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부 비양심 군납업체들의 군납비리가 ‘방산비리’라고 보도되어 국방산업 혹은 방위산업계 전체가 부패의 온상인 것처럼 국민들에게 인식되고 있다. 국민들에게 국방산업 혹은 방위산업이 비리로 온상으로 비치게 된 부분에는 일부 비양심 업체들의 군납비리도 한 몫을 하였지만, 정부정책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갑자기 바뀌는 경우가 많다보니 국민들은 업체들의 로비가 작용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단적인 사례로, 우리가 도입하기로 결정한 F-35A 스텔스 전투기의 경우 방위사업청은 당초에 F-15SE가 비용대비 효율성이 더 높다며 보잉사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을 하였으나, 청와대에 보고된 후 국민들에게 아무런 이유도 설명된 바 없이 갑자기 F-15SE가 탈락하게 되었고, F-35A를 수의계약으로 도입하는 것으로 결정하였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미국과의 외교적 관계, 전작권 이양연기 문제, KFX 사업을 위한 기술이전 문제 등 ‘정치적 고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했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으나, 이런 사정을 모르는 국민들은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로 정부를 바라보고 있다.
이런 국민적 불신들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국내에서 이루어지는 무기도입 사업, 군 관련 시설의 이전 및 신설, 각종 국방정책 등이 정치적 외압에 흔들리지 말고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게 객관적인 자료들에 의해서 공정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국민들이 ‘부패의 온상’ 여기고 있는 국방산업 혹은 방위산업은 최첨단 기술집약산업으로 수출효자 종목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국방산업을 도시의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대전광역시의 사례를 살펴보면서 국방산업이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고자 한다.
대전광역시, 왜 국방산업이 발전하는가?
대전광역시는 국방산업이 발달하기에 좋은 입지적 위치를 갖추고 있다. 대한민국의 관문인 인천국제공항, 김포공항을 비롯하여 국내 최대의 산업 및 상업도시인 서울과 KTX로 1시간 30분 이내에 접근이 가능한 위치에 있다. 또, KTX 노선은 반도체산업 도시인 천안과 국내 바이오산업의 메카인 오송시를 지나기에 1시간 30분 내에 최첨단 산업시설과 시장이 동시에 포진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정부에서 논의되고 있는 수도권 광대역 전철망 GTX와 수서발 KTX가 완전히 개통되고 나면 인천, 경기북부, 서울전역이 대전과 사실상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이게 된다. 이 뿐만 아니라, 동쪽으로는 해양·조선기자재 생산시설이 밀집된 울산,부산 그리고 기계공업 도시인 창원과 해군기지가 있는 진해가 KTX로 1시간 30분 이내에 있다. 서쪽으로는 기아자동차 공장이 있는 광주가 1시간 30분 이내에 있다.
KTX 외에 기존 철도노선으로 국내 최대 전자산업 단지인 구미시가 1시간 이내에 있으며 고속도로를 활용하면 전국 주요 산업시설과 도시들 및 3군 본부가 있는 계룡대 등에서 2시간 이내에 접근이 가능한 것이다.
이런 지리적 환경 덕택에 전국을 커버해야 하는 국방과학연구소, 항공우주연구소, 한국표준과학연구원, 3군대학, 지역대학 군사학과, 육군군수학교, 교육사령부, 군수사령부 등이 대전에 밀집해 있는 것이다. 이 외에도 대전광역시에서 1시간 이내에 정부청사들이 밀집되어 있는 행정복합도시인 ‘세종시’ 가 있어 정부간 업무협력 또한 편리한 이점이 있다.
이런 상황으로 인하여 국방 및 정부관련 연구소들 외에도 국내 기업들의 첨단 연구소 및 생산시설들이 첨단 IT산업 단지인 ‘대덕연구단지’를 비롯하여 대전 전역에 위치하고 있다. 대전에서 생산된 첨단 제품들과 기술들이 KTX, 기존철도, 고속도로 등을 타고 전국으로 퍼져나가기 유리한 입지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대전광역시를 ‘한국판 실리콘밸리’ 라고 부르는 것이다.
