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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홍용 ADD 소장, 17년전 자동차 탈래요?

한국방위산업학회·미래국방포험 공동 주최, 민·관·군 관계자 150여명 참석



지난  6일 전쟁기념관 뮤지엄홀에서는 한국방위산업학회(회장 채우석)과 미래국방포럼(의장 임충빈) 공동 주최로 정홍용 국방과학연구소장 초청 조찬포럼이 개최되었다. 이날 행사는 민··군 등 150여명의 관계자들이 참석하여 현안에 대해서 질문을 하는 등 대성황을 이루었다.

 

한국방위산업학회와 미래국방포럼이 매년 주최하는 방산정책 조찬포럼은 이번이 49회째로 그 동안 방위산업 관련 종사자들의 애로사항을 정부기관에 전달하고 정부의 정책변화를 방산계 종사자들에게 전달하는 등 소통을 위한 창구 역할을 해왔다고 평가받고 있다.

 




채우석 한국방위산업학회장은 인사말씀을 통해 방위산업의 역사를 기록하기 위해서 지난 3년간 공을 들여 방위산업 40, 끝없는 도전이란 책을 만들었습니다. 5천만원을 들여 약 1천 여권을 만들었는데, 방사청 및 국방부 등의 고위 관계자들이 보면 우리나라 방위산업의 태동기부터 현재까지의 발전과정을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방사청이나 국방부도 예산부족으로 구매는 하지 않고 있습니다. , 군 부대에도 보급을 하면 병사들이 사기진작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방위산업의 역사에 대해서 잘 알아야지 미래 계획도 잘 수립할 수 있는데 좀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라고 밝혔다.

 




미래국방포럼 임충빈 의장은 축사를 통해 한반도 주변 안보상황은 신냉전 체제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전쟁 억제와 잠재적 위협에 대처해야 하는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습니다. 미래 잠재적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미래지향적 국방력 건설과 한미동맹을 통해 국가안보를 튼튼하게 해야 할 것입니다. 국방과학연구소는 수 많은 첨단 무기를 개발하고 국가안보를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습니다. 오늘 방위산업 R&D 이슈와 대책은 무엇인지 토론을 통해서 자주국방에 도움이 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라고 밝혔다.

 




정홍용 국방과학연구소장의 강연에 앞서 한국방위산업학회 채우석 회장이 김태영 한민고등학교 이사장에게 방위산업 40, 끝없는 도전과 역사책을 증정하는 시간을 가졌다.

 

정홍용 국방과학연구소장은 강연을 통해 미국은 M1 전차를 80년대에 개발한 후 6차례에 걸쳐 업그레이드를 실시하여 당시 아날로그 장비들을 모두 전자식으로 교체하였고 앞으로 3차례 더 성능개량 사업이 예정되어 있다. 우리나라는 1998K-9 자주포를 개발했는데 17년 전에 개발한 후에 한 번도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고 있다. 17년 된 자동차 타고 다니라고 하면 타고 다니겠는가? 해외 수출시 성능개량 계획을 설명해 달라고 하는데, 그런 계획이 없으니 물건을 팔 수가 없다. 기술의 진보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개발이 종료되면 바로 성능개량 사업에 들어가야 하고, 또 성능개량 사업을 진행해야지 우리 무기체계를 구매해 간 나라에 A/S를 해 줄 수 있다. 기술 진화적 관점을 반영하지 못하면 우리나라 방위산업은 한계에 봉착할 것이다.“ 라고 우리나라 전력증강 사업의 구조적 모순에 대해서 강도 높게 비판을 했다.





아래는 정홍용 국방과학연구소장의 강연 내용이다.

