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北송금 및 북한의 불법자금 세탁 등의 혐의로 美 재무부의 조사를 받던 라트비아 내 3대 규모의 ABLV 은행이 결국 회생절차 없이 파산할 것으로 보인다고 英 로이터 통신이 지난 2월 23일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및 라트비아 수도 리가 발 외신기사를 통해 유럽연합 산하 독립기관 단일정리위원회(SRB) 및 유럽중앙은행(ECB) 당국으로부터 ABLV 은행이 파산절차에 들어갔다는 당국 관계자들의 언급을 인용하여 보도했다.
라트비아에서 3번째 규모를 자랑하는 ABLV 은행은 지난 2월 13일 미 재무부 산하 금용범죄정보분석원 (이하 FinCEN)으로부터 북한에 송금할 목적의 불법자금 세탁 혐의로 경고를 받았다. 이 때문에 국제금융시장에서 모라토리움 대상으로 분류되며 단기간에 대규모의 고객 이탈 사태를 겪었으며, 이를 막기 위하여 경고발령 1주 만에 라트비아 금융당국으로부터 은행자산 동결 등의 조치가 취해졌다.
ABLV 은행의 감독기관인 ECB는 "심각한 자산 유동성 상실로 인하여 ABLV 은행이 정해진 기한 내에 채무를 이행하거나 법적 책임을 수행할 능력이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 며 "라트비아 당국의 예금보장기금이 유치되기 전부터도 해당 은행은 급작스런 현금출금 사태를 견딜만한 보유자금이 부족했다"고 덧붙였다.
국내 3대 규모의 은행 파산 사태에 대한 불똥이 기타 은행 및 금융기관으로 튈 것으로 우려한 라트비아 정부는 긴급회의를 주최하는 등 후속조치에 들어갔다. 마리스 쿠친스키스 라트비아 총리는 파산사태에 대한 보도가 작성된 주 월요일에 금융부문감독자문위원회 긴급회의를 조재하며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절차를 국제사회와 라트비아 고위관계자들이 동의하고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로이터에 보낸 이메일에서 밝혔다.
라트비아 재무부장관 다나 레이즈니츠-오졸라는 이미 기자회견을 통해 "3월 7일부터 ABLV 은행의 고객 및 예금유치자들을 대상으로 평일 8일간 정부로부터 보장된 예금을 보상하는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ABLV 은행 측은 이전부터 미 재무부의 북한 불법자금 조성 관련 혐의들을 모두 부인해 왔다. ABLV 은행 측은 이러한 파산절차 이행이 "정치적 고려사항에 의해 일방적으로 결정된 것"이라며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ABLV 은행의 주요 고객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등의 과거 구소련 연합 국가들로, 전체 예금의 약 40%의 규모가 발틱해 국가들에 주로 거주하는 외국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재무부는 해당 국가 거주자 출신 개인 및 국제금융기관이 ABLV 은행과의 거래를 통해 북한에 송금할 자금을 조성하고, 이 과정에서 ABLV 측이 이를 알고도 묵인하거나 적극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보고 경고조치를 발령했다.
문제는 ABLV 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라트비아 은행들이 대부분의 예금규모를 동유럽권 외국자본에 의존하기 때문에 ABLV 은행 사태가 언제든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 사건이 라트비아 전체 금융기관에 대한 국제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 레이즈니츠-오졸라 장관은 "ABLV가 라트비아 전체 금융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은행 시스템 특성상 크지 않다"며 일축했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시선을 의식한 듯 "ABLV 회생은 우리의 관심사가 아니며, 파산하더라도 라트비아 정부로부터의 추가적 관여는 없을 것" 이라며 선을 그었다.
(번역: 글로벌디펜스뉴스 외신번역기자 한명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