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타임즈를 비롯한 미국 주요 언론들은 현지시각 4월 17일에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 일본 아베 신조 총리와의 회담 중 언급된 남북종전선언 논의에 대해 보도했다.
미 플로리다 팜 비치에 위치한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아베 신조 총리와 면담한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미국은 북한과 고위급에서 회담 관련 논의 중"이라고 언급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남한과 북한의 현 종전선언 관련 논의가 잘 이루어지길 축복한다. 많은 사람들이 잊고 있지만 현재 한국과 북한 간의 '한국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현재 미국 역시 북한과 고위급에서 회담 관련 논의 중이다. 우린 좋은 회담을 가질 수도, 좋은 회담을 가지지 못할 수도 있다. 또 어쩌면 어떤 일이 있느냐에 따라 아예 회담을 성사지키지 못할 수도 있다. 그래도 개인적으로 범세계적 현안을 풀어나갈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내가 항상 언급하는 말이지만, 어떤 일이 있을지 두고 보자."
여기서 중요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종전선언 논의에 대해 '축복'한다고 언급한 부분의 본 문장이다.
"They have my blessing to discuss the end of the war."
이 부분을 부각시키며 한국 주요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종전선언을 축복했다'는 식의 보도를 일삼고 있다.
문제는 이 문장을 직역 그대로 '축복'이라고 번역해서는 곤란하다는 점이다. 이를 부각시켜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선언을 축복했다는 식으로 보도를 일삼는 행위는 한국의 언론들이 현재까지도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방식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종전선언을 축복한 것이 아니라 '현재 논의 중인 행위 자체가 잘 이루어지길 바란다' 정도의 선에서 축복을 언급한 것이다. 듣기에 따라서는 트럼프식 논조로는 '지금 하고 있는 논의 한 번 잘 해보라'는 정도의 뉘앙스도 풍길 수 있는 발언이다.
더구나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의 성사여부에 대해서도 모든 시나리오가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좋은 회담'이 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아예 회담 자체를 성사시키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한 것에서 알 수 있다. 일전의 시리아 폭격 전에도 러시아의 반발에 대해 한 발짝 물러나며 공습을 유보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가도 바로 다음 날 주요 화학시설에 공습을 가한 것에서도 이러한 트럼프의 양면적 면모가 드러난다.
또 한 가지 주목해야 할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축복을 언급한 바로 뒤에 "많은 사람들이 한국전쟁이 아직도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잊고 있다"고 연이어 발언한 부분이다. 그러면서 "회담에 관한 논의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결국은 최종적 결과가 중요"하다며 "항상 내가 말하지만, 어떤 일이 있을지 두고 보자 (Let's see what happens)"라고 한 것은, 미국이 지금 현재 회담 성사 여부 및 장소 등 '대화' 자체에 대한 기대감을 전혀 드러내지 않고 있으며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지금까지 협상 전에는 상대방에 대한 극찬도 아끼지 않으며 기대감을 높였다가 협상 테이블에서 자신의 요구사항을 철저히 관철시켰던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제대로 파악하고, 지나치게 '위장평화'에 대한 기대감을 국민들에게 유발시키며 호도하는 행위를 한국의 주요 언론들이 중단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