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문재인 대통령은 신임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기 위한 방미 일정을 소화했다.
이번 방문은 한국이 국내
여러 정치 현안으로 몸살을 앓고 있고, 미-중간 대립이 계속되고
있는 시점에 이루어졌다. 러시아 극동연구소의 콘스탄틴 아스몰로프 박사는 지난 5월 30일자 NEO 칼럼에서 이번 문재인의 방미 성과를
아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미국과 한국 양국은 이번 회담으로 현재 서로가 가장 절실한 부분을 채워주며 다시 한번 혈맹으로서의 우의를 과시했다는 것이다.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그의 냉정한 평가를 회담 전과 회담 당일, 성과 등으로 나누어 자세히 들어보자.
Ⅰ. 회담 전
방문에 앞서, 한국의 언론과 전문가들은 두 대통령이 논의해야 할 많은 사안들을 대략적으로 열거했다. 하나씩 살펴보자.
1. 백신 원조
이번 방문의 제 1 의제가 북한이 아니라 한국 내 백신 공급을 위한 미국의 잠재적 지원(협력) 방안이라는 사실은 놀라웠다.
이호승 청와대 정책 실장에
따르면, "미국은 백신에 대한 원천 기술과 원부자재를 가진 반면, 한국은 세계 2위 수준의 바이오 생산 능력을 갖고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한국이
"미국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백신 생산 글로벌 허브가 될 수 있다"며 "특히 COVID-19가 독감만큼 흔한 질병이 될 경우 이러한
백신 개발은 국가 경제에 오랫동안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 기준에서
볼 때 한국은 상당히 강력하게 백신 접종을 추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한국인들은 미국산 백신이 적재적소에 공급될지 불투명해지자, 상대적으로 느린 백신 접종을 비판해왔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지난 5월 초 보수성향의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워싱턴DC를 방문해 <바이든 행정부의 핵심 관계자들과 글로벌 제약회사 임원들을 만나 백신 협력 모색>에 나서기도 했다.
2. 경제 협력
이를 위해 최태원(SK그룹), 김기남(삼성전자), 김종현(LG에너지솔루션) 등
대기업 총수들이 이번 여행에 문재인과 동행했다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 지점에서 미국
지도층의 정책 방향에 반응하는 한국의 입장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조명해볼 필요가 있다.
2019년, 문재인은 한국의 과도한 메모리 칩 시장 의존도를 줄이고 비메모리 분야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즉각적인
조치를 지시한 바 있다. 당시 그의 의도는 삼성 같은 국내 최대기업 위에 군림하려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이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결정하자 마자, 문재인은 국내 반도체 부문에 대한 지원을 약속하며 이를 <핵심
국가전략산업>이라고 지칭했다.
3. 북한 문제
일각에서는 문재인이
미국으로 하여금 2018년 싱가포르 합의를 기초로 미-북
대화를 추진하도록 설득할 것이라고 했다. 이는 충분히 실현 가능성이 높은 예측이었다.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서두에 열거한 3가지 조항은 구체적이지 못해 해석의 여지가 있으며, 마지막
조항은 이미 대부분 확인 작업이 끝난 '포로/실종자 유해 수습' 및 송환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미국 지도부 또한 그의 제안을 기꺼이 따를 공산이 있었다. 이와 더불어 커트 캠벨 등 미국 정치인들과 외교 정책 전문가들 또한 싱가포르 합의에 지지를 표하고 있기도 하다.
지난 17일 매일경제신문이 "한국 정부가 트럼프 시절 대북 정상회담을
약속하는 대가로 미국에게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약속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 한국 외교부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는 사실도 아닐 뿐만 아니라 악의적인 보도" 라며 국방부까지 거들었다.
