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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을 초월할 만큼 기묘한 문어와 오징어의 진화

문어와 오징어가 스스로 유전자를 변형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생김새만으로도 기이한 문어, 그리고 유사한 모습의 오징어가 지구상의 거의 모든 타 생물과는 다른 방식으로 진화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문어, 오징어 및 갑오징어류가 주변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그들의 RNA(리보핵산) 시퀀스를 일상적으로 변형한다는 사실이 발견되면서 이처럼 놀라운 반전이 알려지게 되었죠.

이들의 진화 방식이 기묘한 이유는 여느 다세포 동물이 환경에 적응하는 방법과 다르기 때문입니다. 생물 진화의 시작은 DNA변형이라는 것이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학설입니다. 이러한 유전적 변화는 DNA의 동료 분자인 RNA의 활동을 촉발합니다. DNA 정보를 레시피라고 본다면, RNA는 이를 바탕으로 주방에 해당하는 각 세포에서 이루어지는 요리를 총지휘하며 생물의 기능 유지에 필요한 단백질을 생성하는 과정을 담당하는 요리사(링크)의 역할을 수행합니다.

RNA가 항상 DNA의 지침을 그대로 실행하는 것은 아닙니다. 가끔은 주어진 재료를 즉흥적으로 활용하여 세포에서 생성하는 단백질의 종류를 변경하기도 하는데, 이 희귀한 프로세스를 RNA 편집(링크)이라고 부릅니다. RNA 편집이 발생하면 단백질 작용 방식이 변경되어 해당 생물이 실제 유전적 변형 과정을 겪지 않고도 유전 정보를 미세하게 조정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혼란스럽고 주로 문제를 초래할 뿐 해결은 어려우므로 생물 대부분은 이러한 방법을 실행하지 않죠.

(이미지 출처: Trade-off between Transcriptome Plasticity and Genome Evolution in Cephalopods Noa Liscovitch-Brauer, Shahar Alon, Hagit T. Porath, Boaz Elstein, Ron Unger, Tamar Ziv, Arie Admon, Erez Y. Levanon, Joshua J.C. Rosenthal)

애나 블래시츠(Anna Vlasits)가 와이어드(Wired) 매거진에 기고한 바에 의하면 대자연이 RNA 편집에 기회를 주었다가 부족함을 깨달은 후 대부분 그대로 방치해 두었다는 것이 이 분야 연구진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두족류 생물들은 이 소식을 듣지 못한 듯합니다. 2015, 살오징어가 신경계 RNA 60% 이상을 편집한다는 사실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습니다. 이러한 RNA 편집은 기본적으로 살오징어의 뇌의 생리를 변형시켰으며, 그 목적은 바다의 다양한 온도 조건에 적응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해당 연구진이 발표한 최근 연구 결과는 더욱 놀라웠습니다. 최소한 문어류 2종과 갑오징어류 1종이 주기적으로 동일한 RNA 편집을 실행한다는 사실입니다. 연구진은 진화적 비교를 위해 앵무조개와 복족류 민달팽이(Gastropod Slug)에 대해서도 조사했으며, 이 생물들의 RNA 편집 기능은 낮은 수준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Juan Gaertner/Shutterstock.com

해당 연구팀의 공동 책임연구원인 미국해양생물학연구소(US Marine Biological Laboratory) 조슈아 로젠탈 (Joshua Rosenthal) 연구원은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통해 높은 수준의 RNA 편집 기능은 연체동물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며, 초형아강 두족류 생물의 자발적 기능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연구진은 초형아강 두족류에 해당하는 동물을 대상으로 수십만 개의 RNA 기록 공간을 분석했습니다. 결과에 따르면 영리한 RNA 편집이 주로 일어나는 곳은 초형아강 생물의 신경계였습니다. 

미국위스터연구소(US Wistar Institute)의 카즈코 니시쿠라(Kazuko Nishikura) 유전학 연구원은 애틀랜틱(The Atlantic)의 에드 용(Ed Yong)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극도로 발달한 초형아강 생물의 뇌와 RNA 편집 기능이 서로 관련이 있는지 궁금하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초형아강 두족류의 지능이 유난히 높은 것은 밝혀진 사실입니다. 영리한 문어가 그물망을 탈출한 이야기는 무수히 많으며, 문어의 도구 사용 능력에 대한 증거도 존재합니다. 뉴질랜드의 한 아쿠아리움에서는 사진을 촬영해주는 문어까지 등장했습니다. 믿을 수 없겠지만 사실입니다. 이러한 증거를 고려했을 때, 초형아강 두족류 생물의 뇌 기능이 RNA 편집에 높은 수준으로 의존하여 유지되기 때문에 이들의 지능이 높은 것이라는 가설은 상당히 설득력이 있습니다. 

로젠탈 연구원은 “두족류 생물에는 다른 생물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특징이 분명 존재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두족류 생물은 필요에 따른 RNA 편집에만 능숙한 것이 아닙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러한 능력은 다른 동물과 차별화되는 탁월한 진화적 균형에서 비롯됩니다.

Olga Visavi/Shutterstock

초형아강 생물은 앞서 언급한 유전적 변형을 통해 일어나는 일반적인 게놈 진화의 측면에서는 매우 느린 속도를 보여줍니다. 연구진은 이를 불가피한 희생으로 여깁니다. 생존에 도움이 되는 메커니즘을 발견한다면, 그 메커니즘을 유지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로젠탈 연구원은 결론적으로 초형아강 생물은 RNA 편집을 위한 융통성을 유지하는 대신 주변 지역에서 진화하는 능력을 포기해야 했던 것이라고 말합니다. 연구진은 이어서 RNA 편집이 발생하는 방식과 시기를 파악하기 위해 두족류 동물의 유전적 모델을 개발할 예정입니다. 로젠탈 연구원은 온도 변화와 같이 간단할 수도 있고, 경험, 즉 기억의 한 형태처럼 복잡할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이 연구 결과는 (Cell, 링크)을 통해 공개되었습니다.


이 글은 사이언스얼러트(ScienceAlert)에 실린 글로 필자인 시네 딘(Signe Dean)은 프리랜서 과학 저널리스트 겸 편집자입니다. 이 글에 게재된 모든 의견은 저자 개인의 의견입니다.  ( 자료출처 = GE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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