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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개혁 기본계획 2014-2030’에 대한 전략적 고찰

‘국방개혁 기본계획 2014-2030과 2012-2030’ 요점정리 및 문제점 지적

 


                                                                                                                                                                                           박정수 전 한미연합사 대항군사령관

                                                                   


국방부는 2006년 12월 노무현정부에서 국회를 통과한 ‘국방개혁 기본법’에 따라, 국방개혁 기본계획을 2~3년마다 수정, 보완해오고 있다. 지난 3월 6일 발표한 ‘국방개혁 기본계획 2014-2030’은 박근혜정부 들어선 후 처음 발표한 것이다. 그 내용은 이미 언론을 통해서 소개되었기 때문에 여기서는 요점만 간략히 지적하고, 전략적인 측면에서 고찰하기로 한다.


1. ‘국방개혁 기본계획 2014-2030과 2012-2030’의 요점

가. 이명박정부에서 발표한 ‘국방개혁 기본계획 2012-2030’과 군사전략의 차이는 ‘적극적 억제와 공세적 방위’를 ‘능동적 억제와 공세적 방위’로 수정, 북한의 핵·WMD 사용에 대비한 선제적 대응개념을 포함하고 있다.

나. 지휘구조는 합동성을 강화하기 위하여 합참에 2개 차장을 두어 군령과 작전지휘를 보좌하도록 하고, 합참 내에 미래사령부를 편성하여 전시작전권전환시 연합지휘역량을 강화하기로 하는 등, 합참의 개편을 추진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다. 지상군의 부대구조 개편은 군단중심의 작전수행체계를 조기에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 1,3야전군을 통합, 지상작전사령부를 창설하고 • 상비병력 수준은 63만 3천에서 52반2천명으로 11만명이 감축하는 대신, 간부의 비율을 29.5%에서 42.5%로 증가, 부사관을 대폭 증가한다는 것이다. • 사단 소요는 31개 판단하였고 부대개편 완료시기를 2026년으로 정하였다.

라. 해, 공군 및 해병대의 병력수준은 변동이 없으며 이지스 구축함, 차기전투기(F-X) 등 첨단무기체계를 전력화 할 계획이다. •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Kill Chain 과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능력을 강화하기로 하였다. 

이상 언론에 보도된 ‘국방개혁 기본계획 2014-2030’의 핵심내용을 요약하였다. 군단중심의 작전수행체계는 무기체계의 현대화, 협소한 한국작전전구, 작전효율성 등을 고려할 때 적절한 개편방향으로 사료된다. 육군상비병력의 감축도 군복무기간의 단축과 가용자원의 감소로 볼 때 불가피한 사정이 이해되며 무기체계의 현대화로 보완하여야 될 것이다. 그러나 전략적인 측면에서 근본적인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2. 급변하는 지역안보환경 

먼저 지역 내 안보환경부터 살펴보기로 한다.

가. 북한 김정은정권은 지금 이 순간에도 핵무기 정교화 및 소형화와 미사일전력 증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핵탄두 작전배치가 완료된 것으로 평가하고 대비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더욱이 김정은의 폭압정치와 내부의 불안은 급변사태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으며, 그 어느 때 보다도 호전적으로 군사적 도발을 계속하고 있다. 

나. 미국은 2012년 초, 전략의 지리적 중점을 아시아-태평양지역으로 전환한다는 ‘신전략지침’을 발표하였다. 전통적으로 미국은 전략의 중점을 유럽과 중동지역에 우선해왔다. 그러나 지리적 우선순위가 아시아-태평양지역으로 전환된 것은 중국의 굴기와 팽창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이 지역에서 중국의 급속한 성장과 군사력 증강을 기반으로 한 패권추구는 서태평양에서 미국의 해양 패권적 지위와 충돌하기 때문이다. 