4. 한일 관계
한일 관계 정상화
또한 주요 의제였다고 말할 수 있다. 어찌 됐든, 바이든은
한일 동맹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아마도 이 두 이웃 국가 간 주요 쟁점들은 1965년과 2015년에 체결한 한일 협정에 의해 이미 다 해결됐다고
믿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5. 한국의 <쿼드 플러스> 참여 가능성
자주적 외교 노선을
추구하는 한국 정부의 뜻과 상관없이, 쿼드 가입에 한국은 선택의 여지가 없을 수도 있다. 다만, 미국이 뭔가 보장해 주리라는 대가를 기대하며 응할
수도 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그런 맥락에서 한국의
재계 지도자들이 미국 내 투자 및 사업 기회에 대해 논의하고 싶어한다 해도 놀랄 일은 아니다. 결국 한국이
쿼드 플러스에 가입하면 중국은 사드 배치 때와 비슷하거나 훨씬 더 혹독한 공식/비공식 제재를 가함으로써
보복할 공산이 크다. 게다가 그러한 결과는 한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 외에도 문재인과
바이든은 북한 관련 인권문제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도되었다.
외교 얘기만 나오면
늘 그렇듯, 출발 전부터 회담장에서 문재인의 행동에 대한 조언과 관련된 수많은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를테면 보수성향
언론인들은 정부에 친미 노선, 한미 공조, 쿼드 플러스 가입, 북한 지도부 불신 등을 촉구했다. 반면, 문재인 같은 좌파 정치인들은 코로나 바이러스 퇴치, 환경 보호, 과학기술 교류 등에 초점을 맞출 것을 제안했다.
보수 언론까지도 이번
회담이 백신, 반도체, 북한 문제에 집중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어쨌든 본 회담에서는 계속되는 미-중 대립과 코로나 사태는 의제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코리아헤럴드에서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으로 인해 <북한의 군사 도발 심화 가능성>까지 내다보는 사설을 싣기도
했다.
이번 문재인의 방미
계획을 살펴보면 정상 간 대화의 기회보다는 공식적 · 의례적 행사가 더 많은 것 같았다.
Ⅱ. 한미 정상회담 현장
드디어 한미 정상회담이 2021년 5월 21일에
열렸다.
문재인은 바이든 대통령과
어떤 대화도 나누기 전, "한국 전쟁에서 발군의 용맹함"을
인정해 94세의 은퇴한 랠프 퍼켓 주니어 대령에게 대통령이 직접
6·25 참전미군 최고훈장을 수여하는 공식행사에 참석해야 했다. 미국 대통령이 명예훈장을
수여하는 행사에 외국 지도자가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는 한미동맹에 대한 의지를 강조하려는
미국의 강력한 의미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문재인은 바이든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을 만났는데, 그녀는 "미국과 한국이 긴밀히 협력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부통령과의 만남을 갖고, 한국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 검토 과정을 놓고 한국과 미국이 긴밀히 조율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필자는, 한국 지도자들의 최근 방미 관련 보도로 유추해 보건대, 한국 측은
늘 미국이 기대하는 바에 대해서 일방적으로 통보만 받을 뿐, 그들의 진짜 방미 목적은 (미국 측에서) 거의 고려해주지 않는다는 인상을 받았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접근 방식에는 꽤 많은 선택의 여지가 있다. 그러나 트럼프처럼 북한 지도부를 달래거나 오바마 대통령의 '전략적 인내' 따위는 추진할 의사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은 한국이 70년간 미국과 혈맹일 뿐만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과 전세계 미래>에 얼마나 중요한 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문재인과 바이든 간
꽤 장시간의 회담이 끝나자, 기자회견이 있었다. 양국 정상회담이
마무리되면서 완성된 공동성명이 발표됐다. 공동 성명서가 완성된 것이 회담 전인지 후인지는 불분명하지만
어떻든 조 바이든은 도널드 트럼프와 달리 톱다운 방식에 찬성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과 조 바이든은 "171분 동안 일대일, 소규모 실무 회담 및 확대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통틀어서 한국의 지도자는 백악관에서 5시간 40분을 보냈다. 회의가 "예정된 시간보다 한 시간 정도 더" 지속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하루 종일 정상회담에 전념한 셈이다.
물론 방문 기간 동안
사소한 해프닝도 있긴 했다. 예를 들어, 훈장 수여식 동안, 바이든 대통령은 문재인을 수상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연설하는 동안에는 직함을 제대로 언급했다.
