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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7차 노동당대회와 김정은 통치 전망

중국에 비위 맞추려 애쓴 김정은 '인민복 대신 양복 입어'




김정은이 북한 통치자로 등극한 이후 최대의 기획정치행사였던 노동당대회가 끝났다. 관심을 모았던 그의 ‘최고수위’는 노동당위원장으로 최종 낙점되었다. 김일성, 김정일의 그림자 밑에서 최고의 지위를 찾으려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이 직위는 67년 전 김일성이 맡았던 것이어서, 그동안 ‘선군정치’에 짓눌렸던 노동당을 새로 재건하려는 의지를 표출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정일 시대의 비상통치 구도를 걷어내고 명실공히 사회주의 국가 시스템으로 복원했다는 의미도 부여된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시진핑 주석이 김정은의 노동당 위원장 선출에 축전을 보냈다고 한다. 바로 이 대목이 이번 노동당 대회 개최를 기획한 김정은 권력실세들이 거둔 최대의 수확이다. 

애초에 북한이 노동당대회를 열겠다고 결심한 때부터 중국 지도부의 코드에 맞추려는 의도가 있었다. 장성택 처형과 연이은 핵실험 강행으로 북한은 중국의 견제를 받기 시작했고, 게다가 김정은 중국 방문 시도 역시 좌절되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북한으로서는 핵보유국 지위가 더 중요했기 때문에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서둘렀다. 기술적으로는 북한의 핵보유국 진위 여부가 불투명하지만 김정은은 최대한 빠른 시간에 핵보유국 지위를 ‘기정사실화’ 하고 싶었을 것이다. 

이와 동시에 김정은 통치시대를 공식 개막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으며, 이것을 노동당대회 개최로 기획한 것이다. 이처럼 ‘선군정치’ 프레임에서 ‘선당정치’ 구도로 전환한 것은 큰 틀에서 볼 때 김정은 개인의 카리스마 역량을 과시하면서도 중국의 정치 프레임을 수용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만하다. 더구나 김정은이 행사장에서 인민복 대신 양복을 입었던 것도 중국 지도부에 유화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효과가 있었다. 그리고 이런 기대에 부응하듯 시진핑 주석이 축전으로 화답했다고 해석된다.

하지만 낙관은 여기까지다. 앞으로 북한이 헤쳐나갈 난관이 더 크게 부각되기 때문이다. 심각한 문제는 ‘핵무기와 경제’의 병진노선과 대외 고립의 심화, 두 가지 측면에서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첫째, 핵무기와 경제는 서로 병행 추진되기 어려운 문제라는 점이다. 아마도 북한은 핵무기와 미사일 기술의 ‘낙수효과’를 기대할 것이다. 축적된 기술이 경제분야에서도 긍정적 효과를 파급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그것인데,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구소련이 전략무기에서는 미국과 쌍벽을 이루는 기술력이 있었지만 경제에서는 전형적인 후진국 실상을 노출했고, 결국 사회주의를 포기한 예를 주목해야 한다. 중국 역시 그러한 낙수효과를 접하지 못한 채 시장경제를 도입했던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이것이 아니라면 아마도 북한은 핵무기 강국이 실현되었으므로 이제부터 국가재정을 경제분야에 우선 투입하는 것을 염두에 둘 수 있다. 






하지만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를 ‘창’에 비유했을 때 한국과 미국은 이것을 방어하기 위한 ‘방패’ 전력을 강구하게 된다. 이러한 핵군비경쟁에서 북한이 이길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북한 핵무기는 한국과 미국의 ‘방패’앞에서 무력화될 위험에 처한다. 또한 한반도가 북한 핵무기와 한국을 지원하는 미국 핵무기로 균형상태에 놓이게 되면 재래식 전력에서의 군비경쟁은 불가피하다. 이 말은 앞으로 북한이 재래식 군비강화를 포기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결국 북한이 기대하는 것처럼 국방비 감축을 통해 경제를 살린다는 공식은 현실에서 적용되기 어려운 허구의 구호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둘째, 북한의 대외 고립 심화이다. 김정은 실세들은 이미 북한의 핵보유국이 기정사실로 굳어진 만큼 이제부터는 세계에 각종 유화책을 동원하여 정상국가로의 외교활동을 추진하려는 전략을 구상한 듯하다. 비핵화에 노력하겠다거나 핵 선제공격을 하지 않겠다는 등 지금까지의 호전적 이미지를 반전시키는 선언을 거듭하고 있다. 이런 이미지 개선을 위해 전략적으로는 중국 지도부를 유인하는 방책을 연이어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북한의 고립 여부를 결정하는 키는 중국 지도부로 넘어간 셈이 된다. 중국이 김정은을 통치 리더로 인정한다면 북한의 유화적 제의를 거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앞으로 북한은 추가 핵실험을 중국 유인의 레버리지로 활용할 여지가 있다. 평화협정 체결 역시 북한이 던질 수 있는 카드다. 또한 북한은 핵무기의 완전 포기와 평화협정+주한미군 철수와 흥정할 여지도 있다. 이렇게 되면 동북아시아는 다시 외교 각축전장으로 변모될 것이다. 

이 모든 시나리오는 결국 중국 지도부의 결정 여하에 달려 있다. 한국과 미국이 고수하는 ‘선북핵포기’에 중국이 강력 동참한다면 북한의 고립은 심화되고 김정은 정권의 몰락은 피할 수 없다. 그 반대로 중국이 북한의 유화책에 동조한다면 북한은 절대 고립에서 회생의 길을 찾게 되지만 동북아시아는 핵무기 확산 위험에 더하여 외교 각축전이 벌어지는 역동적 회오리에 빠지게 된다. 앞으로 중국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 필자 약력 >
 
이 민 룡 (李珉龍) 교수 

정치학 박사
숙명여대 전 안보학연구소장
(사) 한국국방정책학회 부회장
한국국제정치학회 명예이사
민주평통 상임위원 (안보국제분과 간사 역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자문위원 역임 (2012-2013.2)
육군사관학교 교수부장 역임
세계 3대 인명사전의 하나인 Who’s Who 2016년 판에 등재

육군사관학교 졸업
고려대학교 대학원 정치학 석사
미국 University of Maryland at College Park 정치학 박사



                                                       < 주요저서 >

-Min Yong Lee, &amp;quot;Coercive Diplomacy Really Worked in the Crisis of North Korea&#39;s Third Nuclear Test?&quot; The Journal of Security Studies, Vol.2, No.1 (Sookmyung Institute of Security Studies, February 2014).

-Min Yong Lee, Unveiling North Korea&#39;s Crisis provocations: A Garrison State Hypothesis Revisited, The Journal of Ease Asian Affairs, Vol. 26, No.2 (Fall/Winter 2012).

-Insoo Kim and Min Yong Lee,&quot;Predictors of Kim Jong-il&#39;s On-the-Spot guidance under the Military -First Politics&quot;, North Korea Review, Vol.8, No. 1 (Spring 2012), SSCI 등재학술지

- Insoo Kim and Min Yong Lee, &quot;Has South Korea’s Engagement Policy Reduced North Korea’s Provocations?&quot;, North Korea Review, Vol.7, No.2 (Fall 2011) SSCI 등재학술지

-김정은 통치의 북한과 한반도』 (숙명안보학연구소), 2014

-국제위기와 한반도 위기관리』 (양서각), 2013

-에너지 위기의 정치생태학』 (양서각), 2006

-김정일 체제의 북한군대 해부』 (도서출판 황금알), 2004

-한반도 안보전략론』 (봉명출판),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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