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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만에 방한한 러시아 외무장관, 백신 팔러 왔나?

- 라브로프 장관, 美 인도-태평양 전략 관련 우려 표명
- 2017년 文의 "9개 다리" 경제 협력 약속 이행 요구
- 러시아 코로나 백신 "코비박" 생산 및 판매처로 한국 활용
- 러시아 극동 및 북극 개발 투자 원하지만 한국 관심 없어

다음은 역사학자이자 러시아 과학 아카데미 극동 연구소 한국학 선임 연구원인 콘스탄틴 아스몰로프 박사가 지난 8 [신동방전망]에 게재한 <러시아 외무 장관의 방한에 부쳐> 칼럼 전문이다.

 



지난 3 23일부터 25일까지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한국을 방문했다라브로프가 방한한 것은 2013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동행한 이후 처음이다과거 2009년 라브로프는 북한 여행을 마치고 서울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러시아와 한국의 수교 30주년을 기념하는 이 행사는, 당초 2020년으로 예정되어 있었지만, COVID-19로 인해 연기되었다작년 9 28일 푸틴과 전화 통화를 나누던 한국 文 대통령이 라브로프 장관을 서울로 초대했다.


文은 2020 12, 러시아 특사로 여당 중진 인사인 우윤근 의원을 파견해 향후 한·러 수교 30주년 기념 행사를 위한 구체적인 내용 논의는 물론, 양국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장관은 한국으로 떠나기 전, 한국 언론사 대표들과 온라인 기자회견을 갖고 "대한민국은 아태 지역에서 러시아의 중요하고 유망한 파트너"임을 강조했다향후 의제로는 "한반도 정세를 포함한 국제 및 역내 어젠다에 관한 주제"뿐 아니라 COVID-19 퇴치 협력을 언급했다.


3 23, 왕이 외교 부장과 면담을 가졌던 세르게이 라브로프는 중국을 출발해 서울에 도착했다.  


3 24, 러시아와 한국의 외교 수뇌부들은 양국 간 외교 관계 수립 30주년 기념식에 참가했다. 이번 기념식을 기점으로 러시아 연방과 한국 사이의 <문화 교류의 해>가 시작됐다. 사회적 거리 규정 준수를 위해 양국 대표 약 50명만이 행사에 참석했다.


양국 장관 간 면담은 3 25일에 열렸다. 러시아 외교부가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정치적 접촉 일정을 포함한 양국 관계의 관련 사안들이 상세하게 논의되었다. 양국 대표들은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철도·전기·조선·가스·항만·북극항로·농림·수산·산업단지 등 러시아와의 9개 분야 우선순위 협력사업 구상인 "9개 다리(Nine Bridge)" 개념의 구현을 포함한 실질적인 분야에서의 잠재적 협력 확대와 COVID-19 에 대한 공동의 노력에 초점을 맞췄다.


협상 후 공동 기자회견이 열렸는데, 양측은 "높은 수준의 정치적 대화와 양국 대통령 및 한-러 정부 간 접촉을 포함한 다각적인 만남을 계속 확대하고 활성화하겠다는 결의를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은 아시아 태평양에서 러시아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 중 하나>로 다시 언급되었다. 이 날, 세르게이 라브로프는 러시아로 돌아갔다.


