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숙명안보학연구소 및 (사)한국국방정책학회와의 협의에 따라 게재됨을 알려드립니다.
김진무 한국국방연구원
Ⅰ. 서론
Ⅱ. 김정은 시대 북한의 안보환경
가. 대내 환경
나. 대외 환경
다. 대남 환경
Ⅲ. 김정은 정권의 대내외 정책 전망
가. 김정은 정권의 안보정책 목표
나. 분야별 정책 전망
Ⅳ. 정책적 함의
< 논문요약 >
2012년 김정은 정권 출범 직후 우리 사회에서는 새로운 지도자 김정은에 대해 변화를 기대한 것은
사실이다. 특히 김정은이 젊고 유럽에서 유학한 경험이 있다는 점과 과거 은둔의 지도자였던 김정
일과는 달리 주민들과의 격의없는 스킨십을 보여주는가 하면 김정일이 생존 시에 한번도 하지 않
았던 대중을 향해 연설을 하면서 인민생활 향상을 언급하는 등 통치스타일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그러한 변화 기대를 높였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2012년 4월 13일 장거리로켓을 발사하는 것을 시작으로 하여 2013년 2월 3차 핵실험을 강
행하였고, 유엔안보리가 제재를 결의하는 등 국제사회가 압박하자 한반도를 전쟁분위기로 몰고 위
기를 조성하는 등 과거 김정일 시대의 행태를 그대로 답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내부적으
로는 최근 장성택 전격 처형에서 보듯이 공포정치를 통해 유일지도체제를 강화하고 있는 등 새로
운 지도자 김정은의 변화를 기대하는 외부세계를 실망시키고 있는 것이다.
즉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 최근까지 북한의 대내외 정책은 김정일 시대와 비교할 때 크게 달라진
것을 발견하기 어렵다. 오히려 김정은의 행동은 과거로 회귀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론
2014년 벽두부터 남북관계 개선을 강조하면서 유화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
도 불구하고 이러한 북한의 변화를 외부세계의 요구에 호응하여 핵포기, 개혁개방 추진 등 근본적
인 변화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즉 김정은 정권의 변화는 수령제에 의한 1인 절대독재체제의 변화에 의해 시작될 수 있는데, 장성
택 처형 이후 오히려 김정은의 우상화에 더욱 매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김
정은 정권이 처한 대내외 환경은 김정일 시대와 크게 변화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중국 시진핑 정부의 태도 변화가 점점 더 현실화되고 있는 점이다. 그리고 미국과 한국 등 주
변국들도 북한에 대해 냉정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이는 과거 김정일 시대 보다 대내외환경이 크게 악화되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김정은 정권이 현
재 처한 온갖 난제들을 해쳐나가면서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김정일 시대의 정책들을 답습하는것은 불가능하다는 인식을 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2014년 벽두부터 북한이 나타내고 있는 대외유화적 태도가 그것을 보여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따라서 이와 같은 김정은 정권의 대내외정책을 검토하고 김정은 정권의 향후 대내 외정책 방향을
전망하는 것이 본고의 목적이다. 물론 한국가의 대내외정책을 전망하기 위해서는 많은 영향요인들
을 분석해야 한다. 그러나 철저하게 폐쇄체제인 북한에서 지도자의 성향이나 중요 정책결정의 과
정 등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북한의 안보환경을 분석하고 안보환경에 대응하려는 북한의 대
내외정책 방향을 전망하려고 한다.
Ⅰ. 서론
2012년 김정은 정권 출범 직후 우리 사회에서는 새로운 지도자 김정은에 대해 변화를 기대한 것은
사실이다. 특히 김정은이 젊고 유럽에서 유학한 경험이 있다는 점과 과거 은둔의 지도자였던 김정
일과는 달리 주민들과의 격의없는 스킨십을 보여주는가 하면 김정일이 생존 시에 한번도 하지 않
았던 대중을 향해 연설을 하면서 인민생활 향상을 언급하는 등 통치스타일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
다는 점이 그러한 변화 기대를 높였던 것이 사실이다. 이렇게 김정은 정권 출범 직후부터 변화의
모습을 보이자 일부 국내 전문가들은 김정은 정권이 다음과 같은 이유로 점진적인 개혁개방의 길을모색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47) 첫째, 김정은 시대 출범에 맞추어김정일 시대의 선군을 대체하는 새로운 통치논리가 필요하여
‘새 시대의 새로운지도자’의 새로운 슬로건으로 ‘성장’과 ‘발전’의 슬로건이 필요하며, 둘째, 경제강
국을 통한 강성대국의 달성이라는 유업을 관철해야 하기 때문에 김정은의 시대는 경제 시대일 수
밖에 없으며, 결국 경제를 살려야 3대 세습의 정치적 명분이 보장되는 상황이고, 셋째, 시간이 지
날수록 확대되고 있는 시장과 주민의 요구를 억압하기 불가능하다는 점과 성장을 추진해야 하는 김정은 체제의 입장에서 체제의 안전을 위해 시장의 작동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수준에서 타협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과, 넷째, 중국에 대한 경제의존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개방 지
원과 요구를 어느 정도 수용할 수밖에 없다는 점 등이다.
따라서 김정은의 북한에게 개방은 필연적인 경로이나 그 구체적인 방법과 속도에 대해서는 여전히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2012년 4월 13일 장거리로켓을 발사하는 것을 시작으
로 하여 2013년 2월 3차 핵실험을 강행하였고, 유엔안보리가 제재를 결의하는 등 국제사회가압박
하자 한반도를 전쟁 분위기로 몰고 위기를 조성하는 등 과거 김정일 시대의 행태를 그대로 답습하
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내부적으로는 최근 장성택 전격 처형에서 보듯이 공포정치를 통해 유
일지도체제를 강화하고 있는 등 새로운 지도자 김정은의 변화를 기대하는 외부세계를 실망시키고
있는 것이다.
즉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 최근까지 북한의 대내외 정책은 김정일 시대와 비교할 때 크게 달라진 것을 발견하기 어렵다. 오히려 김정은의 행동은 과거로 회귀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즉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 오히려 대외적으로 강경한 태도를 보이면서 대내적으로 사회통제를 더욱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북한의 태도는 30여 년 동안 강력한 독재자로 군림했던 김정일이 갑자기 사망하자 권력을
승계한 김정은과 핵심엘리트들의 불안한 심리를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젊은 지도자 김
정은이 권력을 승계한 이후 핵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외부 세계에 대해 긴장을 높여가는 것은 외
부의 공격을 사전에 차단하고 내부에 전쟁분위기를 조성하여 체제결속을 강화하려는 의도라고 평
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이와 같은 김정은 정권의 대내외정책을 검토하고 김정은 정권의 향후 대내외 정책 방향을
전망하는 것이 본고의 목적이다. 물론 한국가의 대내외정책을 전망하기 위해서는 많은 영향요인들
을 분석해야 한다. 그러나 철저하게 폐쇄체제인 북한에서 지도자의 성향이나 중요 정책결정의 과
정 등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북한의 안보환경을 분석하고 안보환경에 대응하려는 북한의 대
내외정책 방향을 전망하려고 한다.
Ⅱ. 김정은 시대 북한의 안보환경
가. 대내 환경
김정은 시대 북한의 대내 안보환경은 김정일 시대와 비교하여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그 첫
번째는 김정은이 유일지도체제의 수령제를 승계하였다는 것이다. 김정은은 김정일과 같이 당정군
의 모든 최고위 직책을 물려받으면서 외형적으로는 김정일의 유일지도체제를 승계하였고, 현지
지도 및 외빈 접견 등 공개활동과 연설, 담화, 논문발표, 정책지시 등 과거 김정일과 같이 북한
의 최고 지도자로서의 역할을 활발하게 수행하면서 국정운영을 주도하고 있으며, 당정군 핵심 직
책에 대한 대대적인 인사를 계속하면서 과거 김정일 시대 인물들을 대거 퇴진시키고 신진세력들로
물갈이 하고 있는 등 최고지도자로서 위상을 과시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 김정은 시대 들어와서도 경제난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은 1990년대 중반 이후 경
제난이 계속되고 있다. 한국은행에서 발표하는 북한 경제지표를 보면 2000년대 중반 이후 대체적
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북한이 장기간 경제난을 겪고
있는 것은 핵문제 등으로 인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강화로 고립이 심화된 측면도 있지만, 수령경
제를 유지하기 위해 국민의 이익이 아닌 소수 특권집단만의 이익을 추구하는 정책, 군사력 증강에
집중된 투자 등에 중점을 두면서 북한 경제 구조 자체를 형해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며, 김정은 시대
들어서도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셋째, 북한 경제의 시장화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으며, 그 가운데 주민들의 의식 변화도 가속화하고
있다. 북한에서 식량 배급체계는 1990년대 중반에 붕괴 되었으며, 그 결과 북한 전 주민들은 현재
다양한 시장경제활동을 통해 소득을 얻어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와 같은 배급제 붕괴와 시장화
확대는 주민들의 생활양식, 의식구조, 그리고 계층구조의 변화를 초래하여 북한 사회주의 체제의
근본적인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특히 개인주의, 물질우선주의가 확산되면서 전통적인 사회주의, 집단주의적 가치가 흐려지고 탈수
령화를 촉진시키고 있으며, 관료부패가 일상화됨에 따라 정권의 정당성을 지속적으로 약화시키고 있다.
