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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볼턴 그리고 폭스 뉴스의 삼각 로맨스

트럼프 대통령과 볼턴의 연결고리는?




미국 온라인 뉴스 미디어 복스(VOX)는 지난 22일자 보도에서 새 국가안보보좌관에 지명된 존 볼턴과 폭스뉴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의 관계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소개했다. 

지난 화요일의 백악관 면접

전 미국 UN대사 존 볼턴은 미국 외교정책에서 가장 강경한 목소리를 내는 인물로, 북한과 이란문제에 대해서도 전쟁만이 답이라고 외치는 사람이다.  

지난 화요일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 오벌 오피스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 이후 급격히 관심을 받시 시작했는데, 당시 대통령과의 만남은 평범한 초청이라기보다 ‘면접 시험’같은 분위기가 다분했다고 하는 것이 중도 좌파 계열 씽크탱크 '써드웨이'의 외교정책 전문가 미크 오양(Mieke Eoyang)의 이야기다.  

존 볼턴이 맥 매스터를 대체하게 된 이후 트럼프 행정부와 전세계는 어떤 영향을 받게 될 것인가?

과거 부시 행정부에서 그가 보여준 반 이슬람적 성향과 여태껏 언론에 발표한 사설, 공개 연설을 분석해 본다면, 북한, 이란, ISIS에 대해서 극단적인 자세를 취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VOX 뉴스는 예측한다.  

자유주의 경향의 씽크탱크 CATO 연구소 국방외교정책 전문가 크리스토퍼 프레블(Christo Preble)은 존 볼턴을 ‘조지아주의 들개 포획인이 더 어울리는 인물’이라고 말할 정도다.

도대체 트럼프 대통령은 왜 이런 인물에게 관심을 갖게된 것일까?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 보수매체의 팬으로 유명하다. 특히 그가 즐겨보는 것은 폭스뉴스인데 존 볼턴은 폭스뉴스의 거의 ‘고정 출연자’에 가깝다.  

부시 행정부에서 나온 이후 늘 워싱턴의 주변을 맴돌던 그가 다시 영향력을 얻게 된 건 보수 매체와 시민단체에서의 활약 때문이라고 한다. 

그다지 정상적인 평가가 많지 않은 볼턴이지만 이력을 보면 아이러니하게도 워싱턴의 정식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다.

1974년 예일대 법대를 졸업한 그는 대법관 클라랜스 토머스와 동문이자 친구다. 졸업 후에는 1974년부터 1981년까지 워싱턴의 국제 로펌 코빙턴 앤 벌링에서 근무했으며, 이 때부터 보수진영에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 후에 보수성향 씽크탱크 아메리칸 엔터프라이즈 연구소(American Enterprise Institute) 부소장을 지냈고, 레이건과 조지 H. W. 부시 행정부에서 중간급 행정관으로서 근무했다. 

하지만 그가 본격적으로 두각을 나타낸 것은 조지 부시 행정부 시절이다. 2001년 5월, 부시 대통령은 그를 국무부 군비관리담당 차관으로 임명한다. 그건 대량살상무기를 담당하는 최고 공무원이다. 사담 후세인의 핵, 화학, 생물학 무기보유 의혹에 초점을 맞추고 이라크전쟁을 밀어붙이던 부시 행정부에게 볼턴의 일은 자연스레 요직으로 부상한다. 

당시에도 볼턴의 입장은 초강경 자세를 보이며 후세인의 대량살상무기 보유를 주장하는 쪽이었다. 그리고, 2002년 부시 대통령이 국정연설에서 북한, 이라크, 이란에 대해 ‘악의 축’ 발언을 했을 때, 볼턴은 “절대 과장이 아니며, 실제로 그 세 나라는 서로 깊은 연관성을 맺고 있고, 위험한 무기와 기술을 퍼뜨리는 축"이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또한 그는 전쟁을 하려고 정보를 꾸며내기도 했다. 2002년 쿠바의 생물학 무기 보유에 관한 사실을 폭로하려고 연설을 준비 중이었는데, 그건 사실이 아니었다. 당시 국무부의 생물학무기 수석분석관도 공식적인 인정을 거부하고 있었다. 

