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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 방위사업학과, 방산전문가 '사관학교'

단기 전문과정 및 12주 전문가 과정 등 4개 과정 운영 ‘방산전문가 사관학교’



125() 10시에 건국대의 한 세미나실에서 특이한 수료식이 열렸다. 나이 지긋한 노신사부터 20대 젊은 청년들까지 한 자리에 모여 수료장과 상장을 받았는데, 통상의 수료식이나 시상식이 낮에 열리는 것에 비하면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이들은 건국대 국방획득교육센터가 주최가 되어 개설한 방위사업 전문가 과정의 수강생들로 지난 12주 동안 매주 금요일 저녁 7시부터 10시까지 방위사업 전문가 과정 교육을 이수하고 마지막 날에 수료식을 갖게 된 것이다.

 

방위사업은 업무 자체가 워낙 복잡하고 10년이 넘는 장기간에 걸쳐 이루어지다보니 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지기가 매우 어려워 국내 전문가가 부족한 실정이다. 이런 현상은 군, 방사청, 기업체 모두에서 나타나는 공통적인 현상으로, 잘 몰라서 실수를 하다 보니 방산비리로 오해 받는 경우가 종종 생기는데, 우리나라가 해외 대형업체들과 경쟁해서 방산제품들을 수출하려면 전문가 양성이 절실한 상황이다.

 

방산수출 전문가 부족 문제는 방산수출을 국가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자 하는 우리 정부의 정책에 큰 악재가 아닐 수 없으며, 이 문제가 조속한 시일 내에 해결되지 않는다면 201334억불 수출을 달성한 방산수출이 하향세로 돌아설 수도 있기에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대형업체들은 그나마 자체 교육을 통해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들은 도무지 해결할 길이 없기 때문에 건국대가 방산전문가 양성을 목표로 2012년부터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서고 있어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방산수출 전문가 양성 과정을 총괄 지휘하고 있는 건국대 방위사업학과 변영환 교수 (학과장)을 만나 방산수출 전문가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한다.

 

 



질문1> 건국대에서 방산수출 전문가 양성을 시작하게 된 동기가 무엇입니까?

 

방위사업이란 사업군 자체가 일반 민수용 제품들을 생산하는 경우보다 훨씬 더 까다롭습니다. 보안문제나 내구성 문제 등의 부분도 있지만 주로 국가대 국가 간의 거래가 많고, 대금지급도 10년이 넘는 기간에 걸쳐서 이루어지니 그 만큼 복잡합니다. , 민간분야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절충교역‘, ’패키지딜과 같은 매우 특이한 계약도 존재를 하니, 소요가 제기되어 실제로 제품을 납품하고 수출대금이 입금되기까지 너무나 복잡하고 어렵습니다.

 

그러다보니 상호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아서 문제가 생기는데 이런 부분들이 외부에서 봤을 때는 방산비리로 비춰지기도 합니다만,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전문성 부족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 방산제품들이 해외로 수출되는 과정에서 고도로 숙련된 전문가가 부족하다보니 많은 애로사항들이 있어서 방산수출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하여 2012년부터 방위사업 관련 석사과정을 개설하게 되었고 박사과정을 거쳐 단기 전문가 양성과정까지 개설하게 된 것입니다.

 

일부 대기업들은 자체 교육을 통해서 문제들을 해결하고 있지만 중소기업들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는데, 그러다보니 좋은 제품을 생산해 놓고도 수출길이 막히는 일들이 현장에서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들을 해소하기 위해서 20123월부터 산업대학원에 석사과정을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고, 20139월부터는 일반대학원에 박사과정을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질문 2> 건국대 방위사업학과에서 운영하는 다른 과정들도 있는지요?

 

석사과정과 박사과정도 있지만, 2012년부터 국방획득교육센터를 중심으로 방산실무자 단기양성과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방산제품들의 마지막 체계 생산은 방산업체들의 몫이므로 방산업체 직원들도 방위사업에 대해서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2012년부터 방산원가과정을 개설해서 올해 6기를 배출하였고 이 과정을 거쳐 간 수강생들이 약 130여명이 됩니다. 수강생들의 동기부여 차원에서 금융위원회에서 인정하는 민간자격증도 시험을 통해 합격자들에게 배부하고 있습니다.

 

2013년에는 계약관리과정을 개설하였고 올해 4기가 수료했으며 약 80여명이 배출되었습니다. , 조달청과 협의하여 계약관리사민간자격증을 발급하기도 하였습니다. 올해는 한국방위산업학회와 공동으로 방위사업관리 전문가 과정을 개설하여 22명이 수료하였습니다. 이 과정 또한 산자부에 민간자격증 발급을 신청할 예정입니다.

 

이와 별도로 국방획득교육센터가 방위사업청의 위탁을 받아 3일 전일제 수업인 방산수출 전문인력 양성과정을 상반기와 하반기에 걸쳐 방산업체 실무자들에게 교육을 실시하였습니다.

 

이런 교육과정들을 개설하는 것들이 쉬워 보일 수도 있겠지만, 실제 현장에서 근무하는 기업체 임직원들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야 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커리큘럼을 짜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2015년부터는 실무전문가 과정을 확대할 계획인데, 이 과정에 시험평가과정을 신설하고자 준비 중에 있습니다. 이러한 교육과정을 통해서 중소기업들이 수출을 조금이나마 늘릴 수 있다면 방위사업학과와 국방획득교육센터의 활동들을 성공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질문 3> 최근 기술료 문제가 방산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데 해결방안이 있으신지요?

