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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운명같은 미•중 격돌, 그러나 피할 길은 있다

신냉전 재발 방지를 다짐하며




미국 아메리칸 컨서버티브 지 지난 18,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특별보좌관이자 보수성향의 싱크탱크인 케이토 연구소 더그 밴도우(Doug Bandow) 선임연구원의 최신 컬럼을 게재했다.

 

이 칼럼에서 밴도우 연구원은 지난 4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선전포고와도 같은 중국과의 신냉전에 관한 연설을 인용하며, 미국이 아닌 중국의 입장에서 펜스 부통령의 대중국비난을 반박하고 있다. 특히 과거 미국의 대중국 문호개방의 시작은 오로지 실리추구였다는 점을 꼬집으며, 결국 미•중 모두 자국의 이익을 위한 불가피한 충돌의 역사가 반복되는 것을 경고하며, 실패한 외교 뒤 대화의 부재를 지적했다.

 

또한 경제자유화가 이루어지면 자연스레 정치민주화를 이룰 것으로 기대했던 미국의 희망을 부숴버린 공산 전체주의 중국을 부각시키기 위해, 중공이라는 명칭을 일부러 사용했던 펜스 부통령과 마찬가지로, 밴도우 박사 역시 시진핑이 집권하자 서구기업들을 외교도구로 삼고 중국기업과의 무차별적인 인수합병 및 산업스파이를 통한 강탈에 가까운 첨단과학기술력의 확보로 키운 군사력 팽창과 반자유주의적 정책들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현재 트럼프 행정부가 진행 중인 공공부문의 대중국 경제제재가 중국 공산당의 실질적인 정책변화를 이루어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민간부문에서의 개혁개방 시도, 즉 중국인 스스로가 만리방화벽을 걷어치워 버리도록 독려함으로써, 시정권의 대인민 정보폐쇄 시도를 무력화시킬 것을 촉구하고 있다. 또한 중공의 무력시위에 대비해서도 미군의 전력 투입이 아닌 주변 국가들과의 유기적 협력을 통한 중공 견제를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펜스 부통령의 허드슨 연구소 방문 기념 연설문은 이춘근의 국제정치 60회와 뱅모의 세뇌탈출 등에서 자세하게 살펴볼 수 있다


다음은 밴도우 박사의 칼럼 전문이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격렬한 중공 무역전쟁의 주도권은 확실히 미국에게 있다. 중공의 남중국해를 향한 영토 야욕과 대만 처리 문제를 두고 대립하는 과정에서도 그렇다.

 

신냉전(The Next Cold War)에 대한 논의가 증폭되고 있는데, 이번에는 그 상대가 중국이다. 생각만해도 무시무시하다. 물론 무슨 일이 있어도 미국이 이길 수 밖에 없다그러나 장기간의 경제적•정치적 갈등은 막대한 비용이 들 뿐 아니라 군사적 충돌까지 빚을 수 있다. 

 

지금까지 미•중 관계는 결코 순탄한 적이 없었다. 최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중국 굴기에 관해 연설하면서, 미국은 과거 청나라 말기, 제국으로서의 중국이 지닌 약점을 이용해서 그 어떤 이득도 취한 적이 없었음을 주장하며, 이러한 우여곡절 속에서 미•중 관계 초기 미국의 역할을 새삼 되새겨 주었다.

 

사실, 그 유명한 "문호개방(Open Door)" 정책은 미국 무역업자들의 이익을 노린 것일 뿐, 중국의 주권을 존중해주겠다는 의도는 없었다. 심지어 외국인과 외세를 비호해주던 중국 황실을 겨냥해 일어났던 의화단 운동(the Boxer Rebellion)을 진압하는데 미군이 도움을 주었던 것도 사실이다.

 

공산혁명으로 인해 어떠한 인도주의적인 민주개혁의 희망도 모두 박살나 버렸지만, 그럼에도 워싱턴이 중공과의 대화를 거절한 것은 어리석은 짓이었다. 만약 미국과 중공이 1950년 직접 접촉을 가졌더라면, 한반도를 두고 벌어진 양국의 격돌을 피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미국이 북한으로 밀고 올라가던 도중 멈춰 서서 서쪽의 평양에서 동쪽의 원산을 잇는 휴전선을 그었더라면, 중공군의 개입과 그 후 2년 반이나 더 지속된 전쟁을 피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모택동의 유혈 급진주의와 기괴한 대중 협박은 미국과의 대화를 어렵게 만들었다. 중공이 핵무기를 개발하자, 케네디와 존슨 행정부에서는 심지어 예방전쟁을 고려할 정도였다. 그러나 리처드 닉슨은 중공을 소련에 대항할 파트너로 삼으며 노선을 수정했다. 모택동이 사망하자 양국간 관계 정상화가 이루어졌다.

