니지만, 중국이 처음부터 대북 제재 조치나 관세 문제를 대놓고 강요하지 않을 수는 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중국은 핵 문제의 유일한 영구 해결책이 북한의 국내 개혁 뿐이라고 여기기 때문에 경제압박을 완화시키는 방향으로 회귀할 것이다.
북한
지도층은 지난 수십 년간, 평양이 결국은 자신들의 개혁개방 노선을 따를 것이라는 중국의 희망을 이용해먹었고, 이는 매번 중국에 실망을 안겨주었다. 중국 보도매체들은 김정은이 최근 중국 방문에서 중국의 농업과학원과 베이징의
인프라투자은행을 방문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시진핑이 만약 북한이 외교 및 경제적으로 동북아시아와 통합되길
원한다는 믿음을 유지한다면, 중국이 평양을 위해 경제적 지원을 옹호하는 것은 시간 문제다.
정리하자면, 김정은의 이번 방문은, 중국이 북한을 가까이 두는 것에 성공했으며, 양국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함으로써 비핵화 그 이상의 목적을 달성하는데 성공했다는 증거이다. 중국의 이러한 목표가 미국에게 손해가 되는 것만은 아니다.
만일
중국이 성공적으로 김정은을 개혁의 길로 이끈다면, 이는 북한 사회 전체에 평화와 개방을 파급시키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이 북한의 의도를 잘못 판단한 것이라면, 경제적
지원이 오히려 비핵화를 향한 의욕을 반감시킬 수도 있다. 더욱이 미국은 한반도에서의 주한미군 감축 및
작전 축소를 촉구하는 중국의 노림수를 예측하고 더욱 예의주시해야 한다.
(번역 : 글로벌디펜스뉴스 외신번역기자 이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