'한국판 실리콘밸리' 대전광역시, 국방산업이 도시의 성장축으로 자리매김하다
‘한국판 실리콘밸리’ 라는 명성을 얻은 대전광역시는 이를 더욱 계승·발전시키고 국방산업을 도시의 신성장 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기 위해서 전국 최초로 국방산업 전담부서를 신설하였다. 이 뿐만 아니라, 민·관·군의 연구소 및 각종 생산시설들이 밀집해 있다 보니 기술교류 협력이 활발이 일어나는데, 대전광역시는 이를 보다 활성화시키기 위해서 ‘대전국방벤쳐센터’를 2011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국방기술품질원과 협약을 맺고 운영 중인 대전국방벤쳐센터는 군에서 개발한 각종 첨단 기술들을 민간업체로 이전하여 산업파급효과를 확대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이미 32개 업체가 협약을 맺고 군의 기술을 이전받고 있다.
이렇게 생산된 각종 첨단 제품들을 국민들에게 널리 홍보하고 판로를 개척하고자 대전광역시는 2000년부터 벤처국방마트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2007년부터는 첨단국방산업전을 매년 1회씩 개최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2008년부터는 국방산업발전협의회를 신설하여 민간기업체들과 국방관련 기관들과의 의사소통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데, 서로 잘 몰랐던 군과 민간기업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에게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줄 수 있는 ‘소통의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런 대전광역시의 노력으로 대전에서 활동 중인 국방관련 기업들은 항공 및 시뮬레이션, 유도·전자, 기동화력, 시스템제어, 지능형 로봇, 무인항공, 레이더, 전자·정보 등에 걸쳐 80개의 업체가 활동을 하고 있다.
국방기술이 민간기업들과 시너지 효과를 내기 시작하자 대전광역시는 이런 효과를 더욱 증폭시키기 위해서 죽동지구에 8,244억원 들여 50여만평의 국방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1단계 죽동지구 75,000㎡ 에 미사일 및 어뢰 개발업체인 LIG 넥스원 등 8개업체가 이미 입주를 완료하였으며, 추가적으로 첨단 기술기업들과 방산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 중에 있다.
또, 광역IT 융합 국방생태계 조성사업이 국비지원사업으로 선정되어 2015년부터 168억원이 업체들에게 지급되며, 민군기술협력기구 대전설립을 지원하기 위해 38억원을 배정한 바 있다.
국방·방위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기 위해서 대전광역시는 국방 네트워크를 활성화시켜 국방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는데, 이를 위해 국방산업발전협의회를 보강하고, 국방학술대회에 대한 지원 강화, 방위산업 선진화 포럼 신설, 해외 국방거점 네트워크 강화, 국방 비즈클럽 신설, 국방IT 융합 국방산업포럼 개최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대전광역시, ‘MADE IN 대전’ 방산제품, '해외 수출길도 터준다.’
특히, 해외시장을 개척하기 어려운 국내중소기업들을 위해 해외 홍보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는데, 해외국방부 VIP 및 바이어들을 초청하는 등의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미 미얀마, 멕시코, 브라질,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7개국 25명이 다녀갔는데, 이런 노력에 힘입어 국내 소형 무인항공기의 최강자인 유콘시스템(주)는 볼리비아에 200억원 상당을 수출하였으며 이와 별도로 유콘시스템은 국내 복수의 군기관 등 안보관련 기관에 감시용 무인기들을 납품하였다. 또, 네스앤텍은 20억원의 부품협력 계약을 체결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들이 도출되고 있다.
소형무인기를 생산하고 있는 유콘시스템(주)의 송재근 대표이사는 “2001년에 대덕대 기업지원센터 단칸방에서 창업을 했는데, 대전테크노파크센터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고 있다.” 고 밝히며 대전광역시의 다양한 지원에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대전광역시는 국방산업을 도시의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창조경제 모델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 다양한 세제지원 혜택 및 인력육성 지원사업 등을 벌이고 있다. 이 외에도 신설된 국방산업전담 조직에서는 대전광역시의 국방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 다양한 노력을 벌이고 있어 첨단기술을 가진 중소기업들이 세계적인 방산기업으로 성장하기에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
아래는 대전광역시 신성장산업과 국방산업담당 남시덕 사무관의 인터뷰 내용이다.