담당 분석관이 의회에서 부정적인 증언을 하고 나자 볼턴은 그를 사무실로 불러 소리를 지르고, 직속상관을 불러오게 하는 등 난리를 피웠다고 한다. 워싱턴 포스트(WP)의 데이비드 이그나시우스 기자는, 당시를 묘사하며 “분석관을 ‘난쟁이 자식’이라 부르고 나중에 그 사람을 다른 부서로 보내려고 했다”고 전한다.

당시 국무부 정보조사국에 근무하고 있던 칼 포드는, “볼턴의 그런 행동은 쿠바 문제 뿐 아니라 더 많은 현안들에 대해서도 반대의견을 내기 어렵도록 모두를 얼어붙게 만드는 효과를 발휘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조지워싱턴 대학의 국가안보 기록물 보관소 존 프라도스 연구원은 기밀해제된 부시 대통령 시절의 문서들을 연구한 뒤에 “볼턴은 이라크 전쟁을 정당화 하려고 방대한 정보를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라고 밝혔다.

“그가 이라크 문제에 직접 개입하진 않았지만, 이라크 관련 정보를 취급하는 부서들을 타켓으로 삼았죠”라고 지적한 그는 “그 당시 이라크 정보 분석관들은 부시대통령 입맛에 맞지 않는 대답을 하면 자리가 날아가는 분위기였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상원의 UN대사 인준 불가

어쨌든 위와 같은 일들을 저질러도 볼턴은 건재했다. 오히려 2005년 3월 UN대사에 임명된다. 정부에서 가장 중요한 외교업무를 맡는 자리다. 

그 때 UN대사 인선을 위한 상원 인준 청문회는 아주 난장판이 되었다. 볼턴이 이라크 관련 정보를 날조한 것과 관련해 격론이 벌어졌던 것이다. 그것만이 아니다. 부하직원을 대하는 그의 태도도 문제시되었다. 상원외교위원회 증언에서 국무부 정보조사국 칼 포드는 ‘고위 관료가 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인간성의 소유자이며, 윗사람에게 아첨하고 아랫사람을 찍어누르는 타입’이라고 그를 평가했다. 

여러 사람의 폭로가 이어졌지만 그 중에서도 제일 정도가 심한 건, 예전 정부 도급업체 직원 멜로디 타운셀의 공개 서문에 담긴 내용이었다. 당시 그녀는 볼턴이 담당하고 있는 정부계약 건의 자금 사용에 대해 마찰이 있었는데, 이 때 볼턴의 반응이 예상을 뛰어넘었다고 한다. 

러시아에서 호텔 복도까지 그녀를 따라왔고, 물건들을 집어 던지고, 문 아래로 협박편지를 밀어 넣고, 마치 미친 사람처럼 행동했다는 것이다. 소속 기업과 미국 국제개발처(US AID)에서 대답을 기다리고 있던 2주간 볼턴이 공포분위기를 조성하며 계속 따라다녔고, 급기야 그녀는 호텔방에 숨어서 전혀 바깥 출입을 하지 않았는데, 그동안에도 볼턴이 수시로 찾아와 방문을 두드리고 협박의 말을 퍼부었다고 한다.

당시 상원 외교위원회 조 바이든 민주당 의원은 부하직원에게 혹독하게 굴고 자신의 정책과 반대되는 의견을 제시하는 정보전문가에게 보복한 볼턴의 행동에 대해 증언할 사람이 최소한 다섯명은 된다고 말한다. 그런 이유들 때문에 당시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던 상원에서도 그는 UN대사 인준을 받을 수 없었다. 

