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위산업학회 채우석 회장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광폭 행보가 전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37년 만에 대만 총통과 통화를 하자, 중국이 즉각적으로 반발하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당선인은 트위터를 통해 “중국이 위안화 평가절하를 할 때 미국에 물어봤냐?”며 중국의 도전에 대해 강력한 경고를 하였다.
또 ‘남중국해에 군사기지를 만들면서 미국에 물어봤냐?’고 반응하는 등 중국의 도전에 불편한 심정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중국이 대북제재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지 않을 경우 중국 기업들을 제재하겠다고 밝히고 있는데, 중국은 ‘진퇴양난(進退兩難)’에 빠지게 되었다.
중국의 오른팔 격인 북한을 중국이 스스로 잘라내지 않는다면 미국이 중국 기업들뿐만 아니라 중국의 은행들까지 문을 닫게 하겠다고 압박을 하고 있는 상황인데, 중국이 북한을 제재하는 순간 북한이 중국을 향해 각종 미사일들을 발사할 수도 있기에 중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각종 미사일들의 사거리가 미국까지는 도달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중국 각 도시들을 타격을 할 수는 있는데, 중국은 미사일 방어망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기에 북한의 미사일을 고스란히 맞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또 북한의 미사일에 화학탄이라도 탑재된다면 중국도 치명적인 상처를 입을 수 있기에 중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면 중국 내 '부동산 거품' 터진다
‘중국이 어떤 결정을 하면서 미국에게 물어 본 적이 있는가?’라고 트럼프 당선인이 반문하는 것은 중국이 위안화 평가절하를 하면서 미국에 물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중국의 위안화를 원상태로 돌려놓을 수도 있다는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기간 동안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어 중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런 트럼프 당선인의 격한 반응에 놀란 애플사는 중국에서 생산하던 아이폰을 미국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미국 기업들의 탈중국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그렇다면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다면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1980년대 초 일본과 독일 등 신흥국들의 급부상으로 미국의 경제가 어려워지자, 1985년 미국 뉴욕의 플라자 호텔에서 G5 경제선진국(프랑스, 서독, 일본, 미국, 영국)의 재무장관들과 중앙은행총재들이 모여 환율에 관한 합의를 하였다. 이것이 그 유명한 ‘플라자 합의’이다.
미국은 ‘플라자 합의’를 통해서 엔화의 가치를 강제로 높였다. ‘플라자 합의’ 발표 다음날, 환율은 1달러에 235엔에서 약 20엔이 하락하였고, 1년 후에는 1달러에 120엔대로 떨어졌다. 그 여파로 일본은 ‘잃어버린 20년’으로 불리는 장기불황에 접어들게 되었다. 그 뒤, 일본의 경제는 2016년 현재까지도 활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순간 중국의 국부가 하루아침에 상당부분 사라지게 됨은 물론 그에 따라 연쇄적으로 부동산 거품이 한꺼번에 터질 수 있다. 중국 중앙정부 뿐만 아니라, 중국의 각 지자체까지 동시다발적으로 붕괴될 수 있는 것이다. 미국이나 일본은 부자가 된 상태에서 거품이 붕괴되었기에 회복할 수 있는 여력이 있었지만, 중국은 아직 가난한 상황이기에 거품이 터진다면 영원히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빠져들 수 있어 중국 정부가 느끼는 공포가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중국은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달러화를 시장에 내다팔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지만 미국의 선제공격을 중국이 제대로 방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중국, 국내 문제 해결하려고 주변국과 마찰 일으키자 ‘주변국들이 미국에 SOS’
중국이 이어도, 센카쿠열도, 남중국해에서 주변국들과 지속적으로 마찰을 빚고 있는 이유는 대규모 실업, 극심한 빈부격차, 경기침체, 환경오염 등으로 중국 내에서 각종 폭력시위가 급증하고 있기에 주변국들과 의도적으로 충돌함으로써 중국 내부의 결속을 도모하기 위함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중국의 횡포에 놀란 주변국들이 ‘친미정책’으로 급선회하면서 중국은 갑자기 숨이 막히는 상황에 봉착하게 되었다. 한국이 사드를 배치하고 중국 어선들의 불법어업에 대해서 기관총을 발사하는 등 강력하게 대처하고 있기에 시진핑 주석의 체면에 큰 손상이 간 상황이다.
