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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 시리아에서 최악의 교전

러시아 용병파견업체 와그너 그룹은 시리아 아사드 정권의 부탁을 받고 오일, 가스 유전지역을 확보하려



미국 뉴욕 타임즈는 지난 24일 여러 경로를 통해 입수한 자료를 바탕으로 시리아에서 벌어진 가장 지독했던 전투에 대해 보도했다.


“강력한 적의 포격을 피해 참호로 뛰어들었던 미국 특수부대원들이 날아다니는 먼지와 온갖 파편들 속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내 적의 탱크들을 향해 반격을 개시했다”


그렇게 지난 2월 미군과 시리아군의 전투가 시작되었다. 4시간 동안 교전이 지속됐고 시리아측 병력은 러시아 용병을 포함해서 약 500명 정도 였다고 한다. 당시 미국과 러시아 관계는 냉전 이후 최악이라고 할 정도로 일촉즉발의 긴장관계로 치닫고 있던 중이었다. 


결국 먼저 공격을 개시했던 시리아측 병력이 200~300명 사망했다. 일부 병사들은 미국의 무자비한 공습에 쫓겨 후퇴했고, 나머지 병사들은 나중에 현장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시리아 동부의 작은 요새를 지키고 있던 40여 명의 미군측 병력은 한사람도 사망자가 없었다고 한다.


뉴욕 타임즈는 2월 7일 전투에 참여한 여러 사람의 인터뷰와 직접 입수한 자료를 정리했다. 그 결과 IS 소탕을 위해 시리아로 들어갔던 미군이 겪어야 했던 가장 치열했던 전투 현장의 모습을 생생하게 정리할 수 있었다.


펜타곤은 당시 교전을 시리아 친정부군으로부터의 공격에 대한 방어적 전투였다고 공식 발표했다. 미군 장교들은 전투가 발생하기 몇 주 전부터, 적군의 병력과 전투차량, 중화기들이 접근해 오는 모습을 지켜보기도 했다고 전한다.


냉전시대의 두 라이벌이 시리아 내전에서 각자 다른 편 뒤에 서면서 러시아군과 미군의 충돌은 미리 예견되고 있었다.


최악의 경우, 두 나라가 직접 유혈 충돌을 일으킬 수 있고, 최소한 중동의 긴장 상태를 더욱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 분명하다고 전문가들은 예측했다.


양국의 군대 지휘관들은 충돌 방지 연락 라인을 통해 소통하며 서로의 입장을 파악하고 교전으로 인한 불필요한 희생을 피하려 노력했다. 하지만 공격이 시작되기 전까지, 이라크 접경 데이랄 조우 유전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IS 소탕 작전에서 미국과 러시아는 유프라테스 강을 사이에 두고 각자 다른 세력을 지원하며 대치하고 있는 입장이었다.




미군 장교는 병력이 급작스럽게 불어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러시아 측에 반복적인 경고를 보냈다. 하지만 러시아측은 강가에 집결하고 있는 병력들은 러시아군과 상관없다는 대답을 반복했다. 그러나 미군이 무전을 감청해보니 그들은 러시아어로 대화하고 있었다.


관련 자료에는 그 부대가 시리아 정부군과 친아사드 민병대 연합 세력이라고 나와 있었지만, 미국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부대원들이 대부분 러시아의 용병들이며, 그 중에서도 러시아 정부가 국제적으로 민감한 분쟁지역에서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즐겨 이용하는 와그너 그룹의 파견 부대라고 밝혔다. 
 


당일의 상황, 집결하는 병력들


그날 아침에만 해도 전투가 일어날 조짐은 없었다. 미군 델타포스 요원과 레인저 부대원 30명이 모래먼지가 날리는 코노코 가스 공장 주변의 요새에서 평소처럼 쿠르드 병력 및 아랍의 군인들과 함께 근무 중이었다. 


약 20마일 밖에는 미국 그린베레 요원들과 해병대의 주둔기지가 있었다. 그날 그들은 드론에서 송신하는 자료들을 점검하던 중 가스 공장에서 가까운 장소에 병력이 집결하는 현상을 발견하고 그 사실을 요새에 알렸다.


오후 3시경, 시리아군이 코노코 공장 방향을 향해 대열을 갖추기 시작했다. 초저녁 무렵이 되자 500명 이상의 병력과 탱크를 포함한 27대의 무장차량이 모였다.


카타르의 미군 항공작전센터와 펜타곤에서는 실시간으로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지휘관들은 파일럿들과 지상군들에게 상황을 브리핑했고 지역의 전투기들이 출동대기 상태를 유지했다.   


한편, 그린베레와 해병대는 혹시 가스공장 쪽에서 지원요청이 있을 경우에 대비해 네 대의 지뢰 방탄 차량에 16명의 대원이 탑승한 채 대기했다. 화기를 점검하고 대전차 미사일, 열감지 투시경, 음식, 물을 챙겼다.


오후 8시30분, 러시아제 T-72탱크 세 대가 코노코 가스공장 1마일 이내로 접근했다. 적의 공격에 대비해 그린베레가 출동했다.


10시경, 요새의 미군들이 그들을 향해 다가오는 적의 탱크와 장갑차량 부대를 목격했다. 그들은 미군이 눈에 띄지 않도록 주변지역에 서있는 건물 뒤에 집결해 있었던 것이다.


