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선진화재단(이사장 박재완)은 지난 24일 전쟁기념관 뮤지엄웨딩홀에서 "한국군 정예화의 초석 : '책임병사'+'프로간부'" 세미나를 개최하였다. 한반도선진화재단은 이번 세미나를 6·25전쟁 발발 65주년을 맞아 재발방지를 위한 필수적 과제를 진단하기 위해 기획하였다고 밝혔다.
한반도선진화재단 박재완 이사장은 축사를 통해 군에 우수한 인재가 영입되는 것이 ‘안보의 1차 필요조건’이라고 강조하고, 최근 이들의 자질, 전문성, 사명감이 저하되는 것을 우려하면서 근원적인 대책이 절실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상의 국방선진회연구회장(전 함참의장)은 인사말을 통해 외국군 장성들은 한국 병사들의 학력, 체력, 사명감 등을 부러워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우리는 그런 우수한 병사들을 통제하고 감독해야 할 대상으로만 생각했지 그들에게 적절한 수준을 제시하고 권한을 부여한 후 책임지게 하여 보다 능동적인 참여를 이끌어 낼 생각을 아예 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장교들의 선발, 양성, 보직 등에서 과거의 틀을 벗어난 획기적인 전환의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세미나는 세 가지 주제로 나눠 발제와 토론으로 진행되었다.
첫 번째로, 김의식 용인대 군사학과 교수는 ‘자율 및 책임병사 육성을 위한 제도와 교육, 사회적 과제’라는 주제로 발표하였다. 그는 2014년에 발생한 전방지역에서의 총기난사나 구타사망 사고와 같은 사태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병사들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책임의식과 자율성을 고양시켜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사회여론에 휘말려 책임범위를 과도하게 확대하면, 상급지휘관들이 사사건건 관여하게 됨으로써 군대 전체가 피동적인 조직으로 변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김 교수는 ‘대표병사제도’를 운영할 것을 제안했다. 현재의 고참병 제도를 양성화하는 조치로 일과시간 이후와 휴일에는 대표병사가 병영생활을 자율적으로 이끌어 나간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 주제는 김일생 전 병무청장이 ‘프로간부 확보를 위한 양성제도 발전방향’에 대해 발표하였다. 북한 장교단의 평균 IQ가 135에 이르는 상황에서 한국 간부들 중에는 수능 성적 6등급도 포함되어 있고, 조기전역자의 수도 증가하고 있다고 우려하였다. 김 전 청장은 우선 현행 제도 범위 내에서 개선책을 모색한다면 오히려 사관학교의 임관 인원을 감소시키고 대부분 대령까지 진출을 보장하는 대신에 학군후보생 등 비(非)사관 출신 장교들에게 진급기회를 증대시킬 것을 제안하였다. 또한 초급장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학군장교의 경우 현 28개월을 24개월로 감소시키면서 방학 중에 훈련을 소화할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장교 충원 패러다임에 대한 전면적인 변화가 없이는 문제해결이 곤란하다며 사관학교 생도를 대학졸업자 중에서 선발하여 2년 교육 후 임관하도록 하고, 그 수도 2,000명으로 대폭적으로 증대시키며, 중대급 이하 간부는 장교가 아닌 부사관으로 활용하는 획기적인 방안을 제안키도 했다.
세 번째 주제로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장은 ‘프로간부 육성을 위한 전문교육과 리더십’에 대해 발표했습니다. 박 원장은 한국군의 전문성은 심각하게 악화된 상태라면서 소령 이후 고급간부 대상의 의무 재교육기회가 없는 실정이라고 문제점을 제기했다. 그는 제도, 운영, 의식 측면에서 현 한국군 간부들의 전문성과 리더십 교육에 대한 구체적인 문제점을 제기한 후, 현 국방대학교 안보과정과 합동참모대학 과정을 통합 및 확대하여 모든 중령과 대령들이 전략과 전술문제를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의무 재교육 과정을 신설할 것을 강조하고, 특히 장군반 교육을 더욱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박 원장은 또 간부들이 전문성 향상에 등한시하는 분위기를 시정하기 위한 계급별 자격시험 실시를 제안했다.
한반도선진화재단 관계자는 "북한의 핵미사일 대응, 주변 강대국들의 군사력 증강 등 외부 위협에 대한 대비의 모든 기초는 한국군의 정예화인데, 정예화의 핵심은 병사들은 책임과 자율에 입각하여 부여된 임무를 적극적으로 수행하고, 간부들은 싸워 이길 수 잇는 계획을 수립하고 훈련하는데 프로가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에는 차주완 전 국군기무학교장, 양욱 전 민관군 병영문화혁식위원회 위원, 이태우 삼성 크레듀 고무, 권홍우 서울경제 기자, 신도철 숙명여대 교수, 김광수 한국일보 기자 등이 참여해 제시된 방안의 타당성을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그 외에 다양하면서도 건설적인 추가적인 의견을 제시하였다. 이번 세미나는 북한의 핵 대응이나 중국과 일본의 군사력 증강과 같은 외부적인 위협이 아니라 한국군이 지니고 있는 내부적인 근본문제를 부각시킨 것으로서 실천 가능한 제안들이 다수 제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