입맛에 맞는 정보만 찾아서 재단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이라크전쟁 당시 그의 활동만큼 앞으로 그가 트럼프 대통령의 국가안보보좌관으로서 어떤 행보를 보일지 예측하는데 도움이 되는 지표도 없을 것이다. 

국가안보보좌관이란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주재하며 펜타곤, 국무부등의 기관에서 올라오는 의견들을 조절하고 통합하는 자리다. 국무부, 국방부의 고위관료들로부터 전략제안을 취합하고 자신의 의견과 함께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할 뿐 아니라, 반대로 대통령의 의견을 각 기관에 전달하고 실천 여부를 감독하는 일도 맡게 된다. 

다시말해, 그의 임무란 대통령에게 올라오는 정보들을 관리하면서 대통령의 정확한 정세판단을 돕고 그에 대한 대책을 함께 논의하는 일이다. 하지만 과거 그의 행동으로 미루어 볼 때 자신의 입맛에 맞는 정보만 찾아서 재단할 가능성이 높다고 신문은 지적한다.  

“그는 어떤 행동에 앞서 최종 결과에 대해 충분히 숙고하는 사람이 아니다” 라고 좌파 씽크탱크 써드 웨이의 미크 오양 외교정책 전문가는 평가한다. “볼턴은 이상주이자다. 그만큼 현실적인 판단을 정확하게 하기 어렵다는 말이다"라고 그녀는 덧붙였다. 

그리고 자신과 의견을 달리하거나 도전하는 부하직원에 대한 그의 억압적인 태도는 앞으로 더욱 자유로운 의견개진을 어렵게 할 것이라고 신문은 지적하는 한편, 앞으로 국가안보보좌관에 임명되면 더욱 안하무인이 되지 않겠냐고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그런 맥락에서 추후 연방정부와 백악관에서 그와 성향이 다른 많은 사람들의 이탈이 예상된다고 복스뉴스는 분석한다. 

볼턴의 경력에 대해 연구를 한 리처드 고원 콜럼비아대학 교수는 “볼턴은 국무부를 싫어한다. 미국의 외교관들이란 민주당원과 타협론자 투성이라고 표현한다. 그가 국가안보보좌관이 되면 트럼프와 틸러슨 때문에 시작된 국무부 인력이탈 현상이 더욱 가속화 될 것이다”라고 예측했다.

어쨌든 볼턴은 상원의 인준없이 UN대사에 임명된 인물이다. 2005년 8월 부시대통령은 의회가 휴회기간일 때 그를 임명했다. 휴회 임명권은 의회가 휴회 기간일 때 상원의 승인없이 비어있는 공직자를 임명할 수 있는 대통령의 권한을 말한다.

일년 반의 임기동안 볼턴은 끝없이 UN을 비판했다. 그래서 동맹국들을 화나게도 했지만 사실 2기 부시 행정부와 UN에서 그의 영향력은 그리 크지 않았다. 

“UN에서 말썽도 많았지만 실제 그의 권한은 제한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콘돌레자 라이스를 비롯한 2기 부시 행정부 사람들은 그를 종종 무시했었죠. 자신의 회고록에서도 그렇게 밝히고 있는 걸 보면 재밌죠”라고 리차드 고원 콜럼비아대학 교수는 말한다.

보수매체에서 활약

2006년 12월 볼턴은 UN대사직에서 사임하고 민간인 신분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폭스 텔레비전과 보수성향 라디오 방송의 고정 출연자가 된다. 그곳에서 UN대사로서 자신의 적격성에 대해 설파하고 UN을 비판하는 모습은 마치, 권력을 향해 외롭게 진실의 목소리를 내는 투사의 이미지로 대환영받게 된다. 그는 마치 물만난 고기 같았다. 특히 폭스뉴스 정기출연자로서 활약이 두드러 졌는데 심지어는 2012년, 2016년 대선 출마를 고려할 정도 였다.

