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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기원 조사 권한, 중국에 내맡긴 WHO ①

- WHO, 중국 요구로 우한 야생동물시장 방문조사 건너뛰어
- WHO 주무르는 중국, 없애려는 미국, 키우려는 유럽, 지정학적 교착상태
- 바이러스 기원 조사 = 중국에 양보한 WHO의 타협안 조사



중국에서 시작된, 이름조차 생소했던코로나바이러스”, 이 기괴한 전염병은팬데믹(Pandemic)”이란 꼬리표를 달고 지구상 모든 이들의 생활상을 송두리째 바꿔버렸다. 이제 COVID-19 관련 통계수치 확인은 마치 일기예보처럼 자연스런 일상이 되었으며, 쏟아지는 음모론(Plandemic)과 백신 및 치료제 확보, 매순간 울려대는 알림문자는 망가진 전세계 경제만큼이나 우리의 감정과 재정 및 신경을 자극하고 있다.


그러나, 막상이 괴물 같은 전염병이 어디서 시작된 것인가?” 라는 질문에서부터도대체 얼마나 더 이 빌어먹을 마스크를 쓰고 다녀야 하나?” 심지어이 바이러스가 그렇게나 많은 사람을 죽였다는데 왜 내가 아는 건강한 사람들이 확진 판정을 받고 치료제도 없는 격리시설에 끌려들어갔다 다들 멀쩡히 나오는 건가?”에 이르기까지 셀 수도 없이 많은 의혹이 아직도 풀리지 않고 있다.


이러한 의문에서 출발한 특집 기사 시리즈를지난 6 27일부터 미국의 대표적인 좌파언론 'The New York Times'에서 나름 정치편향성을 억누른 채 게재하고 있어, 그 전문을 번역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4명의 집필진이 “BEHIND THE CURVE”라는 제목으로 수개월에 걸쳐 방대한 내부문서와 수많은 관련자 인터뷰를 분석하여 발표중인 이 기사들은 한편한편 마치 초대형 법정 드라마처럼 예리하고 치밀하다. 다음은 그중 11 2일에 올라온바이러스 기원 조사 권한, 중국에 내맡긴 WHO (In Hunt for Virus Source, W.H.O. Let China Take Charge)’ 1부이다.



중국정부를 찬양하기 바빴던 세계보건기구가 중국에게 많은 부분을 양보했다는 사실을 숨기느라 코로나바이러스의 기원을 밝혀낼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를 날려버렸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제 이는 트럼프가 즐겨 써먹는 공격의 빌미가 되었다.


제네바세상이 아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퇴치가 가능하리라는 헛된 희망을 품고 있던 지난 2월 중순 어느 추운 주말, 이 전염병을 연구하고 대단히 중요한 의문점, 바이러스가 어떻게 동물에서 사람에게 옮겨갔는가?”를 조사하기 위해 일단의 세계보건기구(WHO) 팀이 베이징에 도착했다.


당시만 해도, 중국 국외에서 Covid-19로 확인된 사망자는 단 3명에 불과했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코로나바이러스의 근원이 되는 동물을 찾아냄으로써 바이러스의 차단 및 치료법과 유사 질병 예방법에 관한 단서가 잡힐 거라 기대했다.


"(코로나의) 근원을 알 수 없다면, 비슷한 감염에 대해 앞으로도 똑같이 속수무책일 것"이라고 그 주에 WHO 비상대책 책임자인 마이클 라이언 박사가 제네바에서 밝혔다. "근원을 아는 것은 다음 단계를 위해 아주 중요하다."


당시 WHO 팀원들이 몰랐던 사실은 바로, 바이러스의 근원 조사가 전혀 승인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라이언 박사의 발표와 비상대책위원회의 조언에도 불구하고, WHO 지도부는 조직내 자체전문가들까지 따돌린다는 조건을 붙여 (중국과) 비밀리에 협상을 진행했다. 중국의 초기 대응도 불문에 붙이고, 심지어 감염이 시작된 장소로 보이는 우한시() 야생동물 시장 방문도 포기하겠다는 것이다.


