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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빈곤, 시진핑의 가난 퇴치 정책에도 지속

2020년까지 샤오캉 사회 달성은 정부의 허황된 선전인가?



홍콩의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는 밖으로 내세우는 중국의 화려하고 거대한 이미지 뒤에 가려진 농촌지역 사람들의 열악한 상황에 대해 꾸준히 기획 보도하고 있다. 지난 3월 26일자 보도를 통해 베이징에서 불과 세시간 밖에 떨어지지 않은 한 농촌 마을 사람들의 사연을 소개했다. 


가난으로부터 살아남으려 안간힘을 쏟고 있는 중국인들은 정부 보조금으로 근근히 살아가고는 있으나 가장 큰 걱정은 아이들의 미래라고 전한다.


15살 짜리 여자애가 살고 있는 초라한 집안에 가구라곤 등받이 없는 의자 하나 뿐이다. 아이는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 나무 둥지를 놓고 앉아서 등받이 없는 의자를 책상으로 사용하고 있다.



아이의 이름은 '장'이다. 주말에만 가족들과 함께 지내면서 공부도 하고 아버지를 도와 지적장애를 가진 어머니와 18세 오빠를 돌보고 있다.


주중에는 자선단체의 도움으로 군에서 운영하는 기숙제 학교에 다니고 있다. 학교를 졸업해서 대학에 가고 나중에는 베이징 같은 큰 도시에서 직장을 얻는 게 꿈이다.


이런 꿈을 꾸는 것은 그녀만이 아니다. 아버지는 앞으로 딸이 가족을 부양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58세인 그는 “저의 희망은 딸이 공부 잘해서 대학에 진학하는 것입니다. 저 아이가 크면 어머니와 오빠를 돌봐야 됩니다”라고 말한다.


허베이성의 샤오구안청(小关城村) 마을에서 옥수수 농사로 살아가는 가족의 삶은 힘겹다. 때때로 부족한 생활비를 벌기 위해 노동일을 나가곤 한다.


어린 ‘장’이지만 삶의 무게는 만만치 않다. 하지만 그것이 그녀에게 동기부여가 되기도 한다.  “가족들 때문에 불행하다고 여기지는 않아요. 오히려 학교에서 더욱 열심히 공부해야 겠다는 마음이 들어요. 다른 아이들이 수업시간에 고시(古詩)를 낭독하면 나도 꼭 해야 겠다고 생각해요” 라고 말한다. 


“아직 대학교에서 뭘 공부할지는 결정하지 않았어요. 지금은 우리군에서 가장 좋은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게 꿈이예요. 그리고 대학교에 가면 좋은 직장을 구할 수 있겠죠”


수려한 경치를 자랑하는 타이항 산맥 언저리에 위치한 이곳은 라이위안 현에서 자동차로 한시간 거리이며 베이징에서는 고작 세 시간 떨어져 있는 곳이다. 하지만 도시의 발전상과 현대문명의 분위기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중일전쟁과 국공내전 당시 공산군의 본부가 있던 곳이지만 혁명의 상징이라는 의미도 지금은 많이 퇴색되었다. 지금은 그저 급속한 경제성장의 혜택에서 떨어져 나간 쇠락한 시골에 지나지 않는 모습이다.
이 곳 마을들의 일인당 평균소득은 2016년 기준 연 3,000위안(USD $477)으로 엄밀히 따지자면 국가에서 정한 공식 빈곤선인 2,300위안(USD $360)보다 위에 위치한다.


그러나 시진핑 주석은 2015년까지 중국의 빈곤을 퇴치하겠다는 발표를 한 바 있고, 이곳 샤오구안청(小关城村) 은 빈곤퇴치 관심 지역이었다.


중국정부는 2020년까지 모든 중국인이 풍족한 생활을 누리는 ‘샤오캉(小康)사회’라는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공식집계에 따르면, 2017년 하반기까지 3천만명 이상이 빈곤선 이하에 놓혀 있었다. 정부는 올해 최소한 1천만 명이 빈곤선 이상으로 올라올 거라고 예측하고 있으며, 지난 5년간 6천8백만 명이 빈곤선 위로 올라왔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곳 뿐 아니라 다른 마을의 사정도 그다지 개선되지 않았다. 그들은 여전히 정부 보조금과 친척, 친구등의 도움으로 겨우 살아가고 있는 형편이다. ‘장’과 마찬가지로 아이들은 교육을 받아서 나중에 보수가 좋은 직업을 구하길 희망하고 있다. 


‘장’의 집은 30년 전에 지어졌고 지금은 페인트가 벗겨져 있으며 말린 감과 밝은 색깔의 오렌지들이 칙칙한 회색 벽 위에 널려져 있다. 집에는 전자제품이 딱 두 개 있다. 20년된 세탁기와 9년 전에 산 텔레비전이다.