 

실무에서 일어나는 애로사항들 중에 최근에는 기술료 산정 부분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업체의 입장과 정부의 입장을 잘 절충하여 해결방안을 내놓기 위해서 연구를 하고 있는데 내년 상반기 안에 세미나를 통해서 연구 결과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대학의 역할에는 교육도 있겠지만, 학문적 연구를 통해서 현실에서 발생하는 문제점들에 대해서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업체들이 기술료 관련 부분에 있어서 할 말이 많지만, 정부의 눈치를 봐야하는 입장이기에 전전긍긍하고 있는 부분도 상당부분 있기 때문에 업체의 입장과 정부의 입장을 모두 연구하여 양쪽이 모두 만족할만한 방안을 해결하고자 금년 말부터 연구에 착수하였습니다.

 

 



질문 4> 최근 방산비리가 극성이라고 언론에서 보도를 하는데 방산분야를 연구하시는 입장에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지요?

 

최근 거의 모든 언론에서 방산비리라고 하면서 방위산업 전체를 비리의 온상으로 몰아 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드러나는 비리들은 일부 비양심 업체들의 군납비리이지, ‘방산비리가 아닙니다. ‘군납비리방산비리는 엄격하게 구분하여야 기술개발과 수출을 위해서 불철주야 애쓰는 연구원들과 기업인들이 위축되지 않습니다.

 

군납비리와 같은 납품비리는 전국 공공기관에서도 종종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이를 방산비리라고 지칭하면서 방산계 전체를 비리집단으로 몰아가는 것은 옳지 못한 일입니다. 전문화의 관점에서 보자면 한 부서에 오래 근무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입니다. 그러나, 군납비리를 막는다는 명분하에 1~2년 마다 보직 순환이 된다면 전문성이 떨어지게 됩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방위산업이라는 것은 일반 공산품을 사고파는 것이 아니고, 국가 간의 계약이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 민간시장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절충무역’, ‘패키지딜같은 계약들이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매우 복잡하고 어렵습니다. , 1~2년에 걸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10년 이상 장기간에 걸쳐 사업들이 이루어지고 대금지급 방법 또한 현금지급 및 현물지급 등 다양하기 때문에 1~2년 마다 보직순환이 된다면 전문성을 쌓는다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담당자가 전문성이 없으면 결국 누군가에 문의를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는데, 결과적으로 업체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방산계약 담당자가 업체들의 사정을 손바닥 보듯이 꿰뚫지 못하면 여러 가지 실수들이 발생하는데, 그러면 또 방산비리라는 멍에를 씌워 담당자들을 구속하는 상황들이 벌어지게 됩니다. 악순환의 연속이지요.

 

원인을 제거하려고 하다보면 큰 목적을 상실할 수도 있습니다. 기술적으로 복잡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부분들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대승적인 차원에서 인정하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수히 많은 난관들 속에서 어려움을 극복해가면서 첨단 방산제품들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부조한 예산과 짧은 기간 그리고 부족한 데이터를 가지고 피 눈물나는 고생을 통해서 첨단 방산제품들이 생산되게 되는데, 사소한 부분을 너무 확대하다 보면 기술개발 의지가 꺾일 수도 있습니다. 기술개발 과정을 잘 아는 입장에서 보면 안타까운 일입니다.



 


일제 식민지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아무것도 없었던 대한민국이 지금은 전투기, 미사일, 잠수함 등의 첨단 무기체계를 수출하는 단계까지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수 많은 민··군의 기술자들이 밤을 새워서 연구를 하였고, 수 많은 난관을 극복하면서 지금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방위사업계가 부정을 저지르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면 전투기나 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었겠습니까? 선진국들이 보여도 주지 않는 기술들을 어깨너머로 대충보고 저녁에 호텔에 돌아와서 낮에 본 것을 밤새 기록하고 이런 기록들을 토대로 역설계 하는 과정을 무수히 반복하였기에 우리 손으로 탱크와 함정을 만들 수 있게 된 것입니다.

 

60만 대군을 유지하는 것도 대한민국의 경제력이 그 만큼 성장하였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지만, 이들이 사용하는 대부분의 무기들을 우리 손으로 개발하여 공급한다는 것은 더욱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일부의 문제를 방산계 전체의 문제로 확대하면 기술개발과 수출의지가 꺾일 수도 있으니, 대승적 차원에서 국민들이 바라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최근 방산전문가 양성을 위해서 방위사업청이 전문 교육기관을 설립한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정부차원에서도 방산전문가 교육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저희는 몇 년전에 방향성을 예측하고 꾸준히 경험을 쌓았기 때문에 많은 노하우들이 축적되어 있는데, 정부에서 저희들의 노하우를 활용하겠다고 한다면 적극적으로 제공하여 방산수출 전문가 양성에 기여를 하고 싶습니다.

 

내년에도 양질의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방산전문가 양성에 매진하고자 하오니, 실무에서 근무하시면서 느끼는 애로사항들에 대해서 많은 조언을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올 한해 방산계 종사자 모든 분들이 많이 힘드셨는데,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내년에도 방산수출을 위해서 활기차게 활동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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