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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가안보 보좌관 볼턴의 침묵 이유

미북회담에서 강경파 볼턴의 영향력이 느껴지지 않았던 이유



미국의 온라인 뉴스 사이트 ‘더 아틀란틱’은 지난 13일 미북정상회담에서 또 한가지 특이했던 점으로 볼턴의 침묵을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싱가폴 회담은 쇼맨십으로 가득찼다. 많은 사진을 남기고 기자회견도 길게 했고 거창한 선전 영상도 등장했다. 하지만 국가안보 보좌관 볼턴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원래 국가안보보좌관의 역할은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아니라 정책 실천과정에서 대통령을 원조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은 마치 그와 대통령의 입장이 어긋나 보이는 듯 하지만 대통령과 국가안보보좌관은 애초부터 같은 길을 가는 사이다.

부시 행정부의 국가안보 담당관 엘리오트 애이브라함스는 이메일 인터뷰에서 “국무장관은 외교수장이자 대통령의 외교 고문이다. 키신저, 짐 베이커, 조지 슐츠, 콘돌레자 라이스같은 사람들이 그랬고, 지금은 폼페이오가 그 역할을 하고 있다. 그에 반해 국가안보보좌관은 내부적으로 모든 상황들을 인지하고 대통령이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조력하는 것이 바람직한 정부 시스템이다. 놀랍겠지만 볼턴이 바로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이 북한과 비핵화를 위한 길고 복잡한 협상의 과정을 겪어야 한다면 복수의 국가 기관들, 예를 들어 국무부, 국방부, CIA, 국방정보국 등이 참여하며 그것을 모두 통합하는 것이 NSC(국가안전보장회의)다. 지금까지 모든 상황을 종합해 볼 때 볼턴은 그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내고 있는 걸로 보인다”라고 했다.  

NSC 대변인 게럿 마르키스도 “대통령과 국가안보보좌관은 이견이 있을 수 없다. 대통령의 정책이 보좌관의 정책이다. 보좌관은 모든 국가안보 기관과 공조하며 대통령에게 조언하고 최선의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라고 했다.

현재 폼페이오가 주도하고 있는 대북 협상에서 앞으로 볼턴이 어느 만큼의 역할을 할지는 불명확하다. 그러나 그가 조용히 있다고 해서 NSC에서 그의 영향력이 제한적이라고 볼 수는 없다. 헤리티지 재단의 분석가 제임스 카라파노는 볼턴이 이미 NSC의 멤버들을 철저히 검증하고 그와 뜻을 같이하는 인력들로 채워놓았다고 하며 “그것은 볼턴의 NSC라고 할 수 있다. 몸과 정신 모두 볼턴의 소유다”라고 표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백악관 고위 관료는 “볼턴의 입장은 언제나 명확하다. 그걸 모르는 사람은 없을 거라고 본다. 하지만 그는 대통령의 개인적인 고문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을 뿐이다. 그가 나서서 또 다른 국무부 하나를 더 만들려는 생각은 없다.”라고 볼턴의 확고한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볼턴은 최근 TV에 출연해 그의 생각을 분명히 밝혔다. “2003, 2004년의 리비아식 비핵화를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2011년에 미국의 개입으로 최후를 맞이한 카다피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리비아식 모델을 언급한 것은 볼턴만이 아니다. 부통령 마이크 펜스도 있다. 그걸 들은 북한은 격하게 비난하고 나셨고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취소를 선언하기도 했다. 그 후 폼페이오는 북한의 고위급 외교 담당자들과 백악관에서 만나는 자리에 볼턴의 참석을 막아달라고 대통령에게 요청했다고 한다. 

부시 행정부 시절 NSC 아시아 담당 국장을 지낸 빅터 차는 “볼턴은 과거 북한과 이루어진 모든 합의를 부정하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지금 상황을 보면 그가 나이로 인해 태도가 유순해졌거나, 아니면 일단은 대통령이 자신의 판단에 따라 협상을 진행시켜 가고 있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라고 했다.

한편, 클린턴 행정부 시절 대북협상을 담당했고 오바마 행정부에서 이란 협상을 주도했던 웬디 셔먼은 “그 협상의 핵심은 두 지도자 사이에 친밀감이 생길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고, 결과적으로 그동안 없었던 실질적인 행동을 이끌어 내는 것이었다. 지금은 폼페이오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자신의 판단에 따라 최적의 협상팀을 구성했을 것이다. 때가 되면 우리도 그들의 면면을 알 수 있겠지만, 최근 그와 함께 호흡을 맞춰온 사람들일 거라고 생각된다. 아직 협상에 대해 희망을 버리기는 이르다. 하지만 지금까지로 봐선 그다지 좋은 출발로 느껴지지 않는다”라고 평가했다. 

반면, 북한과 여러차례 인질 협상을 경험한 바 있는 전직 뉴멕시코 지사이자 UN 대사인 빌 리차드슨은 “대북 협상을 리드하는 사람은 한사람이어야 한다. 요리사가 너무 많으면 음식을 망치게 된다. 지금 행정부에서는 너무 많은 의견들이 오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번역 : 글로벌디펜스뉴스 외신번역기자 이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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