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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대북한 교역관계를 재정립해야 하는 이유!


                                                        숙명여대 이민룡 교수                            


북한의 대중국 교역 의존도가 거의 절망적 수준에 도달했다. 북한의 전체 교역 92%가 중국에 의존한다는 것은 국가의 생존과 발전을 중국에 위임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2000년에 불과 4.9억 달러에 그치던 북중 교역액은 2015년에 약 57억 달러로 증가하여 거의 12배가 늘었다. 북한의 대 수출품목을 보면 절망감은 극에 달한다. 전체 수출품목에서 석탄이 거의 절반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석탄이 외화를 버는 주요 수입원이라는 뜻인데, 그마저도 국제시장 가격을 훨씬 밑도는 헐값에 팔아 넘긴다는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북한 자체가 심각한 에너지 결핍상태에 처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석탄을 팔아 넘기고 있으니 매국도 이런 매국이 없다.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품목 역시 상식을 한참 벗어난다. 에너지 자원과 식량 수입이 대부분을 차지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전자기기, 기계류 등 주로 산업 제품들을 수입한다. 한마디로 북한은 외화를 벌어들일 수출품목이 거의 없을 뿐 아니라 산업역량도 크게 뒤떨어진 전형적인 세계 최빈국가로 전락해버렸다.

 

교역의 정치학관점에서 보면 교역을 통해서 강대국이 약소국을 정치경제적으로 통제, 예속하는 것이 가능하다. 교역에도 정략적인 요소가 작동하기 때문이다. 강대국이 약소국을 대상으로 교역관계를 수립할 때 특정 그룹의 약소국에게 자국의 시장을 크게 열어주는 것이 좋은 예이다


약소국들이 수출량을 늘일수록 교역의존도는 높아지고, 결국은 강대국이 제공한 프리미엄에 약소국들이 예속의 함정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1960년대에 중남미를 중심으로 종속이론이 확산된 배경도 이 같은 교역의 전략적 함정이 남긴 유산이었다. 비단 종속이론이 아니더라도 강대국이 교역을 정략적으로 활용할 여지가 있다는 사실은 학계에서 이미 알려졌었다. 2차 대전 직후 미국이 자유민주주의 진영을 확대하기 방편으로 대규모의 경제지원과 관세 유예정책을 실행에 옮겼고, 구소련 역시 사회주의 진영국가들을 상대로 호혜적 교역관계를 시행했었다.        






 

중북 교역관계를 보면 중국이 북한을 예속시켰다고 해석해도 무리가 아니다. 중국이 정략적으로 이런 상태를 목표로 추구했는지, 북한이 이런 상황을 알고도 방치했는지의 여부는 정밀 진단이 필요하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선택한 대가로 이런 부작용이 초래되었을 것이란 사실이다. 국제사회의 제재가 심화되면서 북한의 교역이 크게 위축되었기 때문이다


형식적으로 볼 때 북한의 대중국 교역의존도 심화는 중국에게 정치적 레버리지를 제공하기에 충분하고, 실제로도 중국이 그것을 활용할 의도 또한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이 핵 실험과 미사일을 발사할 때마다 중국정부가 자제를 요청해왔고, 특히 5차 핵실험 이후부터는 대북한 압박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다만 그 효과가 기대만큼 나타나지 않는 것은 북한측의 대응이 역발상, 즉 뒤집기로 나오기 때문이다. 북한이 아무리 중국에 예속되어 있다 하더라도 벼랑끝 전술로 임하게 되면 중국의 압박 효과는 떨어지게 된다. 또한 극단적인 경우 중국이 교역 단절을 위협하더라도 북한이 고난의 행군전략으로 극복하고자 하면 중국의 압박은 효과를 상실하게 된다. 지금 중국은 이런 딜레마에 빠져 있음이 분명하다.