약 반시간 뒤, 러시아 용병 부대와 시리아 연합군이 공격을 개시했다.


코노코 요새는 한꺼번에 탱크, 대포, 박격포 공격을 받았다. 하늘은 먼지와 파편으로 덮혀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미국 특공대원들은 일단 몸을 숨겼다가, 적의 맨 앞에서 진격해 오는 장갑차량부터 공격하기 위해 대전차 미사일과 기관총을 가지고 모래언덕 뒤편으로 뛰었다.


처음 15분간 미군 지휘관은 러시아 군에게 무전으로 공격중지를 요청했다. 하지만 통하지 않았고 미군은 경고 사격을 했다. 하지만 장갑차량들은 계속 진격해 왔다.


다음 순간 연락을 받고 출동한 미국 전투기들이 차례 차례 공중에 모습을 드러냈다. 공격용 드론 ‘리퍼’와 F-22, F-15E, B-52 폭격기, AC-130 중무장 지상공격기, AH-64아파치 헬기가 차례로 나타나 3시간 동안 공격을 퍼부었고 요새에서는 로켓 공격을 실시했다.


그리고 그린베레와 해병대가 전투현장으로 출동했다. 날은 이미 어두웠다. 잘라진 전선 조각이나 포탄 구멍으로 도로사정은 매우 좋지 않았으며, 적의 눈을 피하기 위해 헤드라이트도 켤 수 없었으므로 20마일의 이동은 쉽지 않았다.


지원팀이 코노코 공장 근처에 도착한 시간은 11시 30분. 적의 집중 포탄 공격 속에 계속 전진하는 것은 너무 위험했으므로 미군의 공습이 끝날 때 까지 기다렸다.


공장 안에서는 적의 집중 포화에 미군 코만도 부대원들이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탱크로부터 포탄이 발사되고 대공 화기와 기관총이 공중을 향해 불을 뿜어댔다. 


오전 1시경이 되자 적의 화기에서 발사되는 불빛과 포성이 뜸해지기 시작했고, 요새 근처에서 대기 중이던 그린베레와 해병대 지원팀이 진입하며 공격을 시작했다. 공중에서 지원하던 미군 전투기들은 연료와 탄약 부족으로 일부 복귀했다.


육상에 있는 미군병력은 40명 정도였고, 공습에서 살아남은 러시아 용병들이 차량에서 내려 요새쪽으로 다가오는 모습을 보며 방어 준비를 갖추기 시작했다.


한편, 해병대 지원병력은 기관총을 장전하고 미사일 발사기를 모래언덕에 배치했다. 일부는 트럭 위에서 적을 향해 화기를 겨누거나 차량 안에서 스크린과 조이스틱으로 중기관총 사격을 준비 중이었다.


요새 안에서 일부 코만도 부대원들은 무전으로 다음 공습지점을 송신하고 있었다. 해병대원 한 명은 적의 공격 중에도 위험지역으로 갈 수 밖에 없었는데, 그의 임무는 적의 위치를 확실히 파악하여 컴퓨터를 통해 요새안의 코만도 요원에게 알리는 것이었다.


한 시간 정도 교전이 지속된 후, 적군은 공격을 멈추고 후퇴하기 시작했다. 미군은 사격을 중지했다. 미군의 공격이 멈춘 것을 확인한 적군이 시체들을 수습하러 되돌아오는 모습을 요새에서 지켜보았다. 미군에는 부상자가 없었지만 동맹군 소속 시리아인 1명이 부상을 입었다. 



누가 공격명령을 내렸나?


러시아 공식발표에 따르면, 러시아 민간인 4명이 미군의 공격으로 사망했다고 했고, 시리아 군 당국은 100명이 전사했다고 했다. 뉴욕 타임즈가 입수한 자료에 의하면 현장의 교전 사망자는 200~300명에 이른다고 한다.


전투 결과와 진행과정을 보면, 러시아 용병과 시리아군이 미군의 전투 능력에 대해 상당히 오판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2003년 이라크 침공이후 미군 코만도 부대는 육상 및 공중 합동 공격을 더욱 효과적으로 전개하기 위한 장비, 물자 운용 및 합동 작전, 전술 능력을 크게 발전시켰다. 


그럼 여기서 드는 의문은, ‘과연 누가 그런 공격을 지시했는가’다.


미국 정보기관 인사의 말에 의하면, 러시아 용병파견업체 와그너 그룹은 시리아 아사드 정권의 부탁을 받고 오일, 가스 유전지역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대가로 유전지역에서 생산되는 오일, 가스에 대한 지분을 얻으려 하고 있다.


하지만 용병들은 전장에서 시리아군과의 공조가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 러시아군은 여전히 시리아에서 어떤 전투에도 개입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미 국방부의 정보에 따르면, 러시아가 그날 교전에서 활약했던 드론 또는 군함의 통신을 끊임없이 교란시키려 했다고 한다.


미군 특수전 사령부의 토니 토마스 장군은 “현재 시리아에서는 지구에서 가장 치열한 전자전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는 매일 적들의 도전을 받고 있다”고 했다.



(번역 : 글로벌디펜스뉴스 외신번역기자 이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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