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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인터뷰

중국, '북한 비핵화'와 '미-북 평화협정' 빅딜 미국에 제안

미국과 중국의 한반도 빅딜 가능한가?


                                           숙명여대 안보학연구소장 이민룡 교수                                         

미국과 중국, 두 강대국이 한반도 문제를 놓고 ‘빅딜’한다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거론되고 있다. 이 제안은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이 내놓았으며, 3월 12일자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그 내용을 공개했다. 이 제안의 핵심 내용은 북한의 비핵화와 미-북평화협정을 맞바꾼다는 것이다. 

3월 31일부터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되는 ‘핵안보정상회의’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별도의 양자회담을 벌일 계획이라고 하니, 이 자리에서 ‘빅딜’ 문제가 구체화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한국에서도 진보세력의 일부 인사들은 그동안 한국과 북한이 줄곧 주장해 온 한반도 평화협정 문제에 대해서 수용하자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빅딜’은 원천적으로 부당하며, 실현될 가능성도 매우 낮다. 만일 중국정부가 이런 빅딜에 매달리면 시간낭비일 뿐 아니라 북한을 더 큰 위기로 몰아넣는 결과로 이어진다.

첫째, 평화협정이 체결되기 위해서는 현재의 정전협정이 제대로 지켜져야 하고, 일정한 기간의 안정상태가 유지되어야 한다. 북한은 1990년대 초반부터 정전협정을 일방적으로 폐기하고 핵무기를 개발하면서 대남도발을 지속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평화협정을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둘째, 북한 핵무기와 평화협정은 서로 맞바꿀만한 대상이 아니다. 핵무기는 동북아시아 주변국은 물론 세계 안보에 타격을 가하는 실체적 위협이지만 평화협정은 한반도에만 국한되는 가상 시나리오에 불과하다. 평화협정이 한반도 안보를 보장한다는 그 어떤 확증도 없을 뿐 아니라 그것은 단지 현재의 정전협정을 대치하는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셋째, 강대국 사이의 ‘빅딜’은 과거 식민지 시대의 유산이다. 1905년 미국과 일본 사이에 체결된 소위 ‘가쓰라 테프트 밀약’과 같은 식민지 나눠먹기 방식은 글로벌 시대에는 통하지 않는다. 한국인들과 세계가 예의 주시하는 가운데 이런 밀약이 체결될 수 있다고 믿는다면 순진한 생각이다. 

넷째, 평화협정 체결은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했다는 사실을 완전하게 검증한 이후에나 가능하다. 그런데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한다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 북한이 단지 선언적 의미에 지나지 않는 평화협정을 체결하기 위해 핵무기를 개발했다고 가정하는 것 역시 순진한 생각이다. 앞에서 밝힌 것처럼 평화협정 체결을 원한다면 한반도에서 도발을 하지 않으면 된다. 이런 선택을 북한이 포기하고 핵무기를 개발했다는 것은 다른 목적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북한이 중국과 동급 수준으로 미국과 관개개선을 원한다는 뜻이다. 






그것을 위해서는 핵보유국 지위가 필요하다고 북한은 믿는다. 중국은 북한이 노리는 이 함정에 빠져서는 안 된다. 다섯째, 평화협정이 체결된다면 그것은 필연적으로 한국의 핵무장을 불러온다. 한국은 북한이 미국과 관계개선을 이룬다면 한미동맹은 약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리고 지금의 북한처럼 독자적인 힘과 수단을 개발하여 안보 자주화를 추진하고자 한다. 이런 예는 과거에도 있었다. 1970년대 후반 미국의 카터 대통령이 주한미군 철수를 추진하려고 하자 한국정부는 핵개발을 포함한 자주국방 프로그램을 가동시킨 적이 있다. 

한국은 한반도에서 그 어떤 현상타파 전략도 용인하지 못한다. 현상유지에 반하는 그 어떤 시도가 일어나면 한국인들의 의식에 내재되어 있는 ‘안보 콤플랙스’가 발동되고, 이렇게 되면 한국은 생존을 위해 그 어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홀로서기를 시도한다. 중국정부는 이 점을 잘 간파해야 한다. 더구나 미국은 북한이 핵무기를 스스로 내려놓도록 강요할 충분한 힘과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런 빅딜을 추진할 경우 한반도에 더 큰 재앙이 초래된다는 것을 미국은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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