대전광역시는 입지적으로 전국에서 다양한 교통수단으로 2시간 이내에 접근할 수 있기에 대전에서 발생한 각종 유무형의 성과들이 전국으로 순식간에 확산될 수 있습니다. 또, 국방산업을 전담하는 부서를 전국 최초로 설치하였기 때문에, 불편한 사항들이 있으면 말만 하면 최대한 신속하게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습니다.
게다가, 민선 5기 시장 공약사항으로 국방산업을 육성하기로 하였기 때문에 국방산업에 관심이 많은 기업들은 대전으로 오시면 각종 지원혜택을 받을 수 있기에 급성장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방기술품질원에서 신설하고자 하는 ‘신뢰성센터’ 가 대전에 유치되면 대전에 위치하고 있는 민·관·군 첨단 연구소들이 제품의 기획 단계뿐만 아니라, 생산 단계별로 신뢰성을 평가할 수 있기 때문에 국산 무기 및 첨단제품들의 신뢰성이 한층 향상되고, 이는 수출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에 국가경제에 큰 보탬이 될 것입니다. 대전에 ‘신뢰성센터’ 가 유치되면 ‘화룡점정’ 이 될 것입니다.
대전광역시, '로봇·무인기 산업의 메카가 되다'
대전광역시는 최근 열풍이 불고 있는 로봇산업의 선두 도시답게 2006년에 87억원을 들여 국방·로봇사업센터를 설립하였다. 이 기관에는 49종 62대(136억원 상당)의 장비들이 있는데, 기업들이 이런 장비들을 쉽게 사용할 수 있으며 초정밀가공, 산업디자인 등 다양한 기술을 쉽게 개발할 수 있다. 이 센터에서 집중적으로 벌이는 사업은 ‘자율비행로봇 보급사업’, ‘동력기반기계부품산업 생태계조성사업’, ‘국방산업 클러스터 조성사업’, 광역연계 IT융합 국방생태계 조성사업‘ 이 있는데, 면면을 살펴보면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들을 집중적으로 발굴하여 육성하는 프로그램들로 가시적인 성과들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세계 최고의 무인기 제작기술을 이스라엘이 가졌다고 알려지고 있으며, 우리나라가 개발한 무인기 ‘송골매’ 가 추락하여 우리나라가 무인기 기술에 상당히 뒤쳐져 있다고 국민들은 생각하고 있지만, 대전에 위치한 기업들이 생산한 세계 최고수준의 무인기들이 우리 군, 경찰, 원전, 해경, 소방방재청 등에 이미 납품되어 ‘매의 눈’으로 적의 침투 및 천재지변 등을 감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우리 군에 납품되고 있는 로봇 및 첨단제품의 대부분은 대전에서 기획되고 탄생되고 있다.
대전광역시, ‘신뢰성센터 유치하면 화룡점정이 될 것’
박근혜 대통령은 ‘국방과학기술 발전을 통한 창조경제 전략산업화’를 이루겠다고 선언한 바 있고, 실제적으로 우리 방산기업들의 수출이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또, 청와대는 국방관련 비리를 근절하고 국방정책의 투명성을 제고하겠다고 각종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국방기술품질원이 신설하는 ‘신뢰성센터’를 두고 유치에 나서고 있는 도시들간에 정치적 로비가 횡횡하고 있다는 이야기들이 들려오고 있는데, 정치적 배려 없이 객관적으로 공정하게 심사된다면 대전광역시에 유치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왜냐하면, 한국 제1의 국방산업 도시인 대전은 한국을 넘어 '동북아시아 국방산업의 메카'로 발돋움 하려고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광역시가 희망대로 국방기술품질원이 신설을 추진하고 있는 '신뢰성센터'를 유치하여 ‘화룡점정’ 이 될 수 있을지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