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정부는 2020년까지 방산제품의 수출을 확대하여 국가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그렇다면, 해외에 무기를 수출해 본 경험이 거의 없는 국내 업체들이 어떻게 방산제품을 수출할 수 있을까?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는 정보력, 자금력 등 모든 부분이 열세이기 때문에 수출이 사실상 불가능해 보이는데 어떻게 수출을 늘릴 수 있을까?
해답은 매우 간단하다. 메이저리그의 전문 에이전트 제도를 잘 연구한다면 수출을 순식간에 대폭 늘릴 수가 있는 것이다.
국내서 불운했던 ‘류현진‘, 에이전트 덕분에 ’돈벼락 맞아’
국내 최약체 팀이었던 한화이글스에서 투수로서 우수한 성적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팀의 타자들이 부실하여 패전투수가 되는 경우가 많았던 류현진 선수의 경우, 2012년 말 LA 다저스와 이적료 2574만 달러(약 280억원)에 계약금 3600만 달러(6년계약, 약 390억원)에 계약을 하였다.
한화 이글스는 류현진 선수가 LA 다저스로 이적을 하면서 남긴 이적료 280억원으로 대전구장을 리모델링하였고, 젊은 선수들을 영입하는 등 팀 리모델링에 많은 비용을 사용하였으며, 만년 적자구단에서 순식간에 흑자구단으로 탈바꿈하게 되었다. 또, 국가 경제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도 2574만달러의 경상수지 흑자가 발생한 것이다.
류현진 선수는 당초 우선 지명권을 가졌던 국내 프로야구 팀들이 지명을 하지 않아서 버려진 선수였고, 선수생명이 그대로 끝날 뻔 한 선수였었다. 그냥 한화가 유망주 육성 차원에서 계약금 2억원에 연봉 2천만으로 계약을 한 것인데,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된 것이다.
국내에서 열악한 팀 환경에서 야구를 했었던 류현진 선수가 손쉽게 메이저리그 명문팀인 LA 다저스와 거액의 계약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미국의 에이전트 제도를 잘 활용했기 때문이다.
똑같은 선수가 미국 현지의 에이전트 제도를 잘 활용하여 고부가가치를 발생시켰기에, 박근혜 대통령이 주창한 ‘창조경제‘ 에 잘 부합된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이 사례를 방산수출에도 적용을 잘 한다면 국내 중소기업들의 제품도 해외에 비싼 값에 수출할 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악마의 협상가 ‘스캇 보라스’, 방산수출에도 적극 활용해야
이 계약을 성사시킨 사람은 ‘악마의 협상가’로 불리는 스캇 보라스로 박찬호, 추신수 선수 또한 이 에이전트를 통해서 메이저리그 팀들과 막대한 금액의 계약을 성사시킨 바 있다.
‘악마의 협상가’ 란 별명은 메이저리그 구단주들이 붙인 것으로 그 만큼 구단들을 괴롭히면서 선수들에게 유리한 계약을 성사시켰기 때문에 붙여진 것이다. 반대로, 계약을 앞둔 선수들에게는 ‘천사의 협상가’ 인 것이다.
2014년 1월 15일 ‘MBC 황금어장- 라디오스타‘ 에 출연한 추신수 선수는 "자유계약선수(FA, 자신이 직접 팀과 계약을 해야 하는 선수) 선수로서 기다리는 입장도 매우 스트레스였다. 계약은 도박 같은 것이었고 팀과의 두뇌싸움, 언론플레이 등이 필요했다.“ 고 밝히면서 자신의 에이전트 스캇보라스가 좋은 계약을 해 주었기 때문에 자신의 계약금 중 5%를 수수료로 가져간 것에 대해서 불만이 없다고 밝혔다.
추신수 선수는 텍사스 레인저스로 이적을 하면서 약 1370억원에 계약을 하였는데, 이 과정에서 스캇보라스는 약 69억원의 에이전트 수수료를 챙겨간 것이다. 추신수 선수의 입장에서는 미국의 제도도 잘 모르고 언어장벽도 있는 상황에서 혼자서 각 구단과 협상한다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스캇보라스 덕분에 1370억원이라는 ‘대박계약’이 성사된 것이기에 수 십억원이 전혀 아깝지 않다고 말한 것이다. 수수료에 비해 계약금액이 약 20배 정도 크니 남는 장사인 것이다. 그러나, 에이전트의 수입은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자신이 관리하는 선수가 광고출연 등으로 추가수입을 얻게 되면 이 금액의 약 10~20%를 에이전트 수수료(COMMISSION)으로 받을 수 있다.