다. 중국은 역사적으로 분열과 통일을 거듭하면서 중원을 통일하면 팽창정책으로 나갔다. 모택동의 대륙통일 후, 등소평 시대의 경제발전을 바탕으로 중국은 국가의 안보전략을 인민전쟁전략에서 적극방어전략으로 전환, 서태평양으로의 팽창정책을 추구하고 있다. 본래 중국은 대륙지향전략 국가로서 해군의 임무는 연안방어였다. 

그러나 국가전략의 전환과 경제성장을 배경으로 1980년대 초, 당시 해군사령관 Liu Huaqing 제독은 지상군중심의 전략을 극복하고 대양해군 건설을 추진하였다. 그의 단계별 해군건설 계획은 2010년까지 제1도련선을 통제하고, 2020까지 제2도련선 방어능력을 갖추며, 2040년까지 세계적인 대양해군력을 완성한다는 것이다. ‘제1도련선’은 한반도-일본 규슈-대만-필리핀-말레이시아-베트남을 잇는 선이고, ‘제 2 도련선’은 제1도련선 외곽의 사이판-괌-인도네시아를 잇는 선으로 인식되고 있다. 

중국은 우선적으로 ‘제1도련선’ 안에서 미국에 대한 'A2/AD (anti-access/area denial)'에 역점을 두고 있다. 여기서 한반도는 자기들의 내해에 있는 것으로 취급하는 것이다. 이미 67,500톤의 항공모함 ‘랴오닝’호가 작전 중에 있으며, 미 항모를 잠정표적으로 하는 장거리 대함 미사일을 배치하는 등, 해군력증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라. 미국의 대중국 전략은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기존 동맹국들과 관계강화는 물론, 지역 내 부상하는 협력대상국과 협력네트워크를 확장하며, 특히 인도와의 장기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켜, 중국의 지역패권에 대응하는 집단적 능력과 역량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2012년 6월 Panetta 장관은 ‘제11차아시안안보회의’에서 현재 태평양과 대서양에 50:50으로 배치되어있는 미 해군력을 2020년까지 60:40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하였다. 이는 태평양지역에 5~6개의 항모전단과 순양함, 구축함 및 잠수함의 주력이 배치된다는 의미이다.

마. 중국의 해군력 증강과 서태평양으로의 통제력 확장은 미국이 유지해온 해양통제력과 필연적으로 충돌할 수밖에 없다. 미국이 지리적 중점을 아시아-태평양지역으로 전환하는 것은 중국에 대한 경고이며 동시에 미국의 세계전략 안에 들어오도록 협력을 제의하고 있는 것이다. 미, 중, 양대 핵보유국은 전면전으로의 확전은 서로 피하겠지만, 해상에서의 국지적 충돌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결국은 힘의 우열을 통해서 양국은 타협점을 찾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은 그 과정에서 결정적인 국익이 침해받을 수 있다. 

이러한 안보구도 하에서 한국은 양대 세력 간에 분명한 선택을 강요받을 것이다. 한미동맹을 대북억지에만 묶어두고 미, 중 간에 애매한 태도로 남을 수는 없을 것이다. 미국을 중심에 둔 동북아의 한․미․일 삼각 안보체제, 비율빈, 태국, 호주로 이어지는 미동맹의 강화와,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 협력국가들로 연결되는 대중국 안보협력 망에 동참할 것인가, 가까운 장래에 결정해야할 상황이 올 것이다. 

바. 한편 미-일 관계와 일본의 군사적 부상도 동북아지역 안보환경에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전략적 관계는 아미티지보고서로 요약될 수 있다. 동 보고서는 부시행정부의 국무부 부장관이었던 리차드 아미티지와 조셉 나이 하버드대 교수가 공동의장을 맡고 미국의 연구소, 대학 등 에서 아시아 전문가 16명이 참여하여 의견을 모운 대 아시아 종합정책보고서이다.

