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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과 교황청의 걱정스런 거래

주교 임명권을 둘러싼 오랜 불화와 화해 조짐



미국 워싱턴포스트 3월 11일자(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지난 수십년간 주교 임명권을 두고 지속돼 온 베이징과 교황청의 불화가 타협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현재 중국 내 교구의 주교는 교황청 뿐 아니라 정부 측 기구인 중국 애국 카톨릭회(Chinese Patriotic Catholic Association)에서도 별도로 임명하고 있다. 

신문이 밝힌 타협안의 핵심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중국의 주교 임명에 발언권을 갖는 대신, 현재 정부에서 임명한 일곱 명의 주교에 대해 정식으로 권한을 인정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가장 큰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은 전 홍콩 주교이기도 한 천르쥔(Joseph Zen) 중국 로마카톨릭 추기경이다. ‘성직을 거래하는 짓이며, 정부가 관리하는 교회는 이미 교회가 아니다’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다른 비판자들은 정부측 기구인 애국 카톨릭회에 대해 ‘신을 믿는 단체가 아니라 공산당에 대한 믿음을 유도하는 단체’라고 주장한다. 

반면, 중국 내 로마 카톨릭 주교와 그 신자들은 정부의 눈을 의식해 공개적인 언급을 꺼리고 있다.

광동성 루오티안바(洛田坝) 지역의 주교 장지안지안의 교회는 1840년 프랑스 선교사에 의해 설립되어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지만 중국 정부로부터 공식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그는 광저우에서 베이징까지 호송된 적이 있다. 베이징에서 그를 맞이한 교황의 대리인은 전국인민대표회의 소속 인물에게 주교의 직을 물려주고 사임할 것을 권유받았다. 그는 제안을 거절했다. 

루오티안바(洛田坝) 교회의 신자들은 청왕조 시대부터 길게는 5대째 카톨릭에 대한 믿음을 이어오고 있는 사람들이며, 대부분 그들의 고유어인 하카어(Hakka)를 사용한다. 88세인 장지안지안 주교 역시 이 지역에서 태어나 자랐고 하카어로 설교를 한다. 만일 새로운 주교가 온다면 의사소통조차 어려울 거라고 신도들은 말한다. 

신문은 교황청의 양보에 대해 현재 벌어지고 있는 시진핑 정부의 종교탄압과 카톨릭 신자들이 주로 모여있는 시골지역의 공동화에 대한 위기의식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뭐라고 말씀드리기 어렵군요, 죄송합니다. 어쨌든 저는 믿음을 잃지 않을 겁니다” 워싱턴 포스트 기자에게 건넨 장지안지안 주교의 마지막 말이다.  


(번역: 글로벌디펜스뉴스 외신번역기자 이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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