일본도 F-35 및 경항모급 함정 도입, 이지스함 추가 건조 등 해군력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에 중국 해군이 단독으로 센카쿠 열도를 탈환할 수 없게 되었다. 또 베트남도 중국의 해상 군사기지를 겨냥하고 장거리 미사일을 배치하고 군함을 추가 건조하는 등 해군력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에 중국은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몰리게 되었다.
트럼프 시대, 한국은 항모전단 건설로 중국 봉쇄에 앞장서야
그렇다면 한국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한국형 항모전단의 건조를 통해 미국의 대중국 포위망에 적극적으로 가담할 필요가 있다. 한국 정부는 조선경기를 살린다며 약 7조 원에 달하는 금액을 함정 건조에 투입한다고 밝혔으나, 국가대전략을 가지고 항모전단을 건설하는 것이 아니라 노후 된 소형 함정들을 대체하는데 집중하고 있기에 중국 봉쇄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상황이다.
4만톤급 항모전단을 건설하면 중국 청도항에서 출발한 중국해군 함정들이 이어도 앞 바다를 통해 태평양으로 나가는 것을 봉쇄할 수 있게 된다. 중국해군은 미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도 벅찬 상황인데, 그들을 만나기 전에 한국 해군을 무력으로 제압해야 하니 여간 괴로운 것이 아니게 된다.
한국 항모전단을 제거하려고 공격하는 순간 한국군이 보유하고 있는 1,000여기가 넘는 각종 미사일들과 항공기들이 중국 도시들을 폭격하게 되니 한국 해군을 제압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게 된다. 또 한국군 뒤에는 주한미군이 있고, 주한미군 뒤에는 주일미군이 있기에 중국이 한국 해군의 항모전단을 공격할 가능성은 거의 0%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4만톤급 항모전단의 위력이 결코 만만치 않은 것이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게 되면 중국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역보복’을 한다고 겁을 주는 일 뿐인데, 중국이 한국에서 수입해 가는 제품의 약 70%가 미국으로 재수출 되는 상황에서 무역보복도 불가능하다. 또 한국에게 무역보복을 하는 순간 똑같은 이유로 미국이 중국에 대해서 무역보복을 하게 되므로 무역보복도 불가능하게 된다. 즉, 중국이 할 수 있는 일은 한국과 잘 지내기 위해서 미국보다 더 많은 당근을 주는 일 밖에는 없는 것이다.
한국형 항모전단 건설하면 조선업과 항공산업 동시에 발전
미국이나 일본은 자신들 대신 한국이 중국을 철저하게 막아주기에 우리 정부에 대한 의존도는 높아지게 된다. 우리 정부는 한국이 중국의 부상을 최전방에서 막아내고 있으니, 미국과 일본은 한국에게 많은 것을 양보하라고 요구하여 국익을 극대화시킬 필요가 있다.
우리 정부는 일본이 한국에게 안보차관을 제공하도록 미국에 압력을 행사하여 안보차관을 받아내고, 그 돈으로 국내 방위산업을 대대적으로 육성하는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 또 부족한 항공기술들은 미국산 항공기들을 국내에서 ‘면허생산’ 하는 방법을 통해 미국의 첨단 기술을 배우는 전략을 구사할 필요도 있다.
이런 전략은 이미 전두환 정권시절에 ‘공산세력의 남진’을 막아낸다며 전두환 전 대통령이 레이건 미 대통령에게 제안하여 상당부분 관철시킨 전례가 있기에 잘 연구하여 그대로 한 번 더 적용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항모전단 건설은 최첨단 기술력이 총집결되는 국가적 프로젝트이기에 대한민국 산업계 전반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함정건조 기술을 고도화 시킨 뒤에는 함정수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함정의 수명이 최소 30년인 것을 감안한다면 향후 30년간 국내 기업들이 부품을 수출할 수 있게 되므로 국내 조선기자재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게 된다.
단적인 예로, 현재 전 세계 상선용 레이더 시장은 일본 기업들이 싹쓸이를 하고 있는데, 우리 함정에 우리 기술로 개발된 레이더가 장착된다면 그런 실적을 바탕으로 상선용 레이더 시장도 우리 업체들이 진입할 수 있게 되므로 조선기자재 산업의 급성장을 가져올 수 있다.