제1차보고서는 미국의 안보전략에 있어서 아시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미-일 동맹을 미국과 영국의 특수 관계 수준으로 격상하여 미국의 아시아 개입에 버팀목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동맹의 강화를 위해 정치, 안보, 오끼나와 문제, 정보 및 경제 전반에 걸쳐 협력을 강화하기위한 구체적인 조치들을 제시하였다. 이 보고서는 부시행정부 대일정책의 청사진이 되어 실행되었다. 

2007년에 발표된 제2차보고서에서는 제1차보고서를 기반으로 강화된 미-일동맹이 2020년에 이르기까지 미국의 역할을 제시하고 있다. 아시아는 미국의 번영과 국익에 매우 중요하므로 미국의 계속적인 개입과 관리를 위해 집중적인 관심이 필요하며, 미국 단독으로 이를 추구할 수 없기 때문에 일본과의 동맹을 강화하여 미-일동맹이 아시아를 관리 및 선도하는데 중심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헌법 및 법률 개정을 비롯한 일본의 정치적인 ‘보통국가’화와 군사력증강 및 현대화를 촉구하며 미국은 일본에게 긴밀한 정보협력과 C4ISR를 비롯한 미국이 보유한 최신예 무기체계와 방위기술을 우선적으로 제공하고 해당 군 간의 구체적이고 긴밀한 협력을 통하여 일본군의 합동작전능력을 지원토록 제시하고 있다. 

사. 미-일동맹관계는 미국의 대 아시아 안보정책을 분석, 전망하고 한미관계를 비롯한 한국의 안보정책을 수립하는데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이 되어야 한다. 일본은 안보문제뿐만 아니라 경제, 문화관계에 있어서 우리의 중요한 이웃이다. 역사문제와 독도문제를 비롯한 최근의 한-일간 문제를 뛰어넘어 한,미,일 삼각동맹관계의 발전을 통한 공통의 안보와 번영을 추구하는데 한일협력관계의 재정립은 우리가 풀어야 할 과제다. 우리는 어떤 경우든 미국이 한, 일간에 택일해야 되는 상황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아. 중국은 최근 박근혜정부가 들어선 후 양국 정상 간의 친분이 우호적인 관계 유지에 도움이 되고 있다. 경제적으로도 우리의 제1의 교역국이다. 그러나 경제는 안보문제에 우선할 수 없으며, 중국의 국가전략이 바뀐 것도 아니다. 지난번 북한의 천안함폭침 도발시 중국이 취한 북한옹호, 한국견제 입장에서 보듯이, 어떤 경제적 유대나 친분도 지정학적 문제를 뛰어 넘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 국방대학의 Zhen Zehao 교수는 “이지역이 ‘따뜻한 경제관계와 냉랭한 정치(warm economic relations with cold politics)’라는 씨나리오로 인도되면서 새로운 군비경쟁의 장이 열리는 상황이 시작되었다.”고 논평하였다.

분명한 것은 중국은 우리와 이념과 가치를 달리하는 공산주의 국가다. 그리고 우리의 통일추구에 있어서 가장 걸림돌이 될 국가다. 중국은 7천만 인구의 강력한 자유민주주의 통일한국과 국경을 접하기를 원치 않는다. 한국은 중국의 팽창정책의 희생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 미국이 리드하는 한미일 삼각동맹관계 구조 하에 중국에 대응하는 우리의 안보전략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3. ‘국방개혁 기본계획 2014-2030’의 문제점

이러한 안보환경을 고려하여 전략적인 측면에서 ‘국방개혁 기본계획 2014-2030’의 문제점을 짚어 보고자 한다.

첫째, 상술한 지역안보환경 속에서 진정한 독립을 유지하며 국익을 지킬 수 있는 유리한 전략환경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는 협상력, 즉 힘을 가져야 한다. 전략에는 묘수가 없다. Clausewitz가 말한 대로 최상의 전략은 스스로 강해야 한다. 한국이 구한말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힘, 특히 상당한 규모의 해, 공군력 강화가 절실하다. 