한편 김정일 시대와 비교할 때 김정은 정권에게 변화된 환경도 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이 김정
은 정권의 미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김정일 생존 시 북한의 권력구조는 유일적 영도력
을 가진 김정일을 정점으로 당과 정부 기관들이 피라밋 형태와 같은 조직체계를 형성하면서 절대독재체제를 구축하여 정치적 안정을 유지하였던 것으로 평가된다.
물론 김정은의 권력 승계는 안정적으로 진행되었고, 그에 대한 도전세력이 없이 권력을 장악해 나
가고 있어 김정일 시대의 절대독재권력에 순종해 왔던 엘리트들과 강력한 사회통제하에서 억압받
던 주민들은 당분간 김정은의 권력에 순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정은의 짧은
권력승계 준비기간과 통치 경험, 권력층이나 주민들이 김정은의 권위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다는점
은 권력 승계의 불확실성을 야기한다.
특히 최근 장성택의 처형에서 보는 바와 같이 김정은의 유일지도체제가 불안정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김정은의 나이 및 경험 등을 고려할 때 권력과 국정을 완전하게 장악하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핵심 권력엘리트들의 정치적 영향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권력엘리트들의 국정참여가 증가하게 되는 만큼 그들의 영향력도 증가하게 될 것이고, 엘
리트들의 이합집산과 정치세력화의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지게 될 것이며, 권력투쟁 등 정치적 변
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나. 대외 환경
김정은 시대 대외환경도 김정일 시대와 크게 변화되지 못하고 있다. 먼저 미국의 대북정책이 ‘전략
적 인내’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김정은 정권은 출범 직후부터 장거리로켓을 발사하고 핵실험
을 강행하는 등 핵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국제사회에 도전적인 태도를 보임에 따라 미국은 시종일관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즉 북핵문제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오바마 행정부 1기
의‘전략적 인내’에서 크게 변한 것이 없다.
여전히 미국은 북한 핵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폐기(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 : CVID)를 정책목표로 추구하고 있고 이를 위해 대화와 제재의 투트
랙 방식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오바마 2기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톰 도닐런 국가안보보좌관의 대북정책 4원칙으로 확인되
고 있다.2) 첫째, 한미일의 긴밀하고 확장된 협력은 한반도 안정화와 비핵화에 필수, 둘째, 북한의
나쁜 행동에 대한 보상 거부, 셋째, 미국 본토와 동맹국 방어에 대한 공약을 분명하게 재확인, 넷
째, 미국은 북한이 더 좋은 길을 선택하도록 계속 독려한다는 것 등이다.
또한 글린 데이비스 북한 정책특별대표도 북한의 도발 행위에 대한 제재 강화를 강조하면서 “대화
를 위한 대화를 하지 않을 것이며 북한의 핵프로그램을 해결하기 위한 진정한 협상을원한다”고 강
조하면서 미국의 대북정책 기본 입장을 재확인한 바 있다.3)
둘째,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강화되면서 북한의 국제적 고립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는 이미 UN 차원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등 이 독자적인 제재를 강화해 왔다. 특히 북한이 2006년과 2009년 두 차례 핵실험을 실시함에 따라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와 1874호에 의해 각종 경제제재를 받고 있었다.
그리고 김정은 정권 들어와 2012년 12월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에 대해 유엔안보리는 제재안
2087호, 2013년 2월 3차 핵실험에 대해 제재 결의 2094호를 의결되어 제재를 강화하였다. 물론이
러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관련하여 북한의 핵개발을 포기시키는 실효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점점 더 강화됨에 따라 북한이 이
러한 제재에 일정부분 영향을 받지 않을 수는 없는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특히 북한을국
제적으로 고립시키면서 더욱 압박하는 수단으로서는 매우 효율적인 것은 틀림없다.
이와 같이 북한의 대외환경이 북한에 불리하게 전개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대북정책마저도 북
한에게 부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2011년 12월 김정일 사망 당시의
북중관계는 과거 어느 때보다 긴밀한 상황이었다. 중국은 김정일 사후 정치국 상무위원 전원이 주
중 북한대사관을 찾아 조의를 표하는 동시에 김정은 정권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표시한 이후대
체적으로 중국은 북한에 대해 우호적인 태도를 유지하였다.
그러나 북한이 2012년 12월 장거리로켓을 발사하고 2013년 2월 3차 핵실험을 강행하자 중국의태
도가 변화하기 시작하였다. 즉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한 이후 유엔안보리 결의에 중국이 즉각동
의하고 대북제재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북한
조선무역은행의 계좌를 폐쇄하고 대북 무역 통관검사, 현금보유 감시, 국경밀무역 단속, 북한인상
대 출입국관리에 대한 조치가 강화되었던 것이다.
물론 중국의 대북정책이 시진핑 정부 들어서 근본적인 변화가 진행 중인가에대해서는 아직 회의적
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중국이 북한을 대하는 태도가 과거보다 차가워졌
다는 점과 부분적인 제재를 가하는 모습 등은 분명히 과거와는 달라진 모습이다.
특히 중국 시진핑 지도부는 북한이 자신들의 대북정책을 역이용하고 있다는 점을 점차적으로 알아
가고 있으며, 과거 포용 일변도의 대북정책에서 채찍을 들어 북한을 고쳐나갈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북한도 이러한 중국의 태도 변화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은 분
위기가 감지되고 있는 점이다. 김정은 시대 들어 변화된 대외환경으로는 미국과 중국의 대북한 공
조체제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이다.
즉 2013년 6월 8일 개최된 미중정상회담에서 북한 문제가 미중 간 협력이 필요한 핵심적인 사안들
중 하나이며,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없고, 비핵화가 대북정책의 목표라는 데 합의한 것이
다. 또한 현재 추진중인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경제발전 병행이 달성 불가능한 목표라는 점에 대해
서도 미중 정상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은 북핵문제와 관련하여 미중 정상의 합의는 구
체적으로 북한의 핵확산 능력을 억제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북한을 압박해야 한다고 미중 양국 정
상들이 일치된 의견을 보인 것이다.
다. 대남 환경
김정은 시대 대남 환경 역시 크게 변화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2013년 출범한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은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이다. 즉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핵심은 튼튼한 안보를 바탕으로
남북간 신뢰를 형성함으로써 남북관계를 발전시키고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며, 나아가서 통일
기반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북한의 합리적 선택이 전제되어 있다. 즉 남북한 양
측이 대화와 협력을 선택한다면 신뢰가 강화되고 상호이익을 증대할 수 있으나, 반대로 북한이 무
력과 갈등을 선택한다면 신뢰파괴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가 제대로 작동되기 어렵다. 특히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결코 핵개발을 용인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북한과의 의미 있는 대화를 위해 튼튼한 안보를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박
근혜 정부의 대북정책 역시 북한이 선호하는 포용정책으로 회귀하기보다는 북한의 변화를 전제로
한 남북관계를 상정하고 있다. 2013년 6월 20일 박근혜 대통령은 “상식과 국제규범이 통하는 새
로운 남북관계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며, “이제 과거 남북관계에서 반복되었던 도발과 보상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일관된 원칙과 신뢰에 기초해 진정한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토대를 쌓아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북한의 변화를 강력하게 요구하였다.
김정은 시대 변하지 않은 또 다른 대남환경은 한미동맹이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
미동맹은 2008년 2월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한미 양국은 한미동맹을 21세기형 전략동맹으로 발
전시켜 나가기로 한 이후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는 동시에 전략동맹, 가치동맹으로서의 역할과 임
무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긴밀한 협의를 계속해 왔다.
2012년 10월 24일 워싱턴에서 열린 제44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는 북한의 위협에 대비하
여 전방위 대응체제를 구축하기로 합의하였다. 우선 한미 양국은 북한의 위협을 재래식 전면전 위
협, 국지도발위협, 비대칭 위협, 신영역 등의 4개 유형으로 분류하고 ‘족집게식 타격’의 맞춤형 억
제전략을 구축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특히 한미 간에 북한의 국지도발을 억제하기 위해 공동국지도발계획을 작성 중이며, 기본원칙은북
방한계선(NLL)과 군사분계선(MDL) 인근에서 북한군이 도발하면 한국군이 주도적으로 격퇴하고미
군 전력도 한국군의 작전에 투입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박근혜 정부 들어 2013년 5월 7일 미국에서 개최된 한미정상회담에서도 양국은 한미동맹
의 지속적 발전과 미국의 확고한 방위공약을 재확인했으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및 평화통일을
위한 노력과 북핵, 북한문제에 대한 공동대처 의지를 천명하였다. 그리고 지난 2013년 10월 2일 제45차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한국과 미국은 전시작전권 전환 시점(2015년)의 재검토 필요성을 협의하고, 북한 핵과 대량살상무기에 대응한 ‘맞춤형 억제전략’과 미래연합지휘구조 기본개념에 합의하였다.
한편 김정은 시대 변화된 대남 환경은 한국 국민의 대북 안보의식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천안함 이
후 각종 국민여론조사에 의하면 국민들의 안보불안 인식이 지속적으로 높아져 갔으며, 2000년 이
래 안보불안이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동아시아연구원의 국민여론조사결과에 의하면
북한에 대한 군사적 보복조치에 찬성하는 비율이 천안함 사건 직후 28.2%에서 연평도 사건 직후
68.8%로 높아지면서 국민들의 북한에 대한 인식이 크게 변화하였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최근 안전행정부가 2013년 5월 말에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성인 71%, 청소년 67.2%가
북한의 핵개발이 ‘우리 안보에 매우 심각한 위협으로 막아야 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
합하면 지난 2010년 북한의 천안함 도발 이후 국민 안보의식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으며, 특히
북한의 군사적도발 및 핵개발에 대해 강경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
로 평가된다.
