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큰 엔진은 얼마나 클까? 이 엔진은 어찌나 큰지, 미국 프로농구 선수이며 2미터가 넘는 거구로 유명했던 샤킬 오닐이 역시 거구인 코비 브라이언트를 어깨에 올린 채로 제트엔진 흡기 부분에 올라 서도 될 정도이다. GE항공 엔지니어들은 올해 드디어 세계에서 가장 큰 제트엔진 GE9X 1호기를 조립했다. 이후 미국 오하이오 주 피블스(Peebles)에 위치한 GE항공 제트엔진 테스트 센터에서 이 엔진을 시험대에 올렸다.

GE9X 제트엔진. 보잉 사에서는 차세대 여객기 777X 개발을 결정한 후 여기에 사용될 엔진 개발을 GE항공에 의뢰했다. (이미지 저작권: GE항공)

거대하고 혁신적이며 아름다운

새로 제작된 이 거대한 GE9X 제트엔진은 여러 기술 분야에서 혁신적 성과의 집결체이다. 전면 팬의 지름은 세계 기록인 3.35미터에 이른다. 또한 3D 프린팅 방식으로 제조한 연료 노즐, 경량과 초내열성이 특징인 세라믹 매트릭스 복합소재(CMC)를 광범위하게 사용한 부품을 채용했다.

흔히 3D 프린팅으로 알려진 적층 제조 기술을 활용한 결과, GE의 엔지니어들은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복잡한 내부 형태를 갖춘 부품을 설계할 수 있었다. “이 터널과 동굴(엔진 내부의 복잡한 형태를 비유)의 모습은 극비 사항입니다. 이 내부 구조에 의해, 어떻게 연료가 노즐을 통해 이동하고 연소실에서 분사되는지 결정됩니다.” GE항공 릭 케네디(Rick Kennedy) 대변인은 이렇게 설명한다.

CMC는 화씨 2,400도(섭씨 1,315도)의 고온에서도 문제 없이 작동하는 소재로, 제트엔진의 연소실과 터빈 내부에 사용된다. 이 덕분에 엔지니어들은 연료 소비와 배출 가스를 줄이면서도 엔진 내부를 고온으로 유지할 수 있다. “더 고온에서 운전될수록 엔진 효율은 더 좋아집니다.” 케네디의 말이다.

GE9X 엔진 앞쪽에는 4세대 탄소섬유 소재의 팬 블레이드가 16개 장착된다. 팬 블레이드는 11단계에 걸쳐 공기를 27:1로 압축하는 고압 압축기로 공기를 유입시킨다. 현재 운항 중인 어떤 상용 엔진들보다 높은 압축비를 자랑한다.

GE항공이 GE9X 엔진 전체를 가동시키는 것은 이번 테스트가 처음이지만, 개별 부품과 시스템에 대한 테스트는 지난 4년 동안 계속 진행해왔다. “GE9X에는 수많은 신기술이 적용되었기 때문에 우리는 기존과 확연히 다른 테스트 프로그램을 계획했습니다. 초기 테스트를 통해 설계와 제조에 대한 정보를 얻었기에 제품의 정의를 확정하고 엔진 전체 테스트를 최대한 앞당길 수 있었습니다.” GE9X 프로그램 리더인 척 잭슨(Chuck Jackson)은 이렇게 말한다.

GE9X는 10만 파운드(약 45.36톤)의 추력을 낼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참고로, 우주왕복선의 주 엔진이 37만 5,000파운드 약 170톤의 추력을 생성한다). 엄청난 수치이지만, 아쉽게도 이 분야의 세계 기록은 GE9X 엔진의 전작으로 12만 7,500파운드 즉 대략 57.8톤의 추력을 자랑하는 GE90-115B가 보유하고 있다.

보잉 사에서는 777 여객기의 차세대 버전인 777X를 개발하기로 결정한 후 여기에 사용될 엔진 개발을 GE항공에 의뢰했다. GE항공은 777X 여객기에 제트엔진을 단독으로 공급한다. 이미 에미레이트, 루프트한자, 에티하드, 카타르, 케세이패시픽 항공사로부터 700대 이상 GE9X 엔진 주문을 수주했으며 수주액은 표시 가격 기준 290억 달러에 이른다.

GE는 보잉 사의 소형 테스트 시설에서 새롭게 설계된 GE9X의 탄소섬유 소재 블레이드를 테스트하고 있다.(이미지 저작권: GE항공)

GE항공은 피블스 테스트 센터에서 GE9X 엔진을 시험하기 위해 약 천만 달러를 투자했다. 세계 최대 크기를 자랑하는 벨마우스(bellmouth) 흡기구 제작에 큰 비용이 투자되었다. 이 흡기구는 제트엔진에 유입되는 공기의 흐름을 압축에 적당한 속도로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이 흡기구는 지름이 18피트 즉 약 5.5미터이며 길이는 12피트 즉 약 3.7미터에 이를 정도로 크다.

또한 엔지니어들은 네 번째 연료탱크를 설치하여 연료가 엔진에 원활하게 공급되도록 했고, 벙커 형태의 테스트 스탠드를 강화하여 엔진을 보호했으며, 테스트 스탠드의 에어 시스템에 새로운 소재를 추가해 고온에서도 견딜 수 있도록 제작했다. “우리는 GE9X 엔진을 다룰 수 있도록 호이스트와 이송장치를 업그레이드하고, 최종 조립 후 엔진을 테스트 스탠드로 이동시킬 수 있도록 건물 벽도 고쳤습니다.” GE항공 피블스 테스트 센터의 브라이언 드브루인(Brian DeBruin) 책임자가 그 과정을 설명한다.

지난 3월 GE항공은 최초의 GE9X엔진을 테스트하기 시작했고, 엔진의 공기역학 및 열역학적 특성을 검증하기 위해 몇 달간 테스트를 지속할 예정이다. GE9X 엔진 2호기의 테스트는 내년에 시작할 것이다. GE9X 엔진은 2020년 말 경 상용화될 예정이다.

디자인의 가치를 인정받아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 소장된 GE90 제트엔진의 블레이드. 22개의 팬 블레이드가 탑재된 GE90 제트엔진과는 달리, GE9X에는 4세대 탄소섬유 복잡소재로 만들어진 16개의 블레이드가 장착된다. (이미지 저작권: GE항공)

GE항공 제트엔진 테스트 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