 

이런 한계 상황에서 중국은 북한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나? 우선 중국의 대북한 전략 목표부터 확고히

다져야 한다. 재론할 필요 없이 중국의 목표는 북한으로 하여금 비핵화의 길을 선택하도록 이끄는 것이

, 그것을 위한 대북한 영향력 행사가 가능하도록 북한과의 관계를 재구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추

진전략으로 다음 4가지 방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석탄 수입을 축소하거나 조정해야 한다. 에너지 절대 빈곤국가인 북한으로부터 석탄을 수입하는 것

자체가 국제사회로부터 비난을 살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북한산 석탄수입은 비인도적인 처

사에 해당한다. 중국으로서는 위기에 처한 북한을 구제하기 위한 방편으로 석탄을 수입해줘야 한다고

말하겠지만, 역으로 중국이 북한의 전력난 해소를 위해 석탄을 지원해야 한다는 논리가 더 설득력을 얻

는다.  다만 최근 북한수출품목 중에서 의류 수출비중이 증가하는 것은 좋은 현상으로 보인다. 중국이

이들 품목을 수입해줌으로써 북한이 내부적으로 수출품목 개발에 나서도록 도와주는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국경지역 발전에 대한 프로그램을 새로 강구해야 한다. 중국 동북지역의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 북한

과의 교역을 차단하기 어렵다는 논리 역시 일리는 있으나 북한의 피폐화를 촉진하면서 그 대가로 얻어

지는 경제효과는 한계가 있게 마련이다.  


북한체제의 개혁을 압박해야 한다. 북한을 상대로 당장 비핵화를 요구하는 것은 실현성이 거의 없

. 그것을 푸는 열쇠는 북한체제의 개혁과 개편에서 온다. 지금까지 중국 지도부의 대북한 압박이 효

과를 거두지 못한 것은 북한체제의 정책결정이 합리성을 결여하기 때문이다. 북한체제와 국가정책 결

정의 합리성 회복이 전제가 되지 않으면 그 어떤 압박도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중국의 대북한 수출품목에서 에너지와 식량 비중을 높여야 한다. 북한은 지금 이와는 정반대의 전략

을 구사하고 있다. 이것은 대중국 교역에서 나름대로 완전 예속되지 않으려는 자구책으로 보인다. 반대

로 중국 쪽에서는 이들 품목에 대한 의존도를 높임으로써 북한에 대한 압박 효과를 높일 수 있다.

 

국가간 교역의 정략적 활용은 보편화된 원칙으로 통용된다. 강대국은 약소국을 상대로 이런 전략을 구사하고자 하며, 약소국 역시 강대국의 영향력을 회피하기 위한 방책 개발에 주력한다. 지금 중국은 교역으로 북한을 완전 예속한 상태로 보이지만 면밀히 들여다보면 중국의 한계점이 드러난다


중국의 대북한 압박이 효과를 거두지 못하기 때문이다. 역으로, 북한의 전략이 더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평가를 내릴만하다. 따라서 중국은 대북한 교역관계의 틀을 재구성하여 대북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전략을 구상해야 한다. 지금처럼 어정쩡한 상태로 중국이 북한을 압박하면 효과도 떨어질 뿐 아니라 도리어 북한측의 반발을 증폭시킬 가능성이 높다

 



                                                                    < 필 자 약 력 >

이 민 룡 (李珉龍)

정치학 박사
숙명여대 전 안보학연구소장
(사) 한국국방정책학회 부회장
한국국제정치학회 명예이사
민주평통 상임위원 (안보국제분과 간사 역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자문위원 역임 (2012-2013.2)
육군사관학교 교수부장 역임

육군사관학교 졸업
고려대학교 대학원 정치학 석사
미국 University of Maryland at College Park 정치학 박사


                                                          < 주요저술 >

-Min Yong Lee, &amp;quot;Coercive Diplomacy Really Worked in the Crisis of North Korea&#39;s Third Nuclear Test?&quot; The Journal of Security Studies, Vol.2, No.1 (Sookmyung Institute of Security Studies, February 2014).

-Min Yong Lee, Unveiling North Korea&#39;s Crisis provocations: A Garrison State Hypothesis Revisited, The Journal of Ease Asian Affairs, Vol. 26, No.2 (Fall/Winter 2012).

-Insoo Kim and Min Yong Lee,&quot;Predictors of Kim Jong-il&#39;s On-the-Spot guidance under the Military -First Politics&quot;, North Korea Review, Vol.8, No. 1 (Spring 2012), SSCI 등재학술지

- Insoo Kim and Min Yong Lee, &quot;Has South Korea’s Engagement Policy Reduced North Korea’s Provocations?&quot;, North Korea Review, Vol.7, No.2 (Fall 2011) SSCI 등재학술지

-김정은 통치의 북한과 한반도』 (숙명안보학연구소), 2014

-국제위기와 한반도 위기관리』 (양서각), 2013

-에너지 위기의 정치생태학』 (양서각), 2006

-김정일 체제의 북한군대 해부』 (도서출판 황금알), 2004

-한반도 안보전략론』 (봉명출판),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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