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이병권) 광전소재연구단 박민철 박사팀은 국방부와 협력을 통하여 2014년부터 최초로 국방부 전력지원(비무기)체계 연구개발비 4억 3천만원을 투자하여 '발칸 추적훈련 분석기'를 개발하였다고 밝혔다.
KIST는 민·군기술협력을 위해서 2010년 말 안보기술개발단(단장 김용환, 예비역 육군 준장)을 설립하고 2012년 1월 19일 국방부와 전력지원체계 연구개발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하였으며, 2013년 말에 군과 발칸 훈련기 개발 계약을 맺었다. 그 동안 민간의 우수한 아이디어나 기술들이 존재하였으나, 군은 이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 KIST의 우수한 기술들이 국방력 강화에 접목되지 못하였다. KIST 안보기술개발단의 다양한 활동은 KIST의 우수한 기술들이 군에 접목될 수 있도록 '전력지원체계 연구개발 제도'가 신설되는데 산파 역할을 했다고 방산계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전쟁 발발 시, 우리 영공을 침범한 적군 항공기에 우리 군은 대공 유도탄과 대공포로 대응하게 되는데, 그 중 20mm 발칸포는 1분당 수천 발씩 발사하게 된다. 따라서 백발백중의 발칸포 사격능력을 훈련, 유지하는 것은 적기를 초기에 제압하여 국민과 아군을 보호함은 물론 실탄 사격비용 절감을 위해서도 요구되는 사항이다.
기존 훈련 및 평가방법은 발칸포 사수가 이동하는 모의표적을 따라가며 발칸포를 겨냥하면, 포탑에 함께 탑승한 훈련교관이 원통형 반사경(하프 미러)을 통해 사수가 표적을 제대로 겨냥했는지를 육안으로 측정하여 주관적으로 채점과 합격여부를 판정하는 시스템이었다. 이러한 시스템은 훈련 교관의 주관성이 개입되어 판정결과의 신뢰성이 미흡하였고, 사수 1명당 교관 1명이 밀착하여 감독, 평가하는 방식으로 많은 교관인력이 소요되었다.
이에 비하여 이번에 개발된 '발칸 추적훈련 분석기'는 이러한 단점을 ‘과학적으로’ 대폭 개선하였다. KIST 연구진이 개발한 시스템은 1.5m 높이에서 떨어뜨려도 깨지지 않도록 개발한 마운트 내부에 카메라를 장착하여 사수의 추적훈련 결과를 실시간으로 촬영하여 교관의 통제기(노트북 컴퓨터)로 전송한다. 교관은 통제기에서 사수 4명의 추적훈련 영상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추적훈련 결과분석 기능을 실행하면 사수가 조준하는 조준원과 표적과의 오차 거리를 계산하여 사격점수를 산정, 훈련 등급과 시간대별 훈련수준 그래프를 제공해 줄 뿐만 아니라 녹화된 훈련 동영상을 지원해 주기 때문에 시각적인 사후 강평도 가능하게 되었다.
교관은 노트북 컴퓨터로 사수 4명의 사격결과를 실시간으로 전송 받아 종전의 1:1 훈련감독 방식에 비하여 교관 인력운용의 효율성도 개선하였다. 무엇보다 표준화된 과학적 측정 및 평가방식을 도입하여 훈련결과의 신뢰도가 확보되었고 훈련결과는 DB로 저장되어 각종 통계 및 분석 tool을 통한 사수의 특성파악, 취약점 개선에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번 연구에는 영상탐지(센서)기술, 통신기술, 광학장비기술, 그리고 이들 요소를 통합, 운영하는 SW 기술이 망라되었다. 공공기술을 국방 전력지원체계 분야에 적용, 과학화를 이루어낸 최초의 연구 성과사례로서 군의 자동화 요구를 충족시키면서, 동시에 병사들이 보다 안전하고 정확한 훈련을 할 수 있게 하므로 아군의 전력을 대폭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처음에는 창공에서만 적기를 식별할 수 있었던 것을 점차 녹음이 우거진 여름철 숲과 단풍이 물든 가을철 숲, 눈 쌓인 겨울철 야산 등에서도 배경과 표적 식별이 가능한 전천후 훈련평가 시스템을 구축하게 되었다. 향후에는 더욱 기술적 개량을 거쳐 야간사격 훈련, 무선통신을 이용한 데이터 전송 등도 고려하고 있다고 KIST 관계자는 밝혔다.
KIST가 개발한 '발칸 추적훈련 분석기'는 2015년 여름, 국방기술품질원이 주관한 개발시험평가를 통과 후, 곧바로 전방과 후방의 6개 방공부대에서 6개월 간의 하계, 동계 등 3계절 야전 운용시험평가에서 최종 합격판정을 받은 뒤, 육군본부의 '군사용 적합판정 및 부대 배치계획 심의'에서 야전부대에 실전 배치하도록 의결되었다. 이는 이번 연구개발의 기술적 완성도에 합격점을 준 것뿐 아니라, 우리 군이 실제 야전에서도 이를 즉시 도입, 활용하겠다는 의사를 육군본부 차원에서 의결한 것으로 의미가 있다.
한편, 6월 10일 육군방공학교에서 열린 이번 연구개발사업 종결식에서는 KIST 연구책임자인 박민철 박사가 육군참모총장의 감사장을 받았다. 이번 '발칸 추적훈련 분석기' 연구개발 성공은 기술적 의미 외에도 국방 과학기술 진흥 차원의 정책적 의미도 포함하고 있다.
KIST는 2010년부터 비무기체계의 연구개발 필요성을 파악하고 전담조직을 설치하여 민군 기술협력을 추진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국책 연구기관과 국방기관이 협력하여 국방력을 증강시키는 시스템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 이번 연구개발 성공사례는 미래 민군 기술협력의 출발점으로, KIST를 비롯한 국책 연구기관들이 이미 수행 중이거나 계획 중인 민군 기술협력사업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