Ⅲ. 김정은 정권의 대내외 정책 전망
가. 김정은 정권의 안보정책 목표
김정일 정권은 1990년대 소련 및 사회주의권 붕괴 이후 최악의 경제난과 국제적 고립을 겪으면서
체제위기가 심화되자 오로지 정권의 유지와 강화를 목표로 추구할 수밖에 없었다. 이는 동구 사회
주의 정권이 붕괴하고 최악의 경제난으로 수많은 북한 주민들이 굶어 죽는 상황에서 북한이 인민을 위했다면 개혁개방을 통해 인민생활을 개선하는 데 주력하였을 것이나 김정일 정권은 개혁개
방을 거부하고 정권의 보존을 위하여 우리식 사회주의 노선을 채택한데서 잘 나타나 있다.
이와 같이 본다면 김정은 정권의 안보정책 목표 역시 정권의 유지가 될 수밖에 없다. 그 이유는 김
정은이 수령제에 의한 유일지배체제를 세습하였다. 즉 김정일 사망 직후 북한군 최고위직인 최고
사령관을 승계한 이후 2012년 4월 당대표자회와 최고인민회의를 잇달아 개최하고 당, 정의 최고위
직을 승계함으로써 김정일과 같이 당정군의 최고위직을 독점하는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김씨 왕조체제가 세습된 것이다.
그리고 2011년 12월 김정일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출범한 김정은 정권은 김정일 시대의 온갖 난
제들을 그대로 물려받았다.즉 경제난, 시장 확산, 주민 의식 변화 등 내적 불안정과 세계화시대 국
제사회의 변화 요구로 인한 정권적 차원에서의 위협 등 안보환경이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대내적으로는 갑작스러운 권력 승계로 인해 김정은 정권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아져 있
고, 대외적으로는 핵실험 강행 등으로 인해 국제사회의 압박이 거세지는 등 체제 위협 요인은 오히
려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북한의 안보환경을 고려할 때 김정은 정권 역시 정권의 유지와
강화를 최우선적인 목표로 추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나. 분야별 정책 전망
1) 정치 분야
김정은 정권은 순탄한 권력승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불안정성을 내재하고 있다. 절대 권력자 김
정일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권력교체기의 불안정성은 여전하며 특히 권력엘리트들의 알력과 갈등도 여전히 내재되어 있다. 또한 경제난 및 국제적 고립이라는 안보환경 변수는 변화하지 않고 있으며, 김정은이 수령제를 승계하여 단기적으로 정권의 안정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정권의 상부구조인 엘리트들의 동요, 주민들의 체제 이반 등이 잠재해 있다는 점이다.
특히 북한의 수령제는 절대권력을 행사하며 국정을 완전하게 장악하는 상황에서 유지될 수 있는
데, 김정은의 권력장악과 국정운영능력에 대해 아직은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이와 같이 김정은 정
권 초기 상황은 권력 내부 측면에서는 김일성 정권 초기 권력기반이 취약한 상황과 김정일 정권 초
기 경제난 등 사회 불안정이 복합된 상황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김정은은 위로는 권력엘리트들을 장악하고 아래로는 주민들의 충성심을 제고
하여 수령제를 유지하여야 하는 이중과제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따라서 김정은은 권력기반을 강
화하여 유일지도체제를 확고히 하기 위해 김정일 시대의 위기관리를 위한 국정운영체제를 유지하
면서 수령제를 강화 하려고 할 것이다.
김정은 정권의 정치 분야 주요 정책은 첫째, 김정일과 같은 절대왕권을 공고 화하려고 할 것이다.
김정은 정권에서도 김정일 시대와 큰 변화 없이 친인척과 빨치산을 핵심으로 하고 군부가 주변에
포진하여 김정은 정권을 수호하고 있다. 그리고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 당정군 핵심기관의 엘리트
들에 대한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하여 자신의 측근세력으로 새롭게 재편하였다. 김정일 시대 핵심
실세들이 대부분 퇴진하였고, 2인자였던 장성택 마저도 처형되었다.
특히 김정은 체제가 공식 출범한 이후 광범위하게 진행되어온 충성도를 검증하였으며, 이 과
정에서 군부의 총참모장, 인민무력부장, 작전국장 등 3대 요직을 3차례나 교체하면서 최룡해 총정
치국장, 장정남 인민무력부장 리영길 총참모장 등이 새롭게 등장하였다. 또한 군부 주요 요직 인물
들의 계급을 강등시키는 일이 계속되어 왔다.
예를 들면 최룡해 총정치국장도 차수에서 대장으로 강등되었다가 2개월만 에 차수로 복귀하였으
며, 김영철 정찰총국장도 대장에서 중장으로 2계급 강등되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철은 이후 대장으로 복귀하였다. 최근에는 김정은의 군부대 시찰을 자주 수행하였던 북한군 장령들의 계급이
강등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와 같이 김정은이 북한군 실세들을 교체하거나 강등 등의 인사를 계속하는 것은 김정은의 권력
장악력을 높이고 충성심을 고취하여 절대왕권을 확립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따라서 김정은은 앞
으로도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기 위하여 엘리트들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김정은은 핵심엘리트에게 특혜적인 경제적 보상을 제공하여 정치적 충성을 제고하려고 할
것이다. 김정은이 권력과 부를 장악하고 이를 충성도에 따라 핵심 엘리트들에게 적절히 지속적으
로 배분해줘야 지배엘리트들의 충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권력 이행기라
는 특수한 상황이기 때문에 정치적 수요는 많아지고 그에 비례하여 경제적 비용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또한 인물 교체로 인한 후유증도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대처하여 엘리트들에 대한 특혜적
경제보상을 강화하여 수령제를 강화해 나갈 것이다. 김정은 시대 정치분야 정책의 두 번째는 당 중
심의 집체적 의사결정을 기반으로 하여 국정을 운영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일의 독단적 통치스
타일과 30여 년에 걸친 풍부한 국정운영경험이 정책적 보좌를 필요로 하지 않고 직접 결정하는 행
태를 보였다.
그러나 젊고 경험이 일천한 지도자 김정은이 노련한 김정일과 같이 국정의 독단적 장악이 불가능할것이며, 따라서 김정은 시대의 정책 결정과 국정운영은 적어도 중앙당 차원의 협의체 기구를 통하여 제도적인 보좌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김정은 시대에 북한은 중앙당 복원을 통하여 전통적인 사회주의 당-국가체제를 정비하였다.
사실 김정일 통치기간에는 그의 통치스타일, 경제위기 등으로 인해 북한의 당조직은 거의 와해되었다. 특히 김정일은 측근정치를 중시하며 모든 국정운영을 자신이 독단적으로 처결하였기 때문에 정치국, 비서국 등 당조직은 거의 기능을 하지 못하였다.
김정은 등장 이후 2010년 10월 28일과 2012년 4월 11일 두 차례 당대표자회를 소집하여 1980년
제6차 당대회 시와 같은 규모로 중앙당을 복원하였으며, 간헐적으로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당중앙
군사위원회, 정치국 등의 회의를 소집하고 있다. 2012년 7월 15일 당정치국회의를 개최하여 김정
은 체제의 군부 후 견인으로 급부상했던 리영호 인민군 총참모장을 해임하는 결정을 하였고, 장성
택 숙청도 당정치국 확대회의에서 결정하였다.
또한 2013년 3월 말 김정은 정권의 핵심 정책노선으로 평가되는 ‘경제, 핵무력건설 병진노선’도 노
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결정되었다는 것이 김정은 정권의 국정운영이 당 중심으로 이루어
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김정은 정권은 당분간 당중심의 제도화된 정책결정 시스템을
활용하여 국정을 운영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일은 30여 년 권력을 장악하고 국정운영의 세세한
결정까지도 자신에게 집중시켰다. 김정일이 모든 결정을 독단한 것은 오랜 통치경험과 노련한 통
치기술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그러나 김정은이 북핵문제를 비롯하여 대남, 대중국, 대미전략 등 복잡한 대외정책은 물론이고 심
각한 경제난 해결을 위한 대안을 결정하기에는 국정운영 경험이 일천하다. 따라서 김정은이 중요
대내외 정책을 결정할 때 관련 엘리트들과 협의회를 통해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있다.
즉 김정은은 화요협의회와 금요협의회라는 형식으로 주요 의사결정 협의기구를 만들었다는 것이
다.4) 화요협의회는 경제 등 국내정책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이며, 금요협의회는 대남, 대미, 대중
관련 국제 및 안보 현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셋째, 김정은 시대에도 선군정치는 유지할 것이다. 선군정치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90년대 말 북
한이 최악의 경제난으로 체제위기상황에 처했을 때 군을 앞세워 대내외 위협에 대처하는 위기관리
체제를 구축하려고 한 것이었다. 그러나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 당중심의 정책결정체제를 복원하
였고, 경제정책을 내각중심으로 이행하라는 지시로 선군정치가 약화될 가능성에 대한 전망이 있었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정은 시대의 대내외 상황은 김정일 시대의 그것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군은 여전히 통치의 핵심일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선군정치는 지속될 것이다. 이렇게 김정은 정권이 선군정치를 유지하려 한다는 것은 2013년 8월 25일 소위 선군절이라는 행사를 크게 개최하면서 선군정치의 정당성을 선전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즉 선군절은 김정일 생존 시인 2010년에 매년 8월 25일을 선군절로 제정했다고 각 시군당에 통보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이 2013년 선군절 행사를 크게 개최한 것은 아직 군이 통치의 중심이
라는 것을 강조한 것이며, 김정은에게도 선군정치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또한, 지난 12월 12일 장성택 처형 직후 선군정치를 강조하고 있는 것은 정권이 불안정하면 할수
록 군을 앞세워 통치를 하려고 하는 의지가 강하게 나타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넷째, 김정은 정
권은 새로운 지도이데올로기와 정책 비전을 제시하면서 정권의 정당성 강화와 주민들의 지지를 확
보하려고 할 것이다.