많은 말이 있었지만, 라브로프의 연설 요지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 한-러 외교 관계 수립 30주년을 기념하면서, 양측은 외교, 경제, 및 각 분야에서 이루어진 진전을 높이 평가했다정의용 외교 장관은 "30년 전 기록한 2억 달러에서 2019년 현재 220억 달러 이상으로 늘어난 교역량 증가 등 양국 간 교류가 급부상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는 양국이 '좋은 친구이자 동반자'라는 방증"이라고 강조했다.
  • 라브로프 장관도 "1990 9 30일 이루어진 역사적 결정은 모스크바의 새로운 정치적 견해와 서울의 북방 외교 정책의 논리적 결과였다. 다시 말해, 러시아는 수십 년 동안 우리 자신을 분열시켰던 잘못된 냉전 논리를 버렸다" 면서 "러시아와 한국은 공동의 장기적 이익에 바탕을 두고 상호 존중과 높은 수준의 신뢰로 구별되는 진정한 이웃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천명했다. 과거 한-러 양국 관계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라고 불렸지만, 저자는 이제 이 두 국가가 더욱 긴밀한 관계를 표방하게 되었음을 지적할 수 있다.
  • 그 외에도, 라브로프 장관은 경제 요소가 이 파트너십의 주요 요소라는 사실을 암시했다. "경제적 전환과 투자는 양국 협력의 빠른 발전을 위한 원동력" 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미국의 인도-태평양 지역 전략이 특정 국가들에 대항하는 블록을 구축하려는 시도가 될 수 있다"고 우려도 숨기지 않았다. 심지어 "인도-태평양 지역"이라는 용어조차 국제적 통용어를 바꾸기 위한 동일한 시도의 하나로써 도입되었다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그는 "모든 분야에서의 지역 협력 개발에 있어 아세안(ASEAN)의 중심적 역할"을 강조했다. <동아시아 정상 회의, 아세안 지역 포럼, 아세안 국방 장관 회의> 등과 같은 기존 포럼의 중요성에도 초점을 맞췄다.
  • -러 양국은 긴밀한 관계를 지속하고 정치적, 외교적 방법으로 한반도 평화 정착의 진전을 이루기 위해 협력을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모스크바와 한국은 역내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실무자 수준의 가장 빠른 협상 지속에 여전히 전념하고 있다." 정의용 장관은 "러시아가 앞으로 건설적인 역할을 계속해 줄 것을 요청"했으며, 라브로프 장관은 "모든 관련 국가들이 군비 경쟁 및 모든 형태의 군사활동 중단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2017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에서 文 대통령이 제시한 계획은 논의되지 않았다. 이 계획들은 최종적으로 북한이 비핵화 문제 해결에 참여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
  • 양측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한 가능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한국 측은 푸틴 대통령의 한국 방문 초청을 확인했고(한국 지도층들이 여러 차례 러시아를 방문했기 때문에 의전에 따라 러시아 대통령이 한국에 답방할 적절한 기회다) 라브로프 장관은 "코로나 사태가 나아지는 대로 방한 문제를 다시 논의하겠다"고만 답했다. 분석가들은 적어도 두 정상 모두 백신을 접종했기 때문에 2021년 중에 이 방문이 성사될 가능성이 다소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 양국은 文 대통령이 제안한 "9개 다리" 개념이라는 맥락에서 철도 운송, 에너지 공급, 원자력, 조선, 의료 및 의료 분야의 협력을 높이 평가했다. 이 개념을 구현하기 위한 계획은 2020 10월에 서명되었다. 그러나, 양측은 이미 이루어진 것들이 아닌, 구현 또는 구현 준비 중인 프로젝트에 대해 논의했다. 예를 들어, "러시아 극동 및 북극 지역의 대규모 투자 협력 프로젝트"나 최대 10억 달러 규모의 러시아-한국 투자 펀드 설립에 대한 협상을 들 수 있다. (푸틴 대통령의 방한에 이어 2014년 관련 합의가 이루어졌지만, 이러한 합의는 언론에 실린 적이 없다.) 위의 세부 사항은 올 연말 서울에서 열릴 예정인 러시아-한국 간 경제, 과학 협력을 위한 정부 간 공동 위원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확실히 러시아는 한국의 자금 투자와 기술을 극동으로 끌어들이는 데 관심이 있지만, 지금까지 한국 기업들은 많은 투자가 필요한 장기 프로젝트에 참여하려는 의사를 보이지 않았다.
  • 이번 러시아 외교 장관의 방한은 의학 분야 협력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2020 11월에 체결된 러시아 직접투자기금과 한국에서 시작될 러시아 스푸트니크 V 백신 생산을 규제하는 한국 GL 라파 간 협정에 대한 논의가 다루어졌다. 한국 파트너들은 또한 러시아 최대 과학기술혁신단지인 <스콜코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러스키 섬에서 러시아가 개발 중인 의료 복합 단지에 관심을 보였다그러나, 위에 언급된 모든 사안 가운데 <2021~2022 양국 외교부 간 교류 계획> 단 한 건만이 체결되었다.


러시아 외무 장관의 방한과 동시에 두 가지 중요한 행사가 동시에 열렸다


첫 번째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장관의 방한 직후 알렉산더 포민 국방부 차관의 방한이다. 포민 차관은 한국측 상대인 박재민 국방부 차관 및 윤의철 합동참모차장과 면담을 가졌다. 이들은 동북아 및 한반도 정세, 특히 군사 분야의 양국 협력과 미래 전망을  강조하면서 역내 안보 문제를 논의했다.


한국 측은 다시 한번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러시아의 적극적인 지지와 협력을 촉구한다"고 말했고, 포민 차관은 이에 대해 러시아도 역내 현황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고 답했다. 양측은 "국방 협력 활성화 협약을 체결하고 정례적인 협의 채널과 고위 인사 교류를 확대하겠다"고 다짐했다.


두 번째로, 면역세포치료제 제약회사인 [쎌마테라퓨틱스]에 따르면, 3 22러시아 코로나 백신 '코비박(CoviVac)'을 개발한 추마코프(Chumakov) 연방과학연구소에서 핵심 인력들이 방한했다. 그들은 코비박 백신의 글로벌 생산 및 판매를 위해 [스마트바이오텍] 최고 경영자 및 직원들과 동행했다. 참고로 스마트바이오텍은 추마코프 연구소가 설립한 러시아 영리 법인이며, <코비박 백신> 개발부터 생산, 제품화, 유통 등 상업화까지 전 과정이 체계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관계자들이 대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방문은 현재 한국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사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생산 시설 구축과 백신 보급 알선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 외교부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장관의 방문이 "양국 간 전략적 연계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더 나은, 더 협력 관계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사실 이번 방문은 취소하거나 무시할 수 없어서 마지 못해 열린 의례적 행사였다는 인상을 남겼다. 경제 협력에 관한 연설은 <9개 다리> 개념이 현 한국 대통령의 전임자들이 제안한 것들의 몇 가지 수정안에 기초할 뿐이었다. 인도주의적 분야에서의 협력에 대한 논의는 더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지만, 이러한 논의에서조차 이번 행사의 의례적 성격은 어떤 결과물보다도 명백했다.


러시아 측이 이번 방문을 역내에서의 입장을 천명하고 반중, 혹은 반러 성향의 동맹 구축에 열을 올리는 미국의 노력을 뒤집을 기회로 삼았다는 점이 더 중요해 보인다. 서울에게는 이번 방문이 文 외교 정책의 독립성과 다원적 성격을 보여줄 수 있는 공식적인 기회이기도 하다. 세르게이 라브로프의 방문은 앞서 열린 한- "2+2" 협상 직후 이루어졌지만, 한국이 미국의 계획에 확실히 동참하는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저자의 생각으로는 러시아와 한국 관계는 아무런 의미 없이 '안정적인 동반자 관계라고 표현할 수 있다. 즉, 두 나라가 금세 긍정적인 돌파구를 찾거나, 사이가 틀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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