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05 (화)

  • 맑음동두천 3.7℃
  • 구름조금강릉 6.1℃
  • 맑음서울 3.5℃
  • 구름많음대전 1.5℃
  • 흐림대구 4.3℃
  • 구름많음울산 7.2℃
  • 구름많음광주 5.4℃
  • 구름많음부산 8.2℃
  • 구름많음고창 2.2℃
  • 흐림제주 8.2℃
  • 흐림강화 5.1℃
  • 구름많음보은 -1.5℃
  • 구름많음금산 0.4℃
  • 구름많음강진군 2.3℃
  • 흐림경주시 2.9℃
  • 구름많음거제 6.0℃
기상청 제공
배너

바이러스 기원 조사 권한, 중국에 내맡긴 WHO ③

- "중국 감시시스템 덕에 폐렴 발견" WHO수장 찬사에 전세계 아연실색
- 창작된 감염 조사보고서, 시진핑 공치사로 도배
- WHO 국제비상사태선포 반대, 중국의 위협적 로비 결과물

테드로스 사무총장은 지난 1월 말,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접견했다. 당시 대부분의 감염이 중국 국내에 국한된 상태긴 했지만, 점차 그 속도는 빨라지고 있었다. 그 둘은 인민대회당의 한가로운 전원풍경의 벽화장식 앞에 앉아 합의를 도출해냈다.


테드로스 박사는 시 주석의 로비를 위해 베이징으로 달려갔다. 국제 전문가들로 구성된 대규모 조사팀 파견에 대한 승인을 위해서 였다. 이미 일단의 소규모 WHO 팀이 일주일 전 우한으로 향했다. 하지만 우한의 화난 시장이나 전염병을 다루는 대형병원에는 들어가보지도 못했던 것이다.


시 주석은 중국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말에 난색(難色)을 표했다. 대신 WHO 팀이 상황을 "객관적이고, 공정하며, 침착하게, 이성적으로평가하도록 허용하는 데에는 동의했다.


현지 언론은, 시 주석이 "코로나바이러스는 악마다. 악마가 숨어있게 놔둘 수는 없다"는 말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합의는 테드로스 사무총장에게 매우 중요했다. 그전()주에 모인 자문위(諮問委)에서 그는 국제비상사태 선포에 반대했다.


그러나, 외교 및 보건 관계자들에 의하면, 자문위원회의 1 23일 결정이 명백하게 중국이 벌인 치열한 로비의 결과물이라는 사실은 여론에 알려지지 않았다. 위원들은 대개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로운 국제 전문가들이다. 하지만 주 제네바 중국 대사는 자국(중국)이 비상사태선언을 불신임 투표로 여길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중국은 또한 비교적 상황이 통제 하에 있는 것처럼 묘사해서 위원회에 자료를 제출했다.


위원회의 절반이 비상사태 선포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그 결과 많은 나라들이 아연실색했다. 테드로스가 시 주석과 중국의 (우한)폐렴 감시 시스템, 둘 다에 공개적으로 찬사를 보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태를 포착해 낸 것은 바로 그 중국의 감시 시스템이었다"고 역설했다.


하지만 그건 틀린 얘기다. 중국의 감시체계는 코로나감염증 발견에 완전히 실패했다. 현재 전문가들은 그 실패로 인해 감염이 급속도로 확산된 것이라고 얘기한다. WHO는 차이점을 설명하기 위해 중국에 질문을 했다.


하지만 그칠 줄 모르는 중국 찬양은 테드로스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에티오피아 보건장관 및 외무장관을 역임한 바 있는 테드로스는 정치적인 마인드를 갖춘 전염병학자다. 비위가 좋아 지도자들과 외교관들을 "형님, 아우" 라 칭할 정도다. 그를 비판하든 지지하든 그가 공개적인 국가 비난을 싫어한다는 사실에는 모두들 동의한다.

WHO 사무총장이 시진핑 주석을 만나던 바로 그 시각, 중국이 자랑해 마지않는 건설장비들은 우한에 감염환자 1,000명까지 수용가능한 병원 신축작업을 이어가고 있었다. 게티 이미지




그의 지지자들은 WHO의 수장이라면 누구든 소프트 외교가 필수라고 한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설립된 이 유엔기구가 예산의 약 80%를 기부금에 의존할 만큼 재정적으로 형편없다는 것이다.


2017년 테드로스 취임 당시, 서아프리카에서 발생한 에볼라 감염에 대한 초기 부실 대응으로 비난이 일자 WHO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그러나 이 기구는 아직까지도 보장된 예산도, 국제규제를 요구하거나 집행할 권한도 없다. 공중보건을 위해, WHO는 종종 국가들에게 협조하는 길을 택한다. 다른 유엔 기관들에게서 제재를 받았더라도 말이다.