북한체제에서 최고지도자는 ‘사상적 지도자’의 위상을 확보하는 동시에 엘리트와 주민들의 충성심
을 고취시키면서 체제결속을 강화해 왔다. 따라서 북한은 체제 특성상 세습정권이라고 해도 자신
의 지도이념과 국정운영의 비전을 제시해 온 것이다.북한은 2012년 4월 11일 개최된 제4차 당대
표자회에서 “김일성·김정일주의 를 우리 당의 지도사상”이라는 내용으로 당규약을 개정하였다.
2010년 제3차 당대표자회에서 개정된 이전의 당규약은 “김일성 동지의 혁명사상, 주체사상은 유
일한 지도사상”이라는 내용이었다. 김정은 시대의 출범과 함께 북한 노동당의 지도사상이 주체사
상에서 김일성·김정일주의로 변경된 것이다.
그러나 김정은 시대 북한의 지도사상으로 김일성·김정일주의를 내세운 것은 단기간 내에 자신의
지도이념을 정립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이미 체계화된 선대 수령들의 사상을 모두 계승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하였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김일성·김정일주의’는 김일성의 주체사상과 김정일의 선군사상을 합친 것이 ’김일성-김정일주의‘라고 평가받고 있지만, 과거 주체사상이나 선군사상과 같이 명확한 개념 정의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김정은 정권은 향후 새로운 지도이념과 미래비전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5) 그리고 김정은 정권은 이데올로기를 정립함에 있어 정권의 통치 비전을 포함하는 내용이 될 가능성이 높다.
즉, 김정은 정권은 출범 직후 ‘인민생활 향상’을 비전으로 제시한 바 있으며, 그 이후 핵보유국 지
위 확보, 경제·핵무력건설 병진노선 등의 비전을 제시하였다.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 이러한 수사
들은 현재 김정은 정권이 당면한 과제를 나타내는 것으로서 경제난 타개와 핵무력 건설이 병행하
려고 하는 딜레마를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다섯째, 김정은 시대에도 사회통제를 강화할 것이다. 김정은 정권은 경제난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집단주의, 계획경제체제 등 수령제 유지의 근간이 와해되고 시장이 확산되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
고, 특히 시장의 확산은 주민들의 의식 변화를 가속화시키며 탈수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정
권에 상당한 위협이 된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국가의 물자 공급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시장을 축소하는 것은 한계에 봉착하는 등 김정은 정
권에게는 딜레마 같은 상황인 것이다. 따라서 김정은은 후계자 시절부터 공안 분야를 총지휘하며
‘전국에 총소리를 울려라’고 하면서 각종 검열단을 조직 파견하여 공포정치를 계속하고 있다. 최
근에는 강원도 원산을 비롯한 7개 주요 도시에서 80여명의 주민을 무더기로 공개처형한 것으로 알
려졌다.
공개처형이 있었던 도시는 원산, 신의주, 평성, 청진, 사리원 등 전국적으로 이루어졌으며, 이들은
대부분 북한 당국이 금지한 남한 비디오 암거래와 시청, 성경 소지, 매음 등의 혐의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산 공개처형장에는 지난 11월 3일 1만여 명의 주민들을 신풍경기장에 집결시켰으며, 소총이 아닌 기관총으로 난사하여 처형하여 참관하였던 주민들이 공포에 떨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이 북한 전역에서 공포정치를 통해 사회통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최근에는 김정은이 국가안
전보위부를 방문하여 “원수들의 사상문화적 침투와 심리모략책동을 단호히 짓부셔버리기 위한 투
쟁을 강도 높이 벌리고 어리석게 딴꿈을 꾸는 불순분자들을 단호하고도 무자비하게 짓뭉게 버려야
한다”고 지시했으며, 2012년 11월 26일 북한 사법검찰간부회의를 소집하고 김정은은 “비사회
주의적 행위를 엄격하게 다스려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이러한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북한 사회에서 강도 높은 공안통치를 통해 체제와 정권 수호 의지를 과시하고 있다.
2) 경제 분야
김정은 시대의 경제정책 기조는 경제적 자립노선의 기조 하에 제한적 개혁개방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 경제의 근본적인 문제는 사회주의 경제체제에 있으며,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로 전환하지 않는 한 경제발전은 불가능하다. 또한 북한은 내부자원이 완전히 고갈된 상황에서 개혁을 통해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외부적으로 주변국과 긴장완화를 추진하여 원조와 투자,
기술 등을 제공받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핵개발을 포기하는 것은 물론이고 수령제에 의한 1인 절대독재체제를 포기하고 국
제사회의 정상적인 일원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김정은 정권은 그 길을 갈 수 없을 것이며, 국제적
고립상황은 지속될 것이다. 이와 같은 국제적 고립상황에서 북한은 자력갱생을 택할 수밖에 없다.
물론 김정은 정권도 내부자원이 고갈된 상황에서 자력갱생으로 경제난을 타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즉 개혁개방은 불가하며 그렇다고 자력갱생으로 경제난을 타개할 수 없
는 딜레마적인 상황인 것이다. 과거 김정일 정권도 7.1 조치와 같은 제한적인 경제개혁, 나진선봉,
금강산, 개성, 신의주, 황금평 등에 철조망식 특구를 설치하는 제한적인 개방정책을 추진할 수밖
에 없었던 것도 그러한 딜레마적인 상황 때문이었다.
이와 같은 경제분야 정책 기조하에 김정은 정권이 추진할 것으로 전망되는경제분야 주요 정책은 첫째, 제한적 경제개혁조치를 추진하는 것이다. 김정은 정권은 출범 이후 경제난이 지속되는 동시에 국제사회의 강력한 경제제재로 인해 외화벌이 자금원도 제한받는 상황에 처하게 됨으로써 김정은은 수령제를 유지하기 위한 통치자금조차도 문제가 발생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따라서 김정은 정권이 경제발전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6)
김정은 정권은 취약한 정치적 기반을 강화하고 북한 주민들로부터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계속되
는 경제난 타개가 필요하며, 시장의 급격한 확산과 북한 주민대부분에게 시장이 필요불가결하게
되어 있는 상황에서 시장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문제는 정권의 안정과 직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출범한 김정은 정권은 2012년 4월 15일 김정은의 최초 연설에서 북한주민들이
다시는 허리띠를 조이지 않게 하겠다고 하였으며, 2013년 신년사에서는 경제문제의 해결을 “오늘
사회주의 강성국가건설 위업수행에서 전면에 나서는 가장 중요한 과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2013년 3월 19일에는 10년 만에 경공업대회를 개최하였고, 김정은이 직접 참석하여 북한 주민의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경공업 발전에 역량을 집중할 것을 언급하였다.
2013년 4월 1일에는 2002년 7.1 경제관리개선조치의 실무 책임자로 알려진 박봉주를 내각 총리
로 다시 임명하는 등 김정은 정권은 경제건설에 많은 관심을 갖고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 자주 나타
나고 있다. 이와 같은 김정은의 북한 경제건설 또는 인민경제 향상을 위한 강조는 크게 두 단계를
거쳐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먼저 김정일 사망 직후 김정은은 내각에 ‘경제관리방식의 개선을 준비하는 소조’를 신설하도록 했
다고 한다. 이 소조의 준비를 거쳐 2012년 6월 말 “우리식의 새로운 경제관리체계를 확립할 데 대
하여”라는 제목의 ‘6.28 방침’을 각급 당조직의 당원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6.28
방침‘에 대해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내용을 알 수 없으나, 비공식적으로 파악된 바에 의하면 내각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경제관리체계를 도입한다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7)
두 번째는 북한이 2013년 3월 3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김정은의 보고를 통해 ‘경제·
핵건설 병진노선’을 결정하면서 “현정세 맞게 우리식의 경제관리방법을 연구완성하여야 한다”고
하면서 새로운 경제관리개선조치를 준비하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물론 북한이 경제·핵건설 병
진노선에서 제시하고 있는 과제는 그동안 강조해오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예를 들면 “무엇보다도 인민경제 선행부문과 기초공업부문을 어떻게 추겨세우는가”가 중요하고
“경제강국건설의 주타격방향인 농업과 경공업발전에서 새로운 전환을 일으켜야 하며, 새 세기 산
업혁명의 불길을 세차게 일으켜 인민경제의 주체화, 현대화 수준을 더욱 높이며 나라의 경제를 지
식경제로 확고히 전환시켜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과제들은 북한이 지난 수십 년 동안 신년사를 통해서 강조해오던 것이다.8)
그러나 중국과 베트남 사례와 비교할 때 ‘6.28 방침’을 비롯하여 북한이 최근 추진하고 있는 각종
경제정책들은 본격적인 개혁개방을 추진하기 위한 정책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특히 개혁개
방 추진을 위해서는 대내적 개혁과 대외 개방이 서로 선순환하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할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또한 개혁개방정책은 시장화, 분권화,
사유화가 기본 요소로서 김정은 1인 절대독재체제를 근간으로 하는 유일지도체제의 근본을 흔들
게 될 것인 바, 김정은이 수령으로서의 절대권력을 포기하는 결정이 쉽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김
정은 정권도 전면적인 경제개혁조치를 추진할 가능성은 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방식으로든
경제관리를 개선하여 생산성을 향상하려는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은 높다.