약은 약사에게, 계약은 에이전트에게 ‘전문화·분업화는 세계적 추세’
이런 천문학적이면서 전문적인 계약이 가능한 것은 메이저리그에 속해 있는 모든 팀들의 정보와 속사정 및 팀별 역학관계 등에 대해서 에이전트들이 DB화하여 과학적으로 베팅을 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첩보전 및 언론플레이와 같은 고도의 선전전도 동원되는 등 그야말로 전쟁터가 따로 없다. 그렇기 때문에 에이전트의 능력에 따라 선수의 몸값이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일반인이 상상할 수 없는 금액을 에이전트 수수료로 받아가기 때문에 미국의 에이전트들은 우수한 선수들을 발굴하여 메이저리그로 데리고 가기 위해서 전 세계를 돌며 야구 유망주들의 발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연봉협상은 물론 글러브나 배트 등 선수들의 야구용품을 에이전트가 자신의 돈으로 지원하면서 선수를 육성하기도 한다. 미래를 내다보고 선수에게 장기간 투자를 하는 것이다.
메이저리그의 에이전트 제도를 잘 연구하여 스캇보라스와 같은 글로벌 방산수출 에이전트를 발굴하고 활용한다면 단기간에 방산 수출을 대폭 늘릴 수가 있는 것이다.
만약에 류현진 선수가 스캇보라스와 같은 글로벌 에이전트와 계약을 맺지 않고서 단독으로 진출하고자 하였었더라면 메이저리그 진출이 불가능했을 것이고, 설령 계약이 성사되었다고 하더라도 저가계약이 되었을 것이다. 또, 미국의 세금제도 등을 잘 몰라서 계약금액의 대부부분을 벌금으로 낼 가능성이 높았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의 분석하고 있다.
KAI의 ‘T-50’ 생산과 판매, '두 마리 토끼 쫓다 다 놓칠라‘
에이전트 수수료가 비싸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국내 많은 중소기업들이 ‘종합상사’에 수수료를 내면서 해외에 수출하고 있고, 국내에서는 대형마트에 납품을 하는 등 생산과 판매가 분업화 되고 있는 사정을 감안한다면 방산업계의 ‘스캇보라스’ 와 같은 글로벌 에이전트를 잘 활용하여 수십배의 부가가치를 올리는 방안도 연구해 볼 가치가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개발한 T-50 고등훈련기의 경우 번번이 수출에 실패를 하는데, 언론들은 고등훈련기로써는 너무 고가라서 경쟁력이 떨어져서 수출에 실패하였다고 분석하고 있으나, ‘스캇보라스’ 와 같은 에이전트를 활용해 활용한다면 ‘대박신화’를 기록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방산물자의 경우 시장자체가 폐쇄적이고 특수한 점을 감안한다면 국내 ‘종합상사‘ 및 ’코트라‘가 다루기 어려운 문제로 보이므로, 이런 부분에 정통한 글로벌 에이전트를 육성하거나 이미 해외에서 실적이 있는 방산분야 전문 에이전트를 활용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보안문제 때문에 글로벌 에이전트 활용이 어렵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미국·영국·러시아·프랑스 등 방산수출 선진국들도 모두 글로벌 에이전트를 활용하고 있기에 잘만 활용한다면 방산수출 분야에서도 대박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동국가들, 한국산 비살상무기에 대한 관심 급증
두바이를 기점으로 유럽 각국의 방산물자를 북아프리카와 중동국가에 판매하고 있는 ‘아레스 글로벌'(http://www.thearesglobal.com) 의 백유진 대표는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서 “중동업체들이 한국의 비살상용 방산제품 및 안전장비 등에 대해 매우 관심이 높다.” 고 밝혔다.
그는 또 "고객의 요청으로 한국 업체의 제품을 납품한 적이 있었는데 반응이 좋았고, 그 이후로 한국 제품을 구매해 달라는 요청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에 어떤 업체들이 있는지 알 수가 없어서 계약이 성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너무나도 답답해서 한국에 사무소까지 내게 되었다." 고 밝히며 한류열풍이 불고 있는 중동지역에서 한국 방산제품에 대한 구매문의가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하였다.
백유진 대표는 "글로벌 방산시장에서 한국인 에이전트들이 소수이긴 하지만 활동을 하고 있으니, 잘만 활용하면 한국산 방산수출을 늘릴 수 있는 여지는 많다." 고 밝히며 에이전트를 활용하는 것도 수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중국 등 후발주자들의 추격으로 성장동력이 잠식당하고 있는 우리 산업계가 글로벌 에이전트를 잘 활용한다면 류현진 선수처럼 대박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매우 높기에 박근혜 정부가 어떠한 결정을 내릴지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