2002년 말 사스가 출현했을 때, 중국은 수개월 동안 감염사실을 숨기고 당시 WHO의 수장이던 그로 할렘 브룬트랜드의 전화를 무시했다. 그녀에게서 공개적으로 망신을 당하고 나서야 중국은 협조했다.


이번에는 일이 제대로 시작되는 듯했다. 중국 지도부는 정기적으로 테드로스 박사와 의사소통을 했다. 중국 과학자들이 WHO보다 먼저 선수치는 경우 뿐이긴 하지만, 중국은 상대적으로 신속하게 코로나바이러스의 게놈서열을 WHO와 공유했다. 세계보건기구 팀에게 조사를 허용한 시 주석의 결정은 테드로스 박사의 접근 방식이 옳았다는 것을 입증하는 듯 보였다.


베이징에서 떠난 다음에도 "나는 중국을 거듭해서 칭찬할 것이다. 왜냐하면 중국의 조치들이 사실상 다른 나라로의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줄이는데 도움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테드로스 박사는 말했다. "우리는 진실을 말해야 한다."


한편 제네바에서는 앤드루 브렘버그 미 대사가 테드로스 박사에 중국에 대한 찬양을 자제하라고 촉구했다.


그들의 대화를 전해들은 몇몇 서방 외교관들에 의하면, 브렘버그 대사는 테드로스 박사에게 "당신은 당신 자신과 조직의 평판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대표단을 제외한 위원회의 거의 모든 구성원들의 조언에 따라, 마침내 1 30, 테드로스 박사는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위원회는 또한 곧 중국으로 파견될 세계보건기구(WHO) 팀에 "동물 근원 조사를 위한 노력을 검토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약 일주일 후인 2월 초, WHO 최고 전문가 두 명이 조사팀의 어젠다 협의를 위해 베이징으로 갔다. 같은 주, 이 세계 최고의 건강 전문가들은 동물 숙주 찾는 것을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로 꼽았다.


하지만, 조사팀에 함께 했던 두 사람 (한 명은 외교관)에 따르면, 2 16일 전체 팀이 베이징에 모이기 전부터, 세계보건기구는 엄청난 것들을 양보했다. 중국의 초기 대응이나 동물 근원 조사에 착수하지 않기로 합의했다는 것이다. 우한 시 방문조차 확보할 수 없었다.


"우리는 동물의 기원을 들여다보러 거기 갔던 게 아니다." 조사팀에 참여한 싱가포르 국립대학 의과대학의 데일 피셔 교수가 말했다.


질문에 대해서는, WHO "모든 국가가 대비해서 국민을 보호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중국에서의 감염을 이해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일단 중국에 도착하자, 팀원들은 우한에 가지 않는 한 팀이 신뢰받을 수 없다는 데 동의했다고 국립 알레르기 및 전염병 연구소의 임상 책임자인 H. 클리포드 레인은 말했다.


우한은 봉쇄됐다. 그래서 중국인 3명과 국제 전문가 3명 등 6명이 특별 열차를 타고 그 도시로 갔다하루 정도 머물며 두 개의 병원을 방문했다. 시장에는 가지 않았다.


조사팀이 보고서 작성을 위해 모였을 때, 25명의 멤버들은 거의 3일 동안 단어 하나하나를 전부 분석했다.


"그들은 단어 하나 쓸 때마다 막혀버리곤 했다"고 피셔 박사는 자신의 중국 동료들에 대해 말했다.


엄밀히 말해서 WHO 조사팀은 코로나바이러스라는 질병과 감염 및 중국의 성공적인 대응에 관한 귀중한 정보를 만들어냈다. 또한 이 보고서는 "직접 예방과 통제 작업을 지시하고 배치하셨다면서 시진핑의 공치사를 하고 있다. 이는 감염에 관한 초기 보고서에 의해 확증되지 않은 성명이다.


바이러스의 기원에 대해, WHO 전문가들은 대부분 중국에게 책임을 떠넘겼다. 중국정부에다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철저히 수사"해주십사 애원하면서 말이다. 반면 사람들에게는 수많은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안심시켰다.


"그건 순전히 눈 가리고 아웅이었지만,” 조지타운 대학교의 글로벌 보건법 교수인 로렌스 고스틴는 말했다. “시진핑을 상대로 타협을 끌어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그 길 밖에 없었다."


4부에서 계속

배너
배너



정치/국방


이춘근의 국제정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