둘째, 김정은 정권은 외화벌이용 철조망 경제특구식 개방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일성, 김정
일 시대에도 경제난을 완화하기 위하여 개방을 추진하였지만 그러한 개방이 북한 주민들과 철저하게 격리된 철조망식 경제특구였다.
예를들면 1991년 나진ㆍ선봉 경제특구, 2002년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신의주 특구를 설치하였
으며, 2010년 이후 황금평, 위화도, 나선지구 특구를 개발 중에 있다. 특히 북한은 경제 개방을 확
대할 경우 북한 주민들이 외부인과 자유롭게 접촉하고 소통이 확대되면서 외부세계를 동경하게 되
고 그에 따라 북한 체제에 대한 문제 인식이 증가하는 등 체제에 위협이 된다고 인식해왔다.
따라서 김일성과 김정일 시대 몇 차례 개방을 시도하였지만 모두 철조망으로 주민들과 철저하게 격리된 지역에서 수령제 유지에 필요한 외화를 획득하는 수단으로 제한하였던 것이다. 북한은 지난 2013년 3월 3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김정은의 보고를 통해 ‘경제·핵건설 병진노
선’을 결정하면서 “현정세에 맞게 우리식의 경제관리방법을 연구완성하여야 한다”고 하면서 경제
특구 건설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그리고 2013년 5월 29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으로 ‘경제개발구법’이 제정되었다. 이에
의하면 ”경제개발구는 국가가 특별히 정한 법규에 따라 경제활동에 특혜가 보장되는 특수경제지
대“이며, “국가는 경제개발구를 소속에 따라 지방급 경제개발구와 중앙급 경제개발구로 구분하여
관리하도록 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 ‘경제개발구법’에 따르면 기존의 경제특구 이외에 북한 내륙에서도 외국인 투자를 받아들일 의
사가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9) 따라서 기존의 개성공단, 황금평, 나진ㆍ선봉지구 경제특구 이외
다른 지역에도 경제특구를 건설하려는 계획을 추진하면서, 전국에 14곳을 경제특구로 만들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10)
물론 아직 북한의 특구와 개발구 중 외자를 유치하거나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 곳은 나진, 선봉지구
하나뿐이며, 황금평 특구도 현재 거의 진척이 없는 상태이다. 특히 북한은 2011년 4월 황해남도 강령에 경제특구를 만들겠다며 중국기업의 투자유치를 추진했다. 이를 위해 강령군의 외화벌이 회사 500여 개를 내쫒고 중국인들을 불러 실사까지 했는데, 중국은 2012년 7월 심사 끝에 강령은 항만이 너무 협소하고 전기 및 도로 등 인프라가 너무 열악하여 투자부적격 지역이라고 판정해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시대 경제분야 주요 정책 전망 중 세 번째는 시장을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다. 북한은 1990
년대 중반 최악의 경제난 속에서 배급제가 붕괴됨에 따라 주민들이 생존을 위해 장마당을 확산시
켰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시장이 체제위협이 된다고 인식하고 시장을 통제하는 데 주력해 왔으며,
특히 7.1 조치가 폐지되는 2005년 이후 시장을 통제하려는 강력한 조치가 계속되었으나 주민들의
반발로 인해 후퇴하는 등 억제와 완화조치를 반복해 왔다.
즉 배급제 붕괴로 인해 북한 주민 대부분이 시장을 통해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민들의
반발을 우려한 것과 시장과 권력의 유착이 정권유지에 기여하는 바가 있다는 점 등 시장 문제는 뜨거운 감자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당국에게도 시장이 정권 유지에 기여하는 바가있다는 점에서 김정은 정권도 시장을 적절히 조절하는 정책을 추진할 것이다.
즉 북한은 시장이 지나치게 확대되어 새로운 계층이 힘을 갖게 되고 주민들의 의식 변화가 가속화
될 경우에는 시장을 억압했고, 시장이 축소되어 권력과 시장세력간의 연계고리가 약해져 정권 차
원에서 돈벌이가 위협받을 경우 방임했다.11) 즉 북한은 시장의 확대와 축소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데, 향후 김정은 정권이 이 문제를 관리,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할 것이다.
넷째 북한은 경제와 핵무력건설 병진노선을 추진하려고 할 것이다. 김정일 정권은 지난 2013년 3
월 31일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개최하고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을 병진시켜나가는 노선을 채
택했다고 발표했다. 김정은은 전원회의 보고에서 전쟁억지력을 포기했다가 침략을 당한 발칸반도
와 중동의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면서 경제, 핵무력 건설의 병진은 ‘조성된 정세의 필수적 요
구’이자 ‘혁명발전의 합법칙적 요구’라고 주장했다. 김정은은 병진노선을 ‘새로운 전략적 노선’으로
제시하였다.12)
물론 김정은 정권이 경제-핵무력건설 병진노선에 대해 “국방비를 추가적으로 늘리지 않고도 전쟁
억제력과 방위력의 효과를 결정적으로 높임으로써 경제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에 힘을 집중할 수 있
게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기존의 재래식 국방공업을 감소시킨다는 내용이 없다는 점에서 볼 때
기존 재래식 국방공업에 핵무력건설 공업을 추가하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핵무력건설
을 위해서도 북한 경제규모와 비교해 볼 때 엄청난 비용이 지출되었으며, 앞으로 장거리 미사일 개
발을 포함하여 핵개발을 위해 많은 비용이 필요할 것이다.
결국 북한이 경제-핵무력건설 병진이라고 하지만 국방공업 최우선 건설 정책에는 변함이 없다고
볼 수 있다. 다섯째, 김정은 정권은 대중국 경제협력을 확대하지만 경제의존을 분산하려는 이중성
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북한의 대중국 경제의존이 심화되면서 무역 규모면에서 북한의 전체 대외무역에서 대중국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더 증가하여 2003년에 42.8% 정도였는데, 2012년에는 83%로 증가하는 등 북한의 대외무역에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다. 또한 북한의 경제협력도 최근 황금평 및 나선지구 특구 개발 등을 중국과의 협력을 통해 진행 중인 것처럼 북한에 대한 중국의 투자역시 절대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김정은 정권 출범 직후인 지난 2012년 8월 13일부터 5박 6일 동안 장성택이 중국을 방문하여 김
정일 생존 시에 논의되었던 황금평과 나선지구 개발 등 북중 경협 문제를 논의했다. 또한 북한은
2012년 9월 7일 지린성 장춘에서 ‘북한의 날 및 중조 무역투자프로젝트 상담회 개최, 9월 9일 푸젠성 샤먼에서 제16차 중국 국제투자무역상담회 내 별도의 북한 투자설명회 개최, 9월 14일 랴오
닝성 단둥에서 ’조중 경제무역합작설명회‘, 9월 22일 북한의 외자유치 창구인 합영투자위원회 산
하 북한투자사무소와 중국 해외투자자연합회가 약 30억 위안 (5,400억원) 규모의 ’북한투자전용
기금‘을 조성하기로 계약을 맺었다고 보도된 바 있다.13)
이와 같이 대중국 경제협력 확대는 김정은 정권의 경제건설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북중경협을
계속 확대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김정은 정권은 중국과의 적극적인 경제협력을 추구하지만
대중 경제의존을 분산하려고 할 것이다. 2010년을 기준으로 볼 때 북한은 에너지 소비의 90%, 소
비용품의 80%, 식량의 40~50%를 중국으로부터 들여왔으며,14) 투자부문에서도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중국은 북한 전체 투자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북한의 대중 의존이 증가하게 된 배경을 살펴보면 2000년대 초반에 일본의 대북제재 강화,
그리고 2008년 이명박 정부 등장 이후 급격히 증가된 부분이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현상은 사실
북한의 핵실험, 천안함 및 연평도 도발 등 대외적으로 위기를 조성함에 따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가 강화된 결과이며, 결국 북한이 국제사회로부터 고립이 심화되자 어쩔수 없이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이 높아지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김정일은 중국에 대한 정치적 의존 또는 영향력이 강화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는 태도를
견지하였다는 점에서 본다면 현재와 같은 중국에 대한 지나친 경제의존은 정치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될 것이고 결국은 정치, 외교 분야에서 자주성을 침해받을 것을 우려하게 될 것이다.
지난 2월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하자 새로 출범한 중국의 시진핑 정부는 유엔의 대북제재에 동
참하는 모습을 보였고 김정은 정권은 이를 우려하여 자신의 최측근 심복인 최룡해 총정치국장을 특사로 중국에 파견하여 시진핑 정부의 대북태도를 살피게 하는 등 중국의 정치적 영향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였던 것이다.