일부 한국 언론들은
이번 방미의 다른 측면, 즉 지난달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미국을 방문했을 때 보다 한국 대통령이
더 따뜻한 환영을 받았음을 암시하는 부분에만 주목했다. 예를 들어, 문재인과
조 바이든은 마스크를 쓰지 않고 만났는데, 일본 지도자와는 그렇지 않았다. 게다가, 두 대통령의 점심 식사는
"바이든과 스가의 점심 시간보다 약 17분 더"
길었다.
Ⅲ. 얻은 것과 잃은 것
이번 문재인의 미국
방문은 두 나라 모두에게 유익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한국 대통령이 반미 성향을 갖고 중국에 매진했다고
믿는 일부 반대파들이 틀렸을 수 있다는 사실도 보여주었다.
이제 한국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달성한 성과와 그 대가로 포기한 것에 대해 집중해 보자.
한국에 돌아온 문재인은
미국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 결과가 예상보다 아주 좋았다고 말했다.
1. 백신 원조
두 대통령이 백신
문제에 대해 합의를 이루어 내기는 했지만, 5월 20일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의 <미국은 전세계와 백신공급을 공유할 계획>이라는
언론 브리핑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나마 주요 성과라면, 바이든이 "주한 미군과 밀접하게 접촉하는" 한국의 55만 육· 해· 공군 장병 모두에게 백신을 접종하겠다는 약속을 한 것이다.
두 정상은 또한 전세계 백신 공급 확충을 위해 <포괄적 한미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 구축>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모더나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필&피니쉬(fill-finish: 백신 제조의 최종 단계. 액상 백신을 유리병에 채우고 포장만 하는) 방식으로 모더나 백신을 한국에서 제조하는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 자리에는 문재인 대통령도 참석했다. 한국에서 생산하는 기타 백신으로는 스푸트니크 V,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가 있다.
현재 한국 인구가 5100만 이상임을 고려하면, 문재인이 아직까지는 백신 공급 문제를
상당히 성공적으로 처리한 것으로 보인다.
2. 경제 협력
무엇보다도 이번
정상회담에서 가장 인상적인 경제 부문 성과는 두 정상이 <세계보건기구(WHO)의 강화와 개혁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 데 뜻을 같이
했다는 점일 것이다. 세계보건기구가 중국의 지나친 영향력으로 인해 비난받아왔던 것이 사실이란
점에 주목한다면 말이다.
문재인과의 회담 후,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의 4대 대기업들이 전기차 및 전기차 배터리
제조를 포함하여 미국 경제에 350억 달러 이상 신규 투자를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170억 달러, LG 에너지솔루션과 SK 이노베이션은 각각 140억 달러, 현대차 그룹은 74억 달러, SK
하이닉스는 1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양국은 "반도체, 친환경 전기차 배터리, 전략핵심소재, 의약품 등의 우선 분야를 포함해 공급망의 탄력성을
높이기 위해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두 대통령들은
또한 <WTO 개혁>에 긴밀히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도 말했다.
문재인과 조 바이든은 "연구개발 협력 뿐만 아니라 상호 투자증대를 통한 양국 내 최첨단 반도체 제조"에 대한 지지를 표했다. 두 정상은 "오픈랜(open RAN: 네트워크 장비운용에 필요한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개방형으로 구축하는 기술), 퀀텀 테크놀로지(전자기장, 중력, 빛등의 영향에 따른 양자 상태 변화를 이용하여 초정밀 계측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 및 바이오 테크놀로지 뿐 아니라 차세대 배터리,
수소 및 탄소 포집 ·저장 등 청정에너지 분야와 인공지능,
5G, 차세대 통신망(6G) 등 신기술 분야의 혁신을 선도해 미래지향적인 파트너십을 발전시키기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상하게도, 바이든과 문재인은 "원전사업 공동참여를 포함한 해외 원자력
시장에서의 한미 공조"에 동의했다. 이는 문재인의
양보로 보인다. 앞서 한국 지도자는 "원전의 단계적 폐지",
"신규 원전 건설 중단", "천연가스 및 재생가능" 에너지원의 사용 강화에 대한 계획을 역설해왔기 때문이다.