 

해외에서는 ADD가 짧은 기간 내에 많은 무기체계를 개발한 것에 대해 매우 놀라워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번 무기체계를 개발하고 나면 그 다음에는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미국의 경우 M-1 전차를 80년대에 개발한 후에 6차례나 업그레이드를 실시하여 당시 아날로그 시스템들을 현재는 디지털로 모두 바꾸었습니다


17년전에 K-9을 개발한 후 한번도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았는데 첨단 자주포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해외에 판매를 하고자 하더라도 업그레이드 기록을 달라고 요청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런 경우는 매우 난감합니다. 무기체계는 자동차처럼 몇 년 쓰다가 바꾸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끊임없는 업그레이드가 필요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방분야 과학자 종사자 수가 인구 1만명 당 0.5명인데, 영국과 중국은 2.4, 미국은 4명으로 연구인력도 많이 부족합니다. 해외에서는 연구인력의 고령화를 매우 걱정을 하는데, 고령화라고 분류하는 연령대가 45세입니다. 그러나 국방과학연구소는 평균연령이 46세입니다. , 현재 우리나라 국방과학연구소는 업무에 비해서 인력이 적다보니 개발업무보다 행정업무로 치우치는 경향도 있습니다.


미국의 DAPA의 경우 약 400여명의 인원 중 약 50여명이 PM(Project Manager)이고 약 250여명이 행정지원 인원입니다. 또 계약업무도 각 군에서 지원을 해 주는 구조이므로 DAPA에서 업무를 추진하다가 각 군으로 업무가 이관되어도 각 군에서는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이므로 업무에 전혀 지장을 주지 않는 구조입니다.

 

일본 TRJ의 경우 1000여명 중 500여명이 기술개발 인력이고 500여명이 행정인력인데, 500여명이 사용하는 예산이 ADD보다 더 많기에 전반적으로 다시 생각을 해 봐야 할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방위산업 분야도 세계 100대 기업 중에 국내 업체가 4개가 들었지만 규모면에서는 열악한 상황입니다. 보잉의 매출이 약1000억불, 록히드마틴이 약 450억불에 영업이익이 25억불 정도인데,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기업인 KAI의 경우 매출액이 2억불 정도여서 격차가 큽니다.

 




현 조달제도는 탄력성과 융통성 훼손 '미국의 스트라이크 장갑차 인터넷 조달사례 벤치마킹해야'


냉전이 해체되고 나면서 전 세계적으로 M&A를 통해 방산업체들이 몸집을 키웠습니다. 특히 중국의 경우 함정, 항공기, 무인기 등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고, 일본도 그에 못지 않게 많은 비용들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좀 우려스럽고 걱정이 되는 것은 중국 사람들이 공산당과 미래에 대해서 확신을 가지고 있는 부분인데, 중국은 역사적으로 주변국에 대한 팽창정책을 구사하였기 때문에 걱정이 많이 됩니다. , 일본의 아베정권에 대한 비판도 많이 있지만, 똑같은 일을 다시 당하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얼마나 준비를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깊이 반성을 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1978년까지만 해도 북한이 우리보다 더 잘 살았고 1998년 이전까지는 북한의 군사력이 우리보다 앞섰습니다. 상당기간 누적된 전력이 있기 때문에 북한의 위협을 무시할 수 없으며, 우리는 지킬게 많기 때문에 개전 초기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을 투입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국방비가 더 늘어날 가능성은 없기 때문에 제도 개선을 통해 활로를 모색해야 합니다. 냉전 붕괴이후 무기체계를 얼마나 빨리 싸게 조달하는지가 관건인데 1990년대에 미군이 스트라이크 장갑차를 인터넷 공모를 통해 조달한 사건을 잘 분석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국방기획제도는 1983년도에 설계된 제도가 기본입니다. 이미 많은 시간이 흐르다보니 자율성, 탄력성이 없어졌습니다.



