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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지키는 기술기업 ③ KAI

T-50·F/A-50·KFX 개발 및 창정비 등 항공기 제조의 최강자



2015년 12월 17일(수) 경남 사천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미국 공군의 차기 훈련기 사업에 후보 기종으로 오른 T-50의 미국 수출형 T-X의 출고식이 있었다. 한국전 당시 변변한 소총 한 자루 없어서 북한의 무력 침공에 속수무책으로 당해야만 했던 동북아시아의 작은 나라가 항공기의 본고장인 미국에 최신 초음속 훈련기 겸 전투기를 수출하겠다고 포부를 밝히는 자리였다. 국내 유일의 항공기 및 우주발사체 체계조립 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주)(이하 ‘KAI)는 T-50이라는 초음속 고등훈련기 겸 경공격기를 개발하여 우리 공군에 144대를 납품하고, 이라크,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 총 56대를 판매하여 우리나라가 항공기 수출국으로 발돋움하는데 큰 기여를 한 회사이다.

IMF 당시 적자에 시달리던 국내 항공 3사를 통폐합하는 일환으로 1999년에 삼성항공, 대우중공업, 현대우주항공을 통합하여 한국항공우주산업(주)로 재편한 것이 이 회사의 시작이었다. KAI는 17년 밖에 안 된 젊은 기업이지만 그동안 각기 다른 회사로 흩어져서 진행되었던 각종 항공기 관련 프로젝트 및 개발된 기술들이 KAI로 모두 이전되었기 때문에 회사의 기술력은 상당한 수준에 도달해 있다. 






미국의 베스트셀러 전투기인 F-16을 1980년대부터 국내에서 면허생산하면서 다져진 각종 인프라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KAI는 F-16 성능의 80% 수준인 T-50을 록히드마틴사와 합작으로 개발하였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초음속 항공기 개발을 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으며, 이 과정에서 개발된 수많은 항공 관련 기술들은 산업계로 전이되어 산업 경쟁력을 향상시키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또 우리나라 175개 기관이 참가하여 6년이라는 짧은 기간 내에 개발한 수리온 기동헬기를 대량으로 생산하여 우리 육군과 경찰청에도 납품하였다. 수리온을 해병대 기동헬기, 의무후송전용헬기로 개발하여 초도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산림청 헬기, 소방헬기 등 파생형도 현재 개발 중에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 육군이 200대 이상 보유하고 있는 500MD 헬기를 대체할 소형 무장헬기를 개발하고 있다. 이 소형 무장헬기는 기체를 민수용 헬기로도 사용할 수 있게 설계하여 민·군 겸용 헬기로 해외 수출도 추진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KAI가 각종 헬기 및 전투기들을 생산하여 우리 군에 납품함에 따라 정비 효율이 높아지고 부품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아 전력이 증강하는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실제로 국내에서 면허생산을 한 KF-16과 F-15K의 경우 해외에서 부품을 조달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려 작전에 차질을 빚고 있다. 실제로 러시아에서 ‘불곰사업’으로 수입한 59대의 KA-32 헬기가 해양경찰·산림청·공군 등에서 사용되고 있는데, 시운전 도중 엔진이 폭발하거나 엔진 결함이 생겨도 원인을 찾을 수 없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며, 업무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국내에서 헬기 및 전투기들을 개발하여 군사작전에 투입한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잘 알 수 있다. KAI는 4.5세대 한국형 스텔스기를 개발하여 한국 공군에 120대, 인도네시아 공군에 20대를 납품하기로 계약을 체결하였고, 현재 개발 중에 있다. 미국과 유럽이 첨단 스텔스기 및 무인기 개발에 매진하다 보니 전 세계적으로 4,000대 이상 판매한 F-16을 대체할 모델을 생산하지 않았기 때문에 F-16 대체 시장을 KFX가 잠식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KAI 미군 항공기 창정비 및 항공기 부품도 미국과 유럽에 수출

KAI는 미군의 F-16D 전투기, 미 해병대의 CH-53 슈퍼스텔리온 헬기 창정비 및 P-3C 해군 초계기 및 링스 헬기, 공군 특수전 헬기, 육군 치누크 헬기 등의 업그레이드 작업도 수행하고 있다. 또 우리 공군이 자랑하는 조기경보 통제기 ‘피스아이’도 KAI가 조립하는 등 기술력을 쌓아 가고 있다. 그 외에도 무인기 개발, 위성체 및 우주발사체 조립 등 국내 항공우주 기술 개발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전세계에 공급되는 아파치 헬기의 동체, F-15K의 전방 동체, 에어버스사의 각종 항공기 동체 및 부품 등도 개발하여 부품 수출도 크게 늘리고 있다. 항공기의 경우 한번 수출할 경우 향후 30년간 부품을 함께 공급해야 하기 때문에 부품 공급 및 수리·정비 등을 통칭하는 MRO 사업은 ‘황금알을 낳은 거위’로 각광받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진행 중인 미 공군의 차기 고등훈련기 사업의 규모는 초도 물량만 350대이고 후속 물량 650대를 감안하면 약 50조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사업이다. 만일 이 사업에서 KAI의 T-X가 된다면, 미 동맹국들이 보유하고 있는 F-5 경전투기 교체 시장에서도 큰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2013년 기준 세계 항공산업 전체 매출액은 4,573억 달러이지만, 우리나라는 이 시장에서 겨우 0.4%만 차지하고 있어 갈 길이 먼 상황이다. 일본은 미츠비시 중공업이 68억 달러(19위), 가와사키 중공업이 31억 달러(34위), 후지 중공업이 14억 달러(58위)로 총 113억 달러의 매출 규모를 보이고 있는 반면, KAI는 22억 달러로 세계 43위에 올라있다. 브라질 엠브레어사 68억 달러(22위), 중국 AVIC사 42억 달러(28위), 이스라엘 에어로스페이스사 38억 달러(31위)로 우리보다 상위권에 위치하고 있는데 미 공군의 훈련기 교체사업에서 KAI의 T-50이 선정된다면 한순간에 20위권 이내로 급상승하게 되는 것이다. 영국 롤스로이스사가 147억 달러로 10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을 감안한다면 10년 이내에 10위권 진입이 불가능한 목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소형차에서 대형차까지 자동차산업 발전과정과 유사한 KAI 성장과정

소형차에서 시작된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은 현재 고급 대형 세단에 이어 자동차 엔진까지 자체적으로 제작하는 수준에 올랐고 대한민국을 세계 5위의 자동차 생산국가로 올려놓았다. 이 과정에서 파생된 각종 기술들은 민수용 차량뿐만 아니라 군용 차량, K-21 장갑차, K-2 전차, 고속철도 등 바퀴 산업 전체를 육성하는데 큰 공헌을 하였다. 우리 정부는 2014년 43억 달러 수준이었던 전체 항공산업 규모를 2020년까지 200억 달러 수준으로 육성하여 7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세계 7위권 항공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해서 ‘항공산업발전 기본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대한민국 항공산업 발전 그 선봉에 KAI가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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