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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비 증액, 통상마찰 피해서 국내 산업 지원한다

한국군에 납품한 실적은 해외에서 ‘최고의 품질보증서’




북한의 핵 무장, 중국의 이어도 도발 및 남중국해 군사기지 건설, 일본의 군사력 증강 등 대한민국을 둘러싼 안보 환경은 어느 때 보다 위중한 상황이다. ‘안보가 제1의 복지‘임에도 불구하고 복지 예산이 100조를 돌파한 반면, 국방비는 40조 원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2016년 국방비는 39조 원 규모로 전년 대비 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방위력 개선비 증가폭도 2011~2015년 연평균 3.2%에서 2016년에는 6.1%로 증가한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지만, 우리가 처해 있는 안보상황에 비하면 턱 없이 부족한 수치이다.

 

주변국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국방비 증액이 쉽지 않은 이유는 ‘국방비는 매몰비용’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기 때문이다. 1970년~1980년대 말까지 북한의 경제력 및 군사력이 우리를 압도하였고, 우리의 기술력도 낮은 수준이 보니 우리가 필요한 대부분의 무기체계를 미국에서 수입하여 전력화하였다. 그러다 보니, 국민들과 정치인들에게는 애써 벌어온 외화를 미국에 고스란히 갖다 바친다는 인식이 퍼지게 되었고, ‘국방비는 곧 매몰비용’이라는 인식이 생겨나게 되었던 것이다.

 

또, 그 과정에서 각종 비리 사건, 기밀 유출 사건 등이 터짐에 따라 ‘국방비는 군인들 주머니 채우는 비용’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게 되었고, 매년 국방비 증액을 시도할 때마다 이런 국민적 인식들이 국방비 증액에 발목을 잡게 되었던 것이다. 또, 우리 군도 전력화 시기가 급하다고 강조하면서 해외 직도입을 매번 추진하였는데, 군의 이러한 태도도 국민들이 ‘국방비는 매몰비용‘이라는 인식을 갖게 하였다.







미국에서 직도입한 F-15K 연평도 포격 때 무용지물 ‘국방비는 매몰비용 인식 고착화’


2010년 11월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당시, 동북아 최강의 전투기라고 늘 군이 자랑하던 F-15K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여 국민적 공분을 산 바 있다. F-15K의 도입 과정을 보면 1차 40대와 2차 20대가 도입되었는데, 총 60대의 F-15K 전투기가 미국에서 직도입 되었다. 일본이 F-15J를 면허생산하면서 항공기 제작기술을 착실히 쌓은 반면, 우리 군 당국은 안보상황이 급박하다면서 전량을 미국에서 직도입 하였는데, 비싼 돈 주고 도입한 F-15K가 막상 전투에서 전혀 활약을 하지 못하니, ‘국방비는 곧 매몰비용’이라는 인식이 굳어지게 된 것이다. 


이는 장비가 없어서 못 싸우는 것이 아니라, 군 수뇌부가 싸울 의지가 없었기 때문인 것이다. 북한의 경제력과 군사력이 우리 보다 2배 이상 강력했었던 1960~1970년대에는 어떻게 대한민국을 지켰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이런 부분은 군 수뇌부가 반성해야 할 부분이다.

 

이 당시에도 1차분 40대는 안보상황을 고려하여 직도입한다고 하더라도, 2차분 20대에 대해서 국내 면허생산을 시도했더라면 안보와 항공기 제작기술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었을 것이고, 국민들이나 정치권도 국방비를 기술 개발을 위한 투자의 개념으로 바라보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2017년 도입될 F-35의 경우도 일본처럼 면허생산을 추진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일본은 항상 면허생산을 추진하는 반면, 우리 군은 아파치 헬기 직도입, F-15K 직도입, F-35 직도입 등 대형 전력증강 사업을 진행할 때마다 직도입을 선호하다 보니, 국민들과 정치인들 눈에는 우리 군이 혈세를 잡아먹으면서 국내 산업 발전에 전혀 도움을 못 주는 집단으로 보이는 것이다.

 

 




국내서 면허 생산한 KF-16, 대한민국 항공산업 발전에 밑거름이 되다


우리 공군이 144대를 주문하고, 56대를 해외에 수출한 T-50의 경우 F-16을 국내에서 면허생산하면서 구축된 인프라와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에서 개발을 한 것이다. 도입된 지, 30년이 넘은 KF-16은 그 동안 대한민국의 국가안보를 지켰고 도태되면서 F/A-50, T-50, KFX 등 다양한 항공기를 대한민국에 남겼고 항공산업 발전에 큰 기여를 하였다.

 

T-50 계열 항공기를 국내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함에 따라 도태되는 F-5와 F-4 전투기들을 국내에서 조달할 수 있게 되었다. 또, 국방예산 절감은 물론 수출도 하여 항공산업의 초석을 닦을 수 있게 되었다. 항공기의 경우 향후 30년간 부품 수출이 보장되기 때문에 국내 중소기업들의 부품 수출도 늘어나게 되므로 국가 경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T-50은 향후 약 2,000대가 수출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는데, 약 100조 원의 부가가치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T-50을 개발하면서 구축된 인프라를 바탕으로 F-16+급 전투기인 KFX를 개발하게 되는데, 이 또한 1,000대 정도는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소총 한 자루 만들지 못하던 대한민국이 중․소형 전투기 수출 강국으로 발돋움하게 되는 것이고, 항공산업이 침체된 대한민국 경제에 구원투수로 등장하게 되는 것이다.

 

 




이지스함 데이터링크 시스템, 국내 중소기업이 해외 업체의 10% 가격으로 납품

 

국방비에 대한 투자가 대한민국의 산업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사례는 또 있다. 한국형 이지스 구축함에 탑재된 데이터링크 시스템의 경우 해외 개발사가 개발비만 약 1,000만 달러 이상을 요구하였지만, 국내 중소기업인 휴니드테크놀러지스사가 약 100만 달러에 납품을 하여 국방예산을 90%나 절감하였다. 이 업체는 중소기업이지만 이런 기술력을 인정받아 국내 소형무장헬기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고, 보잉사가 직접 지분투자를 하여 안정적으로 부품들을 공급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 외에도 그 기술을 바탕으로 각종 통신체계 등 첨단 제품을 생산하여 우리 군과 미국의 레이시온사 등에 수출하고 있다.


WTO 및 FTA 체제하에서 우리 정부가 특정 산업을 지원한다면 통상마찰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산업 경쟁력을 끌어올리는데 한계가 있다. 그러나, 방위산업은 예외이기 때문에 국방비를 대폭 증액하여 첨단 방산제품들을 국내에서 개발하고, 여기서 구축된 인프라 및 기술들을 민간 분야에서 함께 활용하는 방법으로 대한민국 산업 전체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또, 군에서 대규모로 국내 기업들의 제품을 구매해주면서 실적을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 북한․중국․일본에 맞서서 국가 안보를 지키고 있는 한국군에 납품했다는 실적은 수출 기업에게는 최고의 실적표인 것이다.

 

국방비를 대폭 증액해서 첨단 함정을 대규모로 건조하고 이를 해외로 수출한다면, 함정 및 함정용 부품뿐만 아니라, 대잠헬기, 어뢰 및 미사일 등도 패키지로 수출할 수 있다. 대한민국 기업들의 수출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라도 국방비 증액이 절실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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