무기체계 개발, 기술의 진화속도 고려하여 방향성과 전략적 목표 설정해야


무기체계를 개발할 때는 다음 단계, 그 다음 단계까지 생각을 해야 하고 방향성과 전략적 목표 등을 고려해야 하는데, 현재는 사업중심으로 단순하게 생각하고 추진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탄력성, 융통성, 전문성, 책임성을 기초로 한 제도로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필드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제도를 만들고 잘못된 제도에 따라 그 다음 사업이 진행이 되면 안하느니만 못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도를 설계할 때도 필드에 경험이 많은 사람이 만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장갑차를 조달하는 것과 C4I체계와 같은 소프트웨어를 조달하는 것은 조달개념이나 조달체계가 같을 수가 없습니다. 미국의 경우 7가지의 조달체계가 있기 때문에 무기체계의 특성에 맞게 조달을 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는 경직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 미국은 기술진화적 관점에서 무기체계 개발을 하도록 강제되어 있는데, 우리는 기술진화적 관점을 배제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대한 개선이 없으면 국방기술 개발이 한계에 부딪히게 될 것입니다. 미국의 경우 신기술 개발 모델이 9개나 있습니다. 융통성과 탄력성을 증대시키고 우리에게 맞는 시스템을 설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ADD와 업체로 양분된 무기체계 개발 제도, '애써 개발한 기술이 사라진다'

 

현재 ADD는 신기술을 개발하고 일반무기는 업체개발로 개발하게 되어 있는데, 신무기와 일반 무기의 구분도 애매하지만 전체적으로 문제가 있습니다. 최초 우리가 전차를 개발할 때에는 ADD에서 약 400여명의 인원이 개발에 참가를 했는데, 지금은 업체주도로 개발을 하다보니 ADD에는 그 당시 인력 중 8명만 남아있는데, 실제적으로 기업연구소를 보더라도 그런 능력이 남아 있는지 의문입니다


개발능력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과 인력이 투자되는데 기업은 이익이 남지 않으면 철수하는데, 경제성이 없어 업체가 기피하는 분야에서는 정부주도로 가는 것이 맞지 않는가 하고 생각합니다. 업체가 개발할 수 있는 것은 업체가 개발하더라도 그 안에 들어가는 첨단기술 같은 경우에는 정부주도로 개발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예를 들면 전차에 들어가는 장갑기술의 경우 전세계 어느 나라도 업체 주도로 개발이 이루어지는 경우는 없습니다.

 

어디까지 업체가 개발하고 어디까지 정부가 개발하고 명확하게 자르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전체적으로 제도적 개편이 필요한 시점에 왔다고 생각하며, 업체와 정부의 협력체계가 재구축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부 기관과 방산업체의 협력이 쉬워야 성공가능 'NASA, 업체 혹독하게 다루다 17억불 날려'


미국의 경우 NASA17억불을 들여 허블망원경을 개발하였는데, 업체와의 협력이 깨지는 바람에 아주 사소한 문제가 발생하여 개발에 실패한 사례가 있습니다. 업체를 혹독하게 다루니까 문제가 생기면 덮고 넘어가기 급급했고, 그 결과 아주 사소한 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은 채 개발이 진행되어 17억불이나 투입된 거대 사업이 실패한 것입니다


각자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지되 협업을 쉽게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미국도 국방기술 개발에 많은 고민을 했는데, 전문가를 중심으로 정책과 성과지표를 분리하고 책임과 권한을 분리하는 등의 노력을 끊임없이 하였습니다. 정책기관, 연구기관, 방산업체, 협력업체가 협력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제도적 개편이 필요합니다.

 

어떻게 싸울 것인가? 창조국방이 화두인데 군사혁신도 창조적 기술을 잘 결합해서 창조적, 혁신적 역량을 강화해야 하고, 권한과 책임이 동반되는 전문성이 있는 시스템 개발하고, 미래지향적 연구개발 체계 추진, 무기개발 주도형 개발이 아닌 기술주도형 개발을 추진이 필요합니다. ‘ADD의 모습이 이대로 가도 좋을 것인가?‘ 하는 물음에 이스라엘 모델이 있고, 미국의 모델이 있는데 현재의 모습이 과연 정답인가? 고민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제3의 모델을 개발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날 조찬포럼에 참석한 민··군 전문가들은 정부RDD 예산을 국방R&D 예산으로 전용할 수 없는지, 일반 민수용 제품을 군에서 도입하여 사용할 수는 없는지 등 다양한 관심사에 대해서 질문을 하였다.

 

 



< 기사/사진촬영 성상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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