전반적으로, 한국 대통령은 경제협력 문제를 성공적으로 처리했다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선언문은 사전 합의와 의사 표명에 그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3. 북한 문제
본질적으로 평이한
성명서가 나왔다.
한미 양국은 긴장을
완화하고 <한반도 비핵화>라는 궁극적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될 만한 '실용적 조치를 취하기 위해 북한과 외교적으로 교류할 의지'를 공유했다고 두 정상은 전했다.
우선, 한국 좌파 정치인들과 중국 및 러시아 당국자들만이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주로 떠들어 댄다. 다른 한편으로,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은 문재인에 의해 사용됐다.
또한 두 정상의 공동성명은 "북한을 포함한 모든 국제사회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완전히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다시 말해서, 새로운 미국 행정부가 추구하는 최종
목표가 무엇인지 아주 명확해졌다.
이와 함께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 결론"을 환영했고, 조 바이든 부통령은 "남북 대화와 포용, 협력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양측은 또 "북한의 인권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협력하고 가장 어려운 북한 주민들에게 인도적 지원을 계속하기로" 합의했다. 한미 정상은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돕겠다는 의지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한미 정상회담 후, 미국 대통령은 북한 지도자를 만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는 언론
브리핑에 참석한 사람들 사이에 상당한 파문을 일으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이든에 따르면, “그러한 정상회담은 김정은이 핵무기에 대해 논의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논의가 어떻게 진행될지에 대해 사전 협상으로 윤곽이 나와있어야만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즉, 미국
대통령은 북한이 양보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증명해야만 북한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두 정상은 공동성명을
통해 "기존 남북· 미북 공약을 토대로 한 외교와
대화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 필수적"이라는 공통의 신념을 재확인했다.
익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문재인은 '2018 판문점 선언 및 싱가포르 공동성명'에 대한 문구를 포함시키는 대가로 앞서 언급한 언급된 <북한
인권 문제> 논의에 동의했다.
전반적으로, 필자의 사견으로는 바이든이 북한에 대해 실용적인 접근을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대통령은 성
김을 미국 대북 특사로 임명했다. 그는 전쟁에 꽂힌 <매파>가 아니라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주한 미국 대사와 6자 회담 미국 특사를 지낸
<직업 외교관>이다. 미국의 외교 정책
전문가들은 성 김의 임명이 북한과의 외교를 모색하겠다는 미국의 의지와 <북한과의 대화 준비>를 반영했다고 입을 모았다.
결론적으로, 양측이 실제로 북한 문제에 대해 완전한 합의에 도달했는지는 말하기 어렵지만,
최소한 공개 석상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협력할 의지를 보여주었다.
4. 한일 관계
5월 21일 열린 브리핑에서, 젠 사키 대변인은 미국과 한국이 <중국과의 관계>를 다소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으며, 이는 양국간 논의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사키 대변인은
“미국이 확대된 미-한-일 3국 협력을 증진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했다”고도 했다.
정상회담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 따르면, 미국과 한국은 "쿼드를 포함한
개방적이고 투명하며 포용적인 지역 다자주의의 중요성"을 인정했다. 한미일 3국 협력의 근본적 중요성도 그 속에서 강조되었다.
5. 쿼드 및 기타 안보
관련 문제
5월 20일 젠 사키 대변인은 쿼드 회원국이 바뀌지는 않을 것 같다고 언론에 말했다.
한미 정상회담 후 바이든 대통령은 <조건부 전작권 전환약속>을 재확인했다.
공동성명에서 대통령들은
“한미 관계가 공유된 가치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말했으며, <한국의 신남방 정책>과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을 위한 미국의 비전>을 일치시키는 데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양국은 또한 <태평양 도서국들과의 협력 강화>와 <아세안 중심주의 및 아세안 주도의 지역 건설>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미국과 한국은 <쿼드를 포함한 개방적이고
투명하며 포괄적인 지역 다자주의의 중요성>을 인정했다.