물론 현 상황에서 김정은 정권은 중국과의 경제협력이 북한 경제에 사활적인 이해를 갖고 있기 때
문에 황금평, 나선지구 등의 개발과 외화벌이를 위한 무역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지만, 그
러나 중국에 대한 경제의존이 지나치다고 인식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에 따라 한국, 일본, 러시아
등의 국가들과 협력과 지원을 확보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태도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다.
3) 대외 분야
김일성 시대에는 대남적화통일을 실현하기 위해 국제적 혁명역량 강화에 주력하는 동시에 중소분
쟁이 심화되자 자주권을 강조하여 중국과 소련 어느 국가에도 종속되지 않는 정책을 추구하였다.
그러나 김정일 시대 사회주의권 붕괴 등 국제적 고립이 심화되자 정권 생존을 위해 핵개발과 대미
외교를 강화하여 대외적인 위협을 차단하는 동시에 대중국 외교를 강화하여 안보, 경제적 후원을
확보하려고 하였다.
김정은 시대에서도 국제적 고립 상황은 지속되고 있어 북한의 대외정책 결정에 가장 중요하게 영향을 미칠 요소는 북핵 문제 및 대미외교, 그리고 대중국 후원 확보인 것은 사실이다. 특히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북한의 대외환경이 크게 변화하였다. 미국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면서 대북제재를 통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으며, 북한의 비핵화가 전제되지
않는 미북대화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중국의 시진핑 정부도 이후 3차 핵실험 강행 등 핵무기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는 북한을 비판하는
동시에 유엔 안보리 제재를 시행하는 등 북한을 압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이 본다면
향후 김정은 정권의 대외 환경은 김정일 시대의 그것과는 많이 변화 하였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변화된 안보환경하에서도 김정은 정권의 대외정책은 김정일 시대와 크게 달라질 것
같지는 않다. 왜냐하면 이미 오랫동안 국제적 고립상황에서 정권의 생존을 위한 대외전략을 추구
해 왔으며, 북한의 대외 정책이 미국과 중국에 치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즉 북한의 대외정책 기조
는 핵보유국 지위확보와 연중화미(聯中和美), 즉 중국과 연대하고 미국에 대해 유화적인 태도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같은 기조하에 김정은 시대 주요 대외정책은 첫째, 핵보유국 지위를 확보하려고 할 것으로 전
망된다.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 북한은 핵보유국 지위 확보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먼
저 핵개발 측면에서 지난 2006년과 2009년에 이어 2013년 2월 3차 핵실험을 강행하였고, 2012
년 4월 13일과 12월 12일 장거리로켓을 발사하여 핵무기 개발 기술을 과시하였다.
특히 북한은 3차 핵실험 직후 “이전보다 폭발력이 크고 소형화, 경량화된 핵실험을 완벽하게 진
행”하였다고 했으며, 또한 “다종화된 핵억제력“을 물리적으로 과시했다고 강조하면서 핵무기 제조
기술이 상당히 진전되었음을 시사하였다. 이와 같이 북한은 핵개발을 가속화하는 동시에 핵보유국
을 기정사실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2012년 4월에 개최된 최고인민회의에서 개정한 헌법에 핵보유국임을 명시하였다고
공개한 바 있으며, 2013년 3월 3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개최하고 경제건설과 핵무력
건설을 병진시키는 새로운 전략노선을 채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을 통하여 발표하였다.
특히 김정은은 “자위적 핵무력을 강화발전시켜 나라의 방위력을 철벽으로 다져야 한다”고 하면
서 “적들이 우리에게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으면 경제발전을 이룩할 수 없다고 공갈하는 동시에 다
른 길을 선택하면 잘 살 수 있게 도와주겠다고 회유하고 있다”며 핵개발을 계속할 의지를 나타냈
다.
그리고 북한은 2013년 3월 3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제시된 대로 핵보유의 법제
화를 위해 이어서 개최된 최고인민회의에서 “자위적 핵보유국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데 대하
여”라는 법령(이하 4.1 핵보유 법령)을 채택했다. 이 법령은 북한 외무성이 2010년 4월 21일 비망
록을 발표하면서 제시한 핵정책을 확대 구체화해서 대내외적으로 제시한 북한 정권 최초의 공식
핵법령이다.
이와 같이 북한은 내부적으로 핵보유를 공식화하는 가운데, 대외적으로도 핵 보유정책을 고수하겠
다고 지속적으로 천명하고 있다. 지난 3월 16일 외무성 대변인은 담화문에서 “우리의 핵무기는 나
라의 자주권과 안전을 수호하는 만능의 보검으로서 미국의 핵위협과 적대시 정책이 존재하는 한
추호도 건드릴 수 없다”고 강변하였다.
북한은 6월 23일 노동신문을 통해 “미국은 우리가 먼저 비핵화 의지를 보이고 도발과 위협을 중단
해야 대화를 할 수 있다고 횡설수설한다”면서 구체적인 비핵화조치가 있어야 대화할 수 있다는 미
국의 태도를 비난하였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핵을 포기하기는 커녕 오히려 핵보유국 지위 확보에 더욱 집착할 것이라는 것은 최근 북한이 리비아 카다피 정권의 몰락을 자주 언급하고 있다는 데에서 잘 나타나 있다.
즉 22013년 3월 31일 개최된 당중앙위원회에서 김정은이 “강력한 자위적 국방력을 갖추지 못하고
제국주의자들의 압력과 회유에 못이겨 이미 있던 전쟁억제력마저 포기했다가 종당에는 침략의 희
생물이 되고만 중동지역의 나라들의 교훈을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 것은 제2의 카다
피가 되지 않기 위해 절대로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둘째, 북한은 대중국 전략적 협력관계를 강화해 나가면서도 자주성을 강화하는 이중성을 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2008년 김정일 건강 이상 이후 2차 핵실험, 천안함 도발 등에 대한 국제사
회의 압박으로 불리한 상황에 처하게 되고 후계체제 구축이 시급한 과제가 되자 김정일은 2010년
과 2011년 1년 동안 세 차례나 중국을 방문하여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 바
있다.
당시 중국의 후진타오 정부는 북한을 전략적으로 관리하기 위하여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모습을 보
였던 것이 사실이다. 이와 같이 북한에게 중국은 정치,경제적 후원자로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
하고 있다. 따라서 김정은 정권도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김정은 정권이 장거리로켓을 발사하고 3차 핵실험을 강행하자 시진핑 정부는 북한을 비난
하는 동시에 유엔안보리 제재 이행에 동참하면서 북한의 핵포기를 압박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이면서 이전과는 분명히 달라진 것은 사실이며 북한도 중국의 대북태도 변화에 적잖이 당황한 것으로보인다.
이와 같이 중국의 대북태도가 북한에게 매우 불리하게 전개되자 김정은 정권은 중국의 대북 강경
태도를 완화하고 안보, 경제적 후원을 확고히 하기 위한 대중국 전략적 협력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즉 지난 5월 김정은은 최룡해 총정치국장을 중국에 특사로 파견하였으며, 최근 대
남, 대미 대화국면 조성 등 대외적으로 유화적인 태도로 돌변하면서 중국의 환심을 사기 위해 노력
하고 있다.
이와 같이 북한이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과거 김정일 생존
시 중국에 대한 지나친 의존이 북한의 자주성을 해칠 것을 우려하였다. 즉 북한은 중국으로부터 절
대적인 외교 안보적 지원을 기대할 수 없다는 ‘방기’의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북한이 여러 차례 핵
실험을 강행하자 중국은 일방적인 북한 편들기를 거부하고 있으며, 북한의 대내외 정책에 중국의
영향력이 강화되어 자주성을 상실할 것을 크게 우려하였다.
따라서 북핵 문제 등에 대해 중국과 갈등관계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으며, 중국이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에 사활적인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는 것을 역이용하여 한반도 위기를 조성하며 중국의 대북정
책을 북한에 유리하게 전환시키는 시도도 할 가능성이 높다.
셋째, 김정은 정권은 6자회담에 복귀하여 대미관계 개선을 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은 핵개발 지속 및 핵보유국 지위 확보전략을 고수할 것은 분명해 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을 만족시키고 국제사회의 대북압박을 완화시키기 위하여 6자회담에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북핵 문제에 대한 중국의 태도 변화는 일회적인 것으로 보기는 어려우며, 북핵 문제가 6자회담을 통해 해결되어야 한다는 인식도 지속성을 보이고 있다.
2013년 7월 초 개최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회의에서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은 6자회담의 조
속한 재개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즉 왕이 외교부장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선 6자회담이
필요하다”며 “중국은 6자회담의 의장국으로서 유관국들 간 대화의 조건을 마련해 한반도 문제가
조속히 대화를 통해 해결의 궤도로 돌아가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지난 2013년 11월 6일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대표가 북한을 방문하여 6자
회담 재개를 북한과 조율하였다. 북한이 6자회담 복귀에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고 보는 점
은 중국의 압박이라는 요인이외에도 북한의 협상전술적인 축면도 존재한다고 평가된다.
즉, 북한의 협상전술은 먼저 핵무기 완성을 위한 시간을 벌 수 있다는 점이다. 북한은 3차 핵실험
을 강행하였지만 아직 핵탄도미사일을 완성하는 단계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보이며, 농축우라늄
기술을 통해 충분한 핵물질을 확보하지 못했다.
그런데 국제사회의 강력한 압박은 김정은 정권에 부담이 되는 것은 틀림없다. 따라서 6자회담에서
협상 국면을 계속해 나가는 그 자체가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대외적으로 과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중관계 개선은 물론이고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여론을 우호적으로 돌릴 수 있다고 판단할 가
능성이 있다.