항모전단 건설은 항공우주산업의 발전도 함께 가져온다. 엄청난 수의 함정이 건조되면 그 함정들에 탑재될 해상작전헬기는 우리 기술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 이미 국산 수리온 헬기를 해병대에서 28대를 주문해서 내년부터 전력화가 진행될 예정이고, 해경도 수리온 해상구조헬기를 주문한 상태이기에 해군작전헬기를 국산 수리온 기반으로 개발하여 항모전단에 배치한다면 추후 함정 수출 시에 해상작전헬기까지 패키지로 수출할 수 있게 된다. 또 각종 어뢰 및 미사일 시스템도 함께 판매가 가능하기에 항공모함 전단의 건설은 대한민국 국가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게 된다.
또 현재 개발이 진행 중인 KF-X를 함재기로 개발하여 항모전단에 배치한다면 KF-X 수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해상에서 원거리 작전이 많아지게 되면 모든 통신은 위성을 통해서 이루어지게 되므로 우주산업 발전도 함께 이룰 수 있게 된다.
항모전단 건설하면 제7광구 해저 원유도 지킨다
항모전단이 제주도 앞 바다에 버티고 있게 되면 제7광구에 대한 영유권 분쟁에서도 우리가 한층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 제주도 남방 제7광구의 해저자원을 발견하고 우리 영해로 선포하였지만, 개발할 자금과 기술이 없어서 개발을 포기하였다.
일본이 한국 정부를 각종 수단을 동원하여 압박한 뒤, ‘한일대륙붕협정’을 맺었는데 이 협정에는 양국의 합의가 있어야만 자원개발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이 조약은 2028년에 폐기가 될 예정인데, 그 뒤에는 제7광구의 해저자원에 대해서 어떻게 하겠다는 이야기가 없어서 한·일간에 치열한 영유권 분쟁이 예상되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중국은 아예 이 조약을 인정하지 않고 있어 제7 광구의 해저자원을 두고 한·중·일 간의 치열한 영유권 분쟁이 예고된 상태이다.
제2차 대전 당시 일본은 미국의 진주만을 공격하여 수많은 미국의 젊은이들을 수장시켰다. 따라서 미국은 일본을 믿지 않으며, 일본의 급부상을 반기지 않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부상을 막아줄 파트너가 없기에 어쩔 수 없이 일본의 군사력 팽창을 묵인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한국이 동북아시아의 중심국가로 성장하여 중국과 일본을 동시에 견제해줄 것을 여전히내심 바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승만·박정희·전두환·노태우정권 이후의 민주화 정권들은 자신들이 ‘민주화 세력’이라는 자부심에 들떠서 미국의 대전략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였고, 이 때문에 미국의 대전략에 편승하여 우리의 국익을 극대화시키지도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미국은 한국에 수 없이 러브콜을 보냈으나, 한국의 정치가 표류하고 있는 사이 마음이 급한 미국은 일본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형 항모전단의 건설은 국가 산업경쟁력을 한 단계 성장시키는 것을 물론 일본으로 기울어진 미국의 관심을 한국으로 되돌려 놓을 수 있는 핵심 수단인 것이다.
북한이 무너지고 있는 것은 기정사실이기에 조만간 통일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우리는 통일 이후를 감안하여 지금부터 중국과 일본을 동시에 견제할 수 있는 군사력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국방비를 대폭 증액하여 방위산업을 육성하면 ‘안보와 경제’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기에 국방비 증액은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보고 꾸준한 투자를 해야 할 것이다.
< 채우석 한국방위산업학회장 약력 >
- 1972년 육사 28기 졸업
- 1982년 미국 콜로라도주립대학교 경영학 석사학위 취득
- 1988년 미국 위스콘신대학교 경영학 박사학위 취득
- 2001년 준장 예편
주요 군경력
- 육군본부 관리측정장교, 비용분석장교, 전사편찬과장 역임
- 국방부 평가관리관실 지상장비평가과장, 획득개발국 획득 3과장, 획득기획과장
- 국방부연구개발관, 조달본부 외자부장, 조달본부 차장 역임
- 서울대, 한양대, 전경련 최고경영자과정 수료
- 성균관대, 고려대, 전북대, 건국대 초빙교수
- 현 한국방위산업학회장, 현 방산선진화포럼 회장
- 저서 “방위산업, 창조경제 현장을 가다.”(공저)
- 보국훈장 천수장 및 삼일장 수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