 

미국이 품었던 야무진 희망은 바로 중국에 경제자유화가 이루어지면 정치민주화가 그 뒤를 이으리라는 것이었다. 이는 한때 실현 가능해 보이기도 했었다. 비록 천안문 광장에서 벌어진 살육으로 중국 공산당 통제가 공고해지긴 했지만, 보다 자유주의적인 시각을 고취시킬 여지는 남아있었다. 그러나 그러한 희망은 시주석의 집권과 더불어 끝장났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최근, 이전 행정부들이 "중국 내부에서 고전적 자유주의 원칙, 사유재산, 종교의 자유 및 모든 종족들의 인권에 대한 새로운 존경심을 지니고, 경제 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모든 형태의 자유가 확산되리라는 희망을 품었었다. 그러나 그러한 희망은 실현되지 못한 채 사라져 버렸다." 는 사실에 주목했다.

 

그야말로, 시주석의 통치는 극적인 반전을 가져왔다. 중공은 전체주의적 과거로 회귀하는 것으로 보인다.

 

시주석은 대통령의 임기를 없애버렸다. 그의 "생각"은 이제 헌법 속에 확실히 자리하고 있다. 그는 자신보다 앞서 집권했던 전임자들을 투옥시키지 않는다는 불문율을 파기해버렸으며, 앞으로는 그 누구라도 자진 사퇴할 수 없도록 만들어 버렸다.

 

부패와의 전쟁은 편리하게도 시주석의 내부 정적들을 타깃으로 삼았다. 그는 서구 사상을 악마로 묘사하여 진보 단체들을 탄압하고, 외국 학자들과의 학문교류를 규제하며, 민간기업체 내부에 공산당 조직을 심어두고, 인터넷 통제를 강화했다.

 

시진핑 행정부는 정부가 정한 행동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개인의 자유와 이동을 제한하는 "사회신용(social credit)" 시스템을 만들어내고 있다. 종교의 자유는 현재 전방위에서 포위공격 당하고 있다. 시정권은 신장 자치지구 내에 강제 수용소를 세워, 수많은 위그루인들을 죽여 없애는 대신 재교육시키는데 집중하고 있다.

 

그러는 동안, 경제개혁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시주석의 약속은 이루어지지 못한 채 폐기되었다.

 

비록 이 모든 일들이 매우 실망스러우며 심지어 낙심케 만드는 것들이긴 하지만, 그 어떤 것도 미국에 위협이 되지는 못한다. 그러나 그 어느 부분에도 중국의 변혁을 위해 워싱턴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중국에 가해지는 여러 경제제재들은 시정권으로 하여금 자신의 정치적 목적에 필수적이라고 여기는 정책들을 재고해보도록 설득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전세계적으로 민간 주체들이 앞장 서서 중국인들, 특히 중국 젊은이들로 하여금 더욱더 많은 정보에 접근하게 만들 수 있다. 나는 꾸준히 중국 대학생들과 대화하면서, 그들이 민족주의적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유를 희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들 가운데 부활한 모택동의 지배를 받고 싶어하는 학생들은 거의 없다. 특별히 그들에게 있어 "만리방화벽"을 뚫어 없애버리는 것은 사적, 공적 의무가 되어야 한다.

 

게다가 베이징을 향해 쏟아지는 경제적 불만은 차고 넘친다. 무역손실이 문제가 아니다. 진짜 문제는 민간부문 거래를 총체적으로 아우르는 회계조작이다. (수입품에 지불되는 돈이 손실로 간주되어서도 안 되겠지만, 물품 배송과 서비스는 투자개념이므로 수익으로 간주되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중공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서구의 상대적으로 더 큰 경제자유를 이용해 먹고 있다.

 

펜스 부통령의 항의

 

"현재 중국 정부는 많은 미국 기업들에게 중국에서 사업하려면 기업 비밀을 내놓으라고 윽박지르고 있다. 또한 베이징은 혁신적인 미국 기업들의 창작물을 획득하기 위해 기업 인수합병을 조정•후원하고 있다. 그중 가장 악질적인 것은 중국 첩보기관들이 최첨단 군사용 블루프린트를 포함한 미국의 과학기술 전체에 대한 도둑질을 진두 지휘해왔다는 사실이다. "

 

그러나 그런 도둑질을 빼면, 잘못은 대체로 서구사회에 있다. 미국 및 다른 외국기업들은  중국을 풍요로운 신시장으로 여겨서 중국시장으로 접근하는데 지나치게 비싼 대가를 부담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수많은 미국 대기업들이 중공에 대한 흥미를 잃게 되면서 그런 상황이 바뀌고 있다.

 

미국 정부는 중국 내부에서 자유라는 가치가 악화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고 중국의 대북 투자를 고려해보아야 한다. 예를 들어, 중화 인민공화국은 자국을 소개하는 해외 웹사이트에서조차 대만을 중국의 일개 행정지구로 치부한다. 이처럼 외국인 기업들을 외교수단으로 이용해 먹고자 하는 중국 정부의 시도는 중국이 지닌 기업소유권으로부터 생기는 온갖 새로운 위험성을 보여주고 있다. 스파이 행위는 여하한 경우에라도 반드시 막아야 한다.