또한 북한 역시 6자회담을 통한 협상국면의 재개가 크게 불리하지 않다고 판단할 근거도 있다. 북
한은 미국과의 협상은 과거 핵개발 과정에서 핵시설 폐쇄 또는 불능화가 협상 의제였지만 이제는
제조한 핵무기 폐기에 접근하는 회담이 되도록 만들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즉 북한은 미국과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해석 문제를 협상 의제로 제기한다면 중국의 지지를 받을 수 있고 또한 협상국면을 장기화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3차 핵실험 이후 미국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태도가 매우 강경하며,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진정성 있는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전제하고 있어 과거와 같은 협상전술로는 미국과 협상을 시작할 수 없음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최근 6자회담 중재에 적극 나서고 있는 중국이 6자회담 재개 조건을 완화하자는 중재안을 제안하
였지만 한미일은 6자회담 수석대표 회의를 통하여 거부하였고 북한의 비핵화 이행이 6자회담 재개
의 전제조건이라는 데 합의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6자회담 재개를 위해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몇 가지 대응 카드를
내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즉 북한은 핵동결 및 비확산선언을 통한 비핵화 의지를 공개하고,
IAEA 사찰단의 복귀 및 사찰활동 재개라는 카드를 활용할 수 있다. 영변 핵시설 건설 중단과 이미
공개된 영변 핵시설내 농축우라늄시설의 폐쇄도 북한이 내밀 카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이 6자회담 재개를 위해 향후 상당한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여져 북한의 태도에 따라 앞으로
상당기간 6자회담을 통한 협상국면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15) 특히 북핵 문제 해결에 있어 미중
관계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견해가 있다. 북한문제에 대한 미중의 입장 조율 가능성
은 결국 향후 미중관계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되는가에 달려 있다. 즉 북미관계는 미중관계의 하부
변수라는 견해이다.
미중관계가 원만하고 대화가 잘 진행될 경우 북한문제에 관한 미중의 입장 차이가 잘 조율될 수 있
지만 미중관계가 갈등국면이 될 경우 북한 문제에 대한 조율이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15)
4) 대남 분야
김일성 시대의 대남정책은 남한의 사회적 혼란과 소련 등 강력한 후원세력 존재 시 대남 무력적화
통일을 강력하게 추구하였으며, 중소분쟁, 동서 화해 등 무력적화통일 환경이 약화되자 대내외 통
일역량 강화에 주력하였다. 그러나 강력한 후원세력이었던 소련 사회주의권이 붕괴되어 국제적 고
립상황에 처하고 한국의 국력이 상승하자 대남 적화보다는 남북한 공존의 수세적인 전략으로 전환
하였다.
그러나 김정일 시대 대남정책은 기본적으로 정권 생존의 목표하에 한국으로부터 경제적 실리를 확
보하는 동시에 체제 위협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추구하였다. 즉 한국의 대북정책이 포용기조일 때
최대한 경제적 실리를 추구하였으며,한국의 대북정책이 포용기조를 벗어날 때 대북정책을 포용기
조로 전환시키려고 군사적 위협을 강화하는 태도를 유지하였다.
그러나 북한은 한국의 경제적 위상상승, 한미동맹 강화 등에 따라 한국과의 거래에 있어 주도권을
장악하려고 하였으며, 군사적 위협을 유지하여 남한의 군사적 위협을 차단하는 동시에 북한 주민
들에게 전쟁분위기를 조성하여 충성심 제고 및 체제결속을 강화하는 데 활용하였다. 김정은 시대
의 기본적인 대남정책 결정 환경은 크게 변화하지 않았다. 따라서 북한의 대남정책 기조는 변화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대남정책 기조하에 김정은 시대 북한의 대남정책 전망의 첫 번째는 대남 경제실리를 적
극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1년 12월 김정일 사망이후 출범한 김정은 정권은 출범 초기부터
대남 군사적 위협 강도를 높여 나갔으며, 2012년 12월 장거리로켓 발사 이후 다양한 도발적 행동
과 언사를 통해 정세를 극도로 긴장시키는 행동을 취하였다. 이와 같이 북한이 대남 군사적 긴
장을 고조시키는 가운데 2013년 4월 8일 개성공단의 북한 근로자를 철수시키면서 개성공단을 가]
동 중단시켰다.
그러다가 북한은 5월 말 북한군 총정치국장 최룡해를 특사로 중국에 보내 중국의 의중을 탐색한 이
후, 이어서 6월 초 남북 당국회담을 갑자기 제안하면서 태도를 180도 전환하여 대남 유화적인 태
도를 보이기 시작하였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제의에 대해 6월 12~13일 서울에서 회담을 열자고
북한의 제안을 수용하였지만, 서울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남북 실무접촉이 회담 대표 선정 문제로
결렬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개성공단 가동 재개를 위한 실무회담은 7차례나 지속하면서 극적으로
개성공단의 재가동에 합의하면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회담이 진행되는 기간 동안 북한은
한국기업들의 신변과 재산을보호하고 어떤 경우에도 공업지구의 정상운영을 보장한다고 하는 등
개성공단 재가동에 강한 의지를 보였던 것이다. 이후 북한은 9월에 이산가족상봉과 금강산관광 재
개를 위한 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하는 등 대남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물론 북한이
갑자기 이산가족상봉 행사를 연기한다고 발표하면서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협상 개최마저도 중
단되었지만, 북한이 개성공단 가동 재개에 이어 금강산관광 재개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
이렇게 북한이 지난 12월 장거리로켓 발사 이후 한반도 정세를 극도의 긴장으로 몰고 가다가 6월
들어 갑자기 태도를 돌변하여 대남 유화적 태도를 보이는 것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의 전형
적인 긴장조성 후 유화적 태도 표출의 전형적인 전술패턴을 반복하고 있다고 주장한다.16) 그럼에
도 불구하고 최근 북한의 대남 협상은 ‘대화를 위한 대화’ 혹은 통일전선전술 차원의 과거 협상
태도와 일정한 차이를 보인다.
북한이 대내외적으로 남북관계 재개 및 남북관계의 복원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으며, 그 이유가 경
제 문제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즉 김정은 정권이 대남 경제실리 극대화를 추구해야 하는 이유는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 이유는 먼저 최근 심화되고 있는 북한의 대중국 경제의존 심화가 중국의 정
치적 영향력 강화로 발전되어 북한의 자주권을 훼손하고 있다는 인식이다. 따라서 김정은 정권 입
장에서는 대중국 경제의존을 감소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
두 번째 이유는 과거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 교훈으로 볼 때 북한에 대한 최대 지원국은
한국이 될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다. 내부 자원이 완전히 고갈되었고 경제적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
있는 북한 경제는 군사경제, 수령경제 등을 변화시키고 개혁개방 등 근본적인 변화 없이는 경제난
타개가 불가능하다. 그러나 김정은 정권 역시 개혁개방을 추진할 가능성은 낮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정은 정권이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외부로부터 경제적 지
원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김정은 정권 입장에서는 한국과의 관계 개선을 통하여 경제지원을 확보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개성공단 재가동 협상에서 북한이 적극적인 자세로 나오는 것은 단순하게 중단된 개성공단을
재가동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향후 금강산관광 재개, 그리고 최근 김정은 정권이 추진하고 있
는 각종 관광 사업에 대한 한국의 지원, 그리고 한국 내 민간 부문의 지원 확보 등 다각적인 방향에
서 경제지원을 확보할 수 있는 첫 단추로 보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김정은 시대 북한이 대남 경제협력을 확대하려고 할 가능성이 높은 반면에 대남 군사적 긴장을 지
속적으로 유지하는 이중성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은 박근혜 정부 출범과 함께 2012년 12월
장거리로켓 발사, 2013년 2월 3차 핵실험을 강행한 이후 유엔안보리 제재 결의안이 통과되자 대
남 군사적 위협을 강화하며 한반도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며 전쟁분위기를 조성하였다. 특히 북
한은 지난 2월 3차 핵실험을 강행한 이후 ‘핵무기로 타격’, ‘정전협정 폐기’ 및 ‘1호 전투태세’ 성명
발표, ‘제2의 6.25’, 개성공단 폐쇄 등 극단적인 군사위협을 가하면서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켰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사회 내에서는 북한이 과연 전쟁을 도발할 것인가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기
도 하였다. 특히 3월 5일 북한의 대남공작 총책인 김영철 정찰총국장이 군복을 입고 직접 TV에 나
와 “(한미연합 키리졸브 연습이 본격화 되는) 3월 11일 그 시각부터 형식적으로나마 유지해오던
조선정전협정의 효력을 완전히 백지화해버릴 것”이라면서 정전협정 백지화를 선언하였으며, “다종
화된 우리식의 정밀 핵타격 수단으로 맞받아치게 될 것이며, 누르면 발사하게 되어 있고 퍼부으면
불바다로 타 번지게 돼있다”라고 하면서 “임의의 시기, 임의의 대상에 대해 제한 없이 마음먹은 대
로 정밀타격을 가하고 민족의 숙원인 조국통일 대업을 앞당기겠다”고 군사적 도발 가능성을 천명
하며 위협을 강화했다.
이렇게 북한은 2013년 초반부터 대남 강경공세를 지속하였으나 6월부터 대남유화 공세로 남북관
계 개선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면서 4월에 가동 중단했던 개성공단 재개 합의 등 대남정책의
입장을 급반전시켰다. 특히 2013년 8월 한미 ‘을지 프리덤 가디언’ 연합훈련에 대해 과거와는 다르
게 침묵을 지키면서 우리 정부에 대해 대화공세를 지속하는 모습을 보였던 것이다.