그는 특히 작지만 영향력있는 반이슬람 행동가들의 모임인 ‘반 지하드 운동’ 멤버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었는데, 그들은 이슬람 세력의 미국 정부침투와 이슬람 율법의 급격한 미국 사법제도 잠식을 규탄하는 활동을 하고있다. 

2010년 이 단체의 지도자 파멜라 겔러와 로버트 스펜서의 공동 저서에 볼턴의 서문이 게재되기도 했다. 2016년 그는 비영리 인권단체인 남부빈곤법률센터(SPLC)에서 ‘증오그룹’으로 단정짓고 있는 미국자유연맹(American Freedom Alliance)이 주최한 회의에서 연설을 하기도 했는데, 회의 주제는 ‘과연 이슬람과 서구가 공존할 수 있는가?’였고, 여기서 그는 오바마대통령이 무슬림이었다는 내용의 농담을 섞기도 했다. 

그토록 많은 미디어 노출과 공개석상 출현에도 불구하고, 그는 부시 행정부 시절의 강경한 매파 성향을 전혀 흔들림없이 유지하고 있다. 2015년 뉴욕타임즈(NYTimes) 사설에서 이란 핵시설에 대한 미국, 이스라엘의 폭격을 촉구하는 입장을 보였고 “시간은 절대적으로 부족하지만, 폭격을 한다면 성공적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런 행동은 테헤란의 정권교체를 목적으로 해야하며 이란의 적들과 공조해야 한다”라고 꽤나 과격한 문장을 사용하고 있다.

트럼프가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볼턴은 그의 미디어 장악력과 보수세력과의 활동경험을 총동원하여 다양한 방법으로 대통령에게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2018년 1월 한달동안 폭스 뉴스에 평균 2주에 한번 꼴로 총 19회 출현하면서, 정책제안을 하고 북한과의 외교에 대한 경고, 요르단 왕국의 서안지역(이스라엘 점령지이지만 대부분의 인구는 팔레스타인인) 병합을 촉구하는 등의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북한 선제공격은 완벽한 합법

그리고 마침내, 2018년 2월 볼턴은 워싱턴 포스트(WP)지에 ‘북한 문제는 무력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설을 발표한다. 

사설에서 그는 “선제공격 반대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북한이 ‘즉각적인 위협’이 되지 못한다고 하지만 그건 틀렸다. 현재의 북한 핵위협이 제시하는 당위성에 따라 선제공격으로 대응하는 것은 미국으로서는 완벽하게 합법적이다”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티비 모니터를 통해 세상을 본다. 그는 매일 백악관 정보브리핑보다 폭스뉴스에서 더 많은 정보를 얻고 있는 듯 하다고 복스는 지적한다. 티비와 다른 친근한 매체에서 보는 사람들의 조언을 매우 신중하게 받아들이는 그에게 볼턴은 더이상 부시행정부 시절의 유물이 아니었다. 그는 폭스뉴스가 인정하는 전문가이며 권위자로서 존재해 왔고, 언젠가 트럼프는 그에게 연락해 “언제든지 백악관으로 와서 만나자”고 말했던 걸로 전해진다. 

단 한가지, 트럼프 대통령이 문제로 삼는것은 볼턴의 콧수염이라고 복스 뉴스는 지적한다. 2016년 12월 워싱턴 포스트(WP)는 ‘볼턴이 국무장관으로 거론되지 못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의 콧수염을 싫어했기 때문’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트럼프의 한 측근은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 중에 그가 좋아하는 콧수염을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콧수염 자체를 싫어 하시는 거죠”라고 한마디 보탰다.

그동안 북한과 전쟁이 일어나지도 않았고, 이란 문제도 그대로인 걸 보면 여태껏 트럼프 대통령은 콧수염 때문에 볼턴의 말을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 그는 새로운 국가안보보좌관에 임명된다. 

그리고 외교정책에 관심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편치않은 마음으로 그를 지켜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번역 : 글로벌디펜스뉴스 외신번역기자 이정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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