아울러 양측은 <포용적이고 자유로우며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에 대한 의지>를 표명하고 <대만해협 평화와 안정성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국내외적으로
인권과 법치를 증진시키겠다>고도 약속했다.
그리고 비록 공동성명에서
중국이 직접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앞서 언급한 부분에서 분명히 중국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문재인과 바이든은 <미얀마 군과 경찰이 민간인을 상대로 한
폭력>을 비난했다. 문재인에 따르면, 양측은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증진하기 위해 더 긴밀히 협력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지도자들은 또한 기후변화 문제를
다루었다. 미국과 한국은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제로로 유지하기 위한 노력에 맞춰 야심찬 2030 목표 수립>을
약속했다.
또한 두 대통령은
사이버 보안과 우주탐사, 여성의 권리 문제에 협력하고, <중미의
북방 삼각지대(엘살바도르, 과테말라, 온두라스)에서 미국으로 이주하는 근본 원인>을 다루기로 합의했다. 놀랍게도, 이번 회담의 의제는 이전에 논의되지 않았던 많은 주제를 포함했다.
정상회담 후, 양측이 미사일 지침 종료를 발표함에 따라 한국은 최대 사거리 800km의
탄도 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미국이 <비확산
노력을 추진하는 데 있어 한국의 글로벌 역할>을 인정하는 맥락에서 비롯됐다. 결국, 이 결정은 협력의 대가로 한국에게 내준 양보가 아니라, 한국의 미사일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수단인 것이다. 이러한 조치에
대한 북한 지도부의 반응은 남북 관계를 더욱 냉각시키고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
한국으로 돌아오는
길에 문재인은 자신의 SNS계정에 "미국에서의 회담
결과가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었다"고 썼다. “미국
지도부가 현안에 대한 한국의 입장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고도 적었는데, 이는 정상회담 합의문에도 반영됐다. 文은 "코로나바이러스 백신과 양국의 백신 파트너십을 제공하기로 한 미국의 결정은 놀라운 선물"이라고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성
김을 미국 대북특사로 임명하겠다고 밝힌 것도 한몫 했다. 문재인에 따르면, 이는 미국이 통역 없이 북한과 대화할 준비가 되어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한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한국이 미국의 진정한 동맹임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양측 사이에 심각한 이견은 없어 보였다. 그리고 회의 마지막에 발표된 공동성명은 역내 다른 국가들에 대한 직접적인 메시지이기도 했다. 많은 기자들은 이번 방문을 결정적인(Pivotal) 것으로 언급했는데, 한국이 미-중 대결에서 미국을 택한 것처럼 보이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정의용 외교통상부
장관과 같은 한국 관리들은 이를 공개적으로 인정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과거 그는 미국과 중국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은 한국의 국익에 맞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과의 직접
대립을 피하려 하기 때문에, 미국의 對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서는,
미국 경제에 크게 기여할 수 있고 주요 분야에 핵심 부품과 자원 공급을 확보해 줄 수 있는 동맹국 집단이 필요했다는 사실은 아주 자명하다.
6. 회담 성과
그렇다면 양측이 이번
정상회담으로 얻은 성과는 무엇일까?
한국은 백신 공급
약속을 받아냈다. 또한 자국민들에게 자신의 포퓰리즘 정책이 북한에 대해 미국이 취하고 있는 방향성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도 말할 수 있게 됐다. 개정된 미사일 지침 종료 역시 기이한 일이긴 하지만, 대한민국으로서는 선물이었다고 할 수 있다.
미국으로서는 반중
동맹이라는 큰 틀에서 주요 제조업 분야의 핵심 재료 및 부품 공급을 확실히 보장받았다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번 협상이 체결됨으로써
한미관계는 더욱더 긴밀해졌다. 즉, 이번 문재인의 방미로 인해 중국은 한국의 쿼드 플러스 합류 가능성보다 훨씬 더 거대한 난관에 봉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처럼 한국 정부가
미국 경제에 상당한 투자를 하기로 합의한 이상, 앞으로 한국이 주로 안보 문제 및 경제적 고려를
바탕으로 중국과 협력할 것이라는 가정은 틀렸다고 볼 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