이러한 북한의 태도 변화는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중국의 대북 압박, 국제사회의 강경 고립전략,
북한의 경제적 필요 등 다양한 추론이 가능하다. 어느 경우든 북한의 대남 전략은 지난 2008년 이
명박 정부 출범 이후 대남 군사적 긴장조성 또는 군사도발과 유화적 태도를 반복해 온 것은 틀림없
으며, 최근의 북한의 태도 변화 역시 군사적 긴장조성을 통한 대남 위협에 이어서 나온 태도 변화
라는 점에서 북한의 대남 태도가 근본적으로 변화하였다고 평가될 수는 없다.
따라서 북한은 대남 군사적 긴장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것이다. 북한이 대남긴장조성과 유화책을
반복하고 있기는 하지만, 대남 정책의 기조는 대남 군사적 긴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남
북관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군사적 신뢰구축으로 시작되는 남북군사관계의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그러나 북한이 경제적 실리와 외교적 고립완화를 위한 대남 유화적 제스처를 보이고는 있지만, 대남 군사적 위협을 대남협상의 지렛대로 사용하려는 의도는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셋째, 북한은 한국내 통일전선을 강화하려고 할 것이다. 북한은 1950년 6.25전쟁을 일으키는 등
대남 무력적화통일을 기조로 하였으나 1970년대 이후 동서데탕트, 한국의 국력 상승 등으로 무력
적화통일이 어려워지자 남조선 혁명역량 강화로 전환하였다. 그리고 탈냉전 이후 경제난과 국제적
고립 심화로 체제 생존의 위기에 처하자 일단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에 합의하는 등 남북한 공존
전략으로 전환한 것처럼 대외적으로 유화적인 태도를 보였지만, 근본적으로는 북한 주도 통일 여
건 조성을 위해 통일전선전략을 강화하는 데 주력해 왔다.
특히 북한은 한국 내 친북세력 확산을 위해 ‘민족대단결’, ‘우리민족끼리’ 등을 주장하였으며, 한국
내 주사파 운동권을 중심으로 하는 종북세력의 확대를 통해 한국내 통일전선 확산을 도모하고 있는 것이다. 김정은 정권 들어서도 북한은 이러한 한국 내 통일전선 형성 전략을 지속하고 있는데, 북한 주도 통일 여건 조성 및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을 약화시키기 위하여 남남갈등 유도를 위한 통일 전선전략을 강화하는 것이다.
현재 북한이 국제적 고립이 심화되고 경제난이 악화되어 북한 주도 통일 여건이 악화된 것은 사실
이지만 군사력을 증강하여 대남 군사적 우위를 유지하고 남한 내 종북세력을 확대하여 북한 주도
통일 여건을 조성하는 것을 중단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을 약화시켜 북한이 남북관계에 주도권을 장악하고 한국 정
부가 저자세로 지원하도록 하기 위해 통일전선전략을 강화하여 남남갈등을 심화시키려고 하고 있
는 것이다.
Ⅳ. 정책적 함의
김정은 정권도 김일성, 김정일 정권과 마찬가지로 수령제, 즉 김씨 왕조 유지와 강화가 목표가 될
수밖에 없다. 김일성, 김정일 시대 북한이 수령제에 기초한 독재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개혁개방을
거부하고 외부 세계와 대결적인 자세를 유지하게 되면서 국제적 고립과 남북분단의 대결구도가 불
가피하다.
이러한국제적 고립과 남북 대결구도는 외부로부터의 위협이 증가함을 의미하며, 북한은 이를 차단
또는 억지하기 위하여 핵무기에 더욱 의존하며 핵능력을 증대시키는 데 주력하였던 것이다. 그리
고 이러한 북한의 핵능력의 증대에 대해 국제사회는 더욱 제재를 강화하고 압박하였으며, 남북 간
의 군사적 긴장은 고조될 수밖에 없었으며, 이러한 상황은 북한 체제에 대한 위협이 더욱 증가될
수밖에 없는 악순환으로 반복되었던 것이다.
이와 같이 북한 체제의 특성을 고려할 때 우리의 대북정책에 대한 함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모든
북한 문제의 근원은 수령제에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북한 정권의 본질은 북한의 대내외 정책에 결
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즉 모든 대내외 정책은 오로지 수령제를 유지, 강화하기 위한 것이 될 수밖
에 없으며, 체제 악순환의 고리에서 빠져나오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이와 같이 북한의 대내외
정책 결정에는 수령제가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둘째, 북한이 대남정책에 있어서 전략 전술적인 변화를 보이고는 있지만 대남적화통일전략은 계속
유지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분단체제에서는 체제경쟁이 불가피하며 그에 따라 일방이 타방을 자신
의 영향력하에 두거나 정복하려고 해왔다는 것이다.
특히 북한체제 수립의 당위성을 남조선 해방에서 찾고 있는 북한에게 이러한 목표는 확고할 수밖에없고, 체제 위기에 있는 북한 지도자는 강력한 지도자로서 확고한 정치적 위상을 확립하기 위해서도 남조선 혁명을 완수할 것을 주민들에게 천명하여야 할 것이다.
최근 김정은이 3년 이내에 무력으로 통일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는 것이 핵무기 보유 등으로 대남 군사적 우위의 자신감에서 나온 것이기도 하지만 김정은의 지도자로서의 위상을 주민들에게 과시하여 충성심을 제고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하겠다.
17) 김정은 정권은 경제난 및 국제적 고립이 심화되는 등 체제 위기 상황 등 정권 유지에 어려움이가중되는 상황에 처하고 있다는 점에서 체제경쟁에서 승리하여 한반도 전체에서 독점적 권위를 확보하는 것이 수령제 유지를 위한 김정은 정권의 유일한 대안이라고 인식할 가능성도 있다.
셋째, 북한의 제한적 개혁개방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불가피한 대안이다. 김정은 정권
은 출범 이후 취약한 정치적 기반을 강화하고 북한 주민들로부터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계속되는 경제난을 타개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김정은 정권 출범 초기부터 ‘인민생활 향상’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시장의 급격한 확산과 북한 주민 대부분에게 시장이 필요불가결하게 되어 있는 상황에서 시장의 억제보다는 시장을 활용하면서 정권의 안정을 도모해야 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는상황이다.
따라서 김정은 정권이 경제발전을 위해 개혁개방정책의 필요성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는지는 현
재로서는 알 수 없지만, 김정은 출범 직후부터 ‘우리식경제관리체계’(6.28 방침), 전국적인 경제특
구 설치 등을 추진하는 것은 경제적 변화를 도모하고 있는 모습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김정은이 개
혁개방을 본격화하려고 결정하였다고 하여도 현재의 정치체제 등을 고려할 때 정권과 체제에 미치
는 영향을 최대한 고려하면서 구체적인 방법과 속도를 결정하는 데에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며,
개혁개방정책 채택 시에도 그 속도는 아주 느리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넷째, 김정은 정권이 핵보유국 지위를 확보하려는 의지는 현재로서는 확고해 보인다. 북한은 경제
난과 국제적 고립 등 체제위기상황에서 핵보유국 지위 확보가 체제와 정권의 안전을 보장해 줄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그리고 북한의 상황이 개선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여전히
체제유지가 정권의 목표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핵무기가 체제의 안전을 보장할 것이라는 믿음은 더욱 강해질 것이다.
특히 국민경제 발전보다 수령경제가 우선시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핵보유에 대한 국제사회
의 압박이 강화되더라도 수령경제 유지는 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하였을 것이다. 특히 북한은 핵
무기로 위협하며 한국과 일본을 볼모로 잡고 미중 간의 갈등을 이용하여 그럭저럭 버티기로 묵인
받기 전략을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
다섯째, 북한은 대남정책의 이중성을 유지하면서 불안정한 평화가 지속될 것이다. 북한은 전술적
으로는 대남 유화적 태도로 경제지원을 확보하지만, 체제안전을 위해 전략적으로는 대남 군사적
대결 또는 긴장을 유지해 왔다. 또한 남한으로부터 경제지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군사적 위협을
유지하여 평화를 희망하는 우리 정부 또는 우리 국민들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이 현 체제를
고수하는 가운데 부분적인 개혁개방을 추진한다고 하여도 북한의 군사적 위협은 상당기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섯째, 북한은 현재 변화를 촉진하는 요인과 변화를 억제하는 요인이 혼재되어 미래 불확실성이 높아져 가고 있는 상황이다.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에도 내부적으로 체제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사회주의체제를 보존하고정권을 유지하는 데 주력하면서 위기상황으로 더욱 깊게 빠져들고 있다.18)
또한 장성택 처형에서 보듯이 김정은 유일지도체제는 아직 취약하며, 북한 권력 내부에 갈등도 잠
재되어 있다. 따라서 북한의 미래는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이다. 악순환의 고리에 빠진 북한 경제가
중장기적으로 더욱 침체와 위기로 빠져들고 이에 더하여 북핵 폐기를 압박하기 위해 외부의 지원이 대폭 축소된다든가 중단될 경우 지배엘리트들이 향유하는 기득권이 점차 줄어들어 독재자와 엘리트 간의 관계에 변화가 있을 가능성이 있으며, 민심 또한 독재자를 외면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