집 안의 방 두개는 어둡고 썰렁하다. 벽들은 금이 가고 곰팡이가 슬었다. 캉이라고 부르는 북방식벽돌 침대위에는 옷가지와 이불들이 높게 쌓여있다. 중국식 프라이팬과 다른 주방용품은 벽돌 난로옆에 쌓여있고 석탄용 난방기가 추운겨울에 가족들을 지켜준다. 


불편한 집이지만 ‘장’의 아버지는 이곳에서 가족들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한다.


가족은 그들의 땅에서 재배한 2톤 정도의 옥수수를 팔아서 일년에 1,500위안(USD $238)를 번다. 부인과 아들은 정부로부터 매년 장애인 지원금을 일인당 2,000위안(USD $318)씩 받고 있다. 그리고 다행히 올 겨울에 산불 감시원 일이 생겨 8,000위안(USD $1,272)의 추가 수입을 얻을 수 있었다. 임시직이라 앞으로도 계속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어쨌거나 삶이 빠듯한 건 매한가지다.


그들의 식사는 매우 소박하다. 장은 옥수수를 팔아 밀가루와 쌀을 산다. 직접 양배추와 감자, 당근도 재배한다. 고기는 명절때만 특식으로 맛볼 수 있다. 


“가장 많은 돈이 들어가는 건 아이교육입니다. 학비와 교통비, 식비, 학용품으로 매주 50위안을 씁니다. 하지만 애를 직업학교에 보내거나 일찍 결혼 시키고 싶진 않습니다. 꼭 대학에 보내려고 합니다”


어린 ‘장’은 지난 6년간 복지단체의 지원으로 학교에 다녔다. 아이의 목표는 확고하다. 큰 도시로 나가고 싶어한다.


2015년 생일, 복지단체의 도움으로 베이징에 가서 과학관을 본 후 꿈이 생겼다.  


“큰 도시에서 많이 보고 배웠어요. 다른 환경에 가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보고 싶어요. 사람들이 서로 다 아는 마을에 사는 거랑 매우 다른거 같아요”


하지만 자식들을 대학에 보내고 싶어하는 다른 마을 사람들처럼 학비와 생활비를 감당할 방법이없다. 게다가 정부 보조금도 충분하지 않다.


같은 마을에 살고 있는 64세 왕셔밍은 자식교육을 투자라고 본다. 아들을 바오딩(保定)시에 있는 대학에 보내기 위해 돈도 빌렸다. 그의 아들은 대학에서 기계공학과 2학년에 재학중이다. 


“올해에 수확한 옥수수를 1,500위안(USD $238)에 팔았습니다. 씨앗이 240위안(USD $38) 들었고 비료가 300위안(USD $47) 이었습니다. 그리고 부업을 해서 500위안(USD $79) 마련했는데 아들 생활비만 일년에 10,000위안(USD $1,591)이 필요합니다. 그걸 마련할 방법이 있겠습니까?"


매년 7,000위안(USD $1,113)의 수업료는 ‘장’과 같은 복지단체에서 지원을 받고 있고, 친척들과 친구들에게서 돈을 빌려 뒷바라지를 하고 있다고 한다.


왕씨는 이제 도시로 진출하기에는 너무 늙었고 왠만하면 90세 노모를 모시며 시골에 살고 싶어한다.


그들은 공식적으로 빈곤선 아래에 위치하고 있지만 그는 정부지원을 그다지 못 받았다고 한다. 한 공기업이 마을 지원을 책임지고 있는데, 쌀 10킬로와 식용유를 나누어 준 게 전부라고 한다. 


“소를 키우던지 스스로 알아서 뭐라도 방법을 찾아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소 한마리 사려면 7,000위안(USD $1,113)이 듭니다. 그런 돈은 없어요. 그리고 돈을 빌리려고 해도 담보가 없어서 안 됩니다” 


‘장’의 아버지처럼 그도 자식 교육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고 있다. 정부가 그들에게 재정적 지원을 해주면 모든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안고 있다.


한편, 또다른 주민은 빚 때문에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50세인 장얀리는 7년전 남편이 뇌졸중으로 반신불수가 된 이후 병원비와 자녀 교육비를 충당하느라 50,000위안(US$7,956)을 빌렸다.


닭 열마리를 키우면서 계란을 팔아 수입을 마련하지만 21세의 아들이 직업학교에 다니고 11세 딸이 기숙학교에 다니고 있어서 생활비가 턱없이 부족하다. 남편은 매년 장애인 보조금 2,000위안(US$318)을 받고 있지만 병원비를 충당하기엔 여전히 부족하다. 


“지원금 2,000위안이 있어서 다행입니다. 그래도 삶이 편한 건 아니지요. 그런 삶은 포기했습니다. 여기서 더 나빠지지만 않으면 행복하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건강이 좋아져서 일했으면 하는게 희망입니다”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는 2020년까지 정기적으로 마을을 방문하며 시진핑의 ‘샤오캉(小康) 운동이 어떻게 진행되어가는지 지속적으로 보도할 예정이라고 한다.



(번역 : 글로벌디펜스뉴스 외신번역기자 이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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