 

가장 심각한 것은 해외에서 보이고 있는, 갈수록 공격적인 중국 정부의 태세이다. 중국은 여전히 대만을, 중공으로 복속시킬 대상으로 인식하고, 홍콩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등 20개 이상의 국가들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홍콩의 경우, 미국 정부로서는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중공의 침략적 공격성과 권위주의에 대해 저 유명한 "한밤중의 화재 경보 (노예제 문제를 정치 쟁점화시키기 위해 토머스 제퍼슨이 했던 말)" 를 울려야 한다.

 

대만 문제에 있어서, 미국이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정책은 국가로 승인할 것인지에 관한 말다툼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 것이다.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해주기 위해 계속해서 대만에 무기를 팔면서도 결국 미국 정부는 대만 공화국을 인정해주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에 그치지 않고 펜스 부통령은 더욱 더 격렬한 비난을 중국에 쏟아냈다.

 

"중국은 현재 나머지 아시아국가 전체의 국방비에 맞먹는 액수를 국방비로 지출하고 있으며, 중국 정부는 육해공 및 우주공간에서 미국의 군사적 이점을 약화시키는 능력배양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 중국이 원하는 것은 다름아닌 미합중국을 서태평양으로부터 밀어내고,우리로 하여금 우리의 동맹들을 도와주러 들어오지 못하게 막고 싶은 것이다. "

 

이는 사실이지만, 전혀 놀라운 일은 아니다. 실상, 이는 미국의 행태라고 말할 수 있다. 미국 정부는 잠재적 적들보다 훨씬 더 막대한 국방비를 지출하고 있다. 그러한 지출은 자국 국방을 위한 것이 아니라 중국 국경을 포함한 지구 전체에서 군림하기 위한 것이다. 중국 정부의 대응은 단지 이치에 맞을 뿐이다. 미국의 실력행사로부터 스스로를 지키려는 것이다.

 

미국은 항해의 자유와 동맹국들의 독립에 합법적인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 그러나 신흥 강대국 중국이 미국 정부의 기분 나쁜 지시에 고분고분 따르며 심지어 굴종적인 자세를 취할 것이라 기대할 수는 없다. 더욱이 미국 정부가 모든 연정에 대비해 지구촌 구석구석에서 군림할 자격은 없다.

 

중국으로서는 미국에 대들기 위해 12척이나 되는 항공모함이 필요하지 않다. 단지 미사일이나 잠수함으로 미 항공모함들을 수장시킬 능력만으로도 충분하다. 이미 연간 1조 달러에 달하는 적자에 더해서, 재정지원 혜택이 늘어남에 따라 국방비가 늘어날 공산이 높기 때문에, 재정문제는 중공에 대한 미국의 군사대응을 제약할 것이다.

 

국방의존도가 100%에 이르는 어느 지역을 무장한 미군이 보호해주지 말고, 미국 정부는 안보책임을 다른 나라에 전가해야 한다. 인도가 점차 동남아시아에 깊숙이 개입해 들어가고 있다. 일본도 2차 세계대전 이후의 국방력 규제에 적응해나가고 있다. 베트남 역시 중국 정부에 반대하는 우방을 찾아 다니고 있다. 또한 남북한 화해무드는 한반도에 대한 중공의 영향력을 감소시킬 것이다.

 

중공은 미국에게 심각한 도전장을 내밀 것 같다. 그러나 중국의 미래는 보장되어 있지 않다. 혈기왕성한 젊음을 맛보기도 전에 늙어버릴지 모른다. 시주석은 정상에 올라서는 것과 동시에 천길 낭떠러지의 가장자리로 내몰리고, 중국 공산당 또한 세계 슈퍼파워로 등극해 보기도 전에, 줄줄이 늘어선 국내 저항세력에 굴복하게 될 수도 있다. 미국식 민주주의가 비록 엉망진창이긴 하지만, 우리 미국은 아직 탄력있고 유연하며 명분까지 있다.

 

이는 미국 정부가 중공을 다룰 때 인내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 적국으로서 중국을 상대하는 것은 그들을 하나로 똘똘 뭉치게 만들어버릴 위험이 있다. 게다가 현시점에서 중국 정부는 과거 소련에 비해 이념적 야망이나 군사 역량이 부족하다; 미국은 더 이상 과거처럼 악의 축들과 장기적인 소모전을 벌이느라 바쁘지 않다. 모든 것을 감안할 때, 미국과 중국이 대립 관계가 아닌 협력관계를 유지해 나갈 수만 있다면, 21세기는 훨씬 더 잘 될 것이다.

 

현대 중국은 이제 거대한 성공작이다. 수백만의 사람들이 빈곤에서 벗어나 더욱 만족스럽고 자유로운 삶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중공의 발전은 미완으로 남고 불안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미래가 풍요롭고 자유로우며, 가장 중요하게는 평안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번역 : 글로벌디펜스뉴스 외신번역기자 이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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