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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수도' 상하이에 닥친 빙하기...백화점 줄폐업에 텅 빈 상업거리


중국 제1의 경제도시라고 불리는 상하이의 상권이 위축되면서 중국 경제의 하락세에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최근 한 네티즌이 촬영한 동영상에 따르면, 과거 부유한 사람들이 찾던 상하이의 라오와이 거리는 텅 비어 있었다. 불빛은 켜져 있지만 많은 상점들이 영업을 하지 않아 을씨년스러운 모습을 자아냈다. 문을 연 술집도 손님이 거의 없고 인적이 끊겼다.

일부 유명 백화점들은 경제적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문을 닫고 있다. 일본의 대형 체인점인 이세탄 백화점은 140년 가까운 역사를 가지고 있었으나, 상하이 난징시루에 위치한 지점은 지난달 30일에 마지막 영업을 끝으로 27년간의 운영을 마쳤다.

이날 많은 단골들이 비를 무릅쓰고 백화점을 방문해 마지막 순간을 기념하며 사진을 찍었다.

백화점 내부에는 "그동안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메시지가 게시되었으며, 오후 6시에는 일본인 매니저와 직원들이 줄을 서서 고객들에게 중국어로 감사 인사를 전했다.

1990년대에 이세탄이 중국 시장에 진출했을 때, 중국인들은 세계 유명 브랜드에 대해 막 알아가고 있었다. 그 중 메이롱진 이세탄은 상하이 고급 브랜드의 중심지였다.

1층 화장품 코너에서는 중산층 화이트칼라 여성들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2천 위안짜리 화장품이 판매되었고, 이세탄의 유럽풍 건축 디자인과 7층 높이의 아트리움은 1990년대 상하이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한때 전성기를 누렸던 이세탄은 상하이와 톈진에 10개의 매장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중국 경제의 하락과 함께 이세탄도 경영의 어려움을 피할 수 없었다.

네티즌이 촬영한 영상에 따르면, 메이롱진 이세탄은 문을 닫기 몇 달 전부터 이미 손님이 거의 없는 상태였다. 과거 인기를 끌었던 일본 아이스크림 가게도 줄을 서는 사람들이 예전만큼 많지 않았다.

이세탄의 아시아 지점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등에도 있지만, 유독 중국에서만 잇따라 문을 닫고 있다. 선양 지점이 문을 닫았고, 2022년 말에는 청두 지점도 폐점했으며, 이어 상하이 이세탄도 문을 닫았다.

일본 백화점이 어려움을 겪는 것은 상하이 이세탄이 처음이 아니다. 타카시마야도 2019년에 상하이 플래그십 스토어의 문을 닫았다.

일본계 백화점은 부유층과 중산층을 주요 고객으로 삼는다. 그러나 오늘날 중국의 중산층 소비자들은 가성비 높은 제품을 선호하고 있다. 일본 브랜드의 품질과 서비스는 과거 중산층이 가장 신뢰하던 가치였으나, 이제 중국 내 중산층들은 천 위안을 지출하는 것도 주저하고 있다.

지난해 시세이도, 카오, P&G, SK-II와 같은 일본 화장품 브랜드들의 중국 시장 실적은 매우 부진했다. 카오는 연간 순이익이 49% 감소했고, P&G와 SK-II의 중화권 매출은 34% 감소하는 등 대부분의 화장품 브랜드들이 타격을 받았다.

이세탄이 문을 닫은 후, 이세탄이 위치했던 상하이 메이롱진 플라자도 폐업을 선언했다. 통계에 따르면, 2022년 최소 35개의 백화점이 문을 닫았다.

유나이티드 리테일 리서치센터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때 유명했던 태평양 백화점, 이온, 파크슨 등 전국 21개의 백화점이 지난해 폐점했다.

한때 상하이의 금융타운에 위치한 오성급 호텔의 인기 레스토랑도 현재는 인적이 끊겼다. 이는 금융 종사자들의 고임금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도시의 요식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상하이와 베이징과 같은 도시는 생활비와 고용 압박이 높은 가운데 소비 하락을 겪으면서 음식, 오락, 관광 등의 소비도 감소하는 추세다.

현직 변호사라고 자신을 소개한 웨이보 네티즌 '워킹 우링링'은 상하이 출장을 다녀온 후 상하이가 더 이상 번영하지 않고 쇠퇴의 모습이 두드러졌다고 언급했다.

그녀는 3~4년 전만 해도 상하이의 경제가 활발했고, 기업가들은 야심차고 열정적이었다고 회상했다. 당시 대부분의 변호사는 상장 거래, 인수합병 등을 처리했지만, 요즘은 파산이나 청산 업무를 주로 담당한다고 그녀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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