둘째, 북한의 핵에 대한 ‘능동적 억제’라는 개념이 모호하다. 북한은 이미 핵을 보유하고 있다. 핵무기에 대한 억지는 보복/응징과 거부, 2가지 형태가 있다. 보복/응징은 공격을 받으면 즉각 핵으로 응징 보복할 수 있는 second strike 능력을 보유, 상호 억지하는 전략으로 모든 핵보유국이 이 전략을 선택하고 있다. 거부는 공격을 무력화 시킬 수 있는 방어 및 정보체계를 갖춤으로서, 공격을 포기하게 하는 전략이다. 

그러나 거부전략의 경우 방어(MD), 탐지 및 파괴(kill chain)는 아무리 기술이 높아도 완벽할 수가 없다. 때문에 모든 국가들이 핵에 대한 억제를 핵보유를 통해 억지력을 가지는 것이다. 더욱이 한반도와 같은 좁은 전구에서 핵을 방어하고 사전탐지, 파괴한다는 것은 너무나 위험성이 높기 때문에 적절한 억지수단이 될 수 없다. 

핵전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위협이 사전에 상대에게 알려져야 하고, 위협은 실제 사용능력과 도덕적 의지에 대한 신뢰성을 가져야 한다. 북한은 3차의 핵실험과 핵전쟁, 불바다, 운운하면서 능력과 사용의지를 천명해 왔기 때문에 핵전략의 모든 조건을 갖추었다고 보아야한다. 한국의 사활이 걸린 핵 억지전략은 국민들에 대한 lip service에 그쳐서는 안 된다. 


셋째, 우리의 국가목표인 자유통일을 지원할 수 있는 군사능력이 미흡하다. 정부는 ‘통일 대박론’을 주장하고 있다.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 군은 북한지역을 접수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해야 한다. 그것도 시급히 준비해야 한다. 상비 병력의 감축이 불가피 하다면, 준 현역에 가까운 새로운 개념의 예비군을 편성(예: 미국의 주방위군 및 예비군), 유사시 군의 임무를 보완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또한 제3국의 개입을 저지하기위해서 북한전지역에 신속히 군을 전개할 수 있는 수단도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자유통일을 위해서는 우선 북한의 핵을 억지 또는 무력화하고, 전면전을 포함한 북한의 군사도발을 억지해야 한다. 그러나 억지에 실패, 도발로 이어지거나 급변사태발생 시는 통일로 이어질 수 있는 북한접수능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국방개혁은 한마디로 ‘자유통일을 실현할 수 있는 능력 확보’라 해도과장은 아닐 것이다. 

넷째, 국방비 증가에 따른 재원확보가 어렵다는 것이 문제다. 방위력 증강은 상당한 국방비가 필요하다. 위에서 논의된 추가적인 전력증강을 제외하고라도 2013년 국방부는 ‘2014~2018 국방중기계획’에 5년간 214조 5천억원이 소요된다고 보고하였다. 이는 국방비가 년 평균 7.2% 증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2014년 방위력개선비는 전년대비 3.9%에 그쳤다. 복지우선 국가경제 운영방향을 고려할 때, 국방부가 요구하는 수준의 국방비 확보는 사실상 어렵다는 것이다. 


4. 결언

결론적으로 ‘국방개혁 기본계획 2014-2030’은 군사전략을 ‘자유통일의 실현’과 ‘유리한 지역안보환경 조성’에 목표를 두고, 목표달성을 위한 부대구조, 전력건설, 자원배분, 등 전략개념을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한국의 현 안보상황은 위기상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부문제에 너무 집착하여 북한을 비롯한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지역의 급변하는 안보환경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안보와 자유통일을 위해서는 스스로 힘이 있어야 한다. 정부의 근원적인 인식 변화와 국민의 이해가 그 어느 때 보다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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