9개월간 110만 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는데도, 여전히 바이러스 원인에 대한 투명하고 독립적인 조사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외부 감시에 대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기로 악명 높은 중국 당국에서 이러한 노력을 방해해왔기 때문이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가 씩씩거리고 벼르고 있는데도 WHO 지도부들은 난관에만 부딪히면 곧바로 대부분의 통제를 포기해버렸다.


감염 초기부터, 전세계가 소관인 유일한 공중보건기관 WHO는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인 동시에 무기력한 존재이기도 했다. 제네바에 본부를 둔 이 기구는 검사, 치료, 백신과학에 대한 핵심 정보를 전달해왔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WHO의 청사진에 대한 기대를 접고 자체 테스트키트를 개발하기로 결정하자, 결과는 엉망이 되었고 모든 일이 늦어졌다.


동시에, WHO는 무증상 보균자들의 바이러스 확산 위험성에 관해, 오해의 소지가 있으며 앞뒤도 맞지 않는 정보를 마구 흘렸다. 전문가들조차 코로나바이러스가 공기중에 떠다닐 수 있다는 사실을 한참 후에야 인정했다. 최고위 보건 관료들까지도 평상시와 다름없이 여행을 다니라고 권했는데, 결국 이는 과학이 아닌 정치와 경제에 기반한 권고였다.


세계보건기구를 가장 확실하게 싸고 도는 사람들은 그 조직 성격상, 자금을 대는 나라들에게 신세를 지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게다가 WHO가 중국의 힘에 굴복하는 유일한 국제기구라고 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많은 WHO 지지자들조차 이 조직의 비밀스러운 성향과 중국에 대한 공공연한 찬양, 암암리에 양보를 일삼는다는 사실에 울화통이 치밀었다. 그런 WHO의 결정들은 중국정부가 코로나 초기 대응 실패를 축소 · 은폐하는데 간접적으로 협력한 꼴이 됐다.








이제, 신종 Covid-19의 파장이 유럽과 미국을 강타하면서, WHO는 지정학적 교착상태에 빠져 들고 있다.


독재적인 중국의 지도자들은 이 기구를 맘대로 주무르고 싶어한다. 반면에 지난 7월 공식적으로 미국을 WHO에서 탈퇴시킨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이제 이 기구를 아예 없애 버릴 생각인 것 같지만, 유럽의 지도자들은 WHO를 개혁해서 더 힘을 실어주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


코로나바이러스의 기원에 대한 탐색은 WHO (중공에) 해준 타협에 대한 탐구다.



표면상으로는 바이러스의 기원에 대한 조사가 진행중이다. 중국정부는 최근 외부 조사관 명단을 승인했다. 뉴욕 타임즈가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WHO측은 이번 조사의 핵심 부분(중국내 최초 확진자와 감염병 확산에 있어 시장의 역할)을 중국인 과학자들이 주도하는 데 동의했다. 일반에 공개된 적이 없는 이 문서들은 WHO 전문가들이 중국에 의해 진행된 연구들을 검토한 뒤 "복사에 그치지 않고 보강"까지 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정부에 대한 찬사를 쏟아내면서도, WHO는 중국과의 구체적인 협상내용을 밝히기를 거부했고, 조사 조건에 관한 개요를 작성하면서도 관련 문서를 회원국들과 공유한 적이 없다.

"WHO는 그 나라(중국)가 최우선적으로 접근하게 한다"고 전 WHO 법률고문인 지안 루카 부르치는 말했다. "하지만 막판까지 그런다면 WHO는 소프트 파워를 잃게 된다."


바이러스의 기원에 대한 문제는, 해결이 된다 해도, 그것이 제2, 3의 팬데믹을 예방하고 학자들이 백신과 치료법을 개발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중대한 미스테리를 남겨두게 된다. 2002년 말 중국에서 처음 사스가 퍼지기 시작했을 때도, (WHO) 관리들은 몇 달 동안이나 이 세계적 전염병을 은폐했다. 하지만 마침내 사스를 인정하면서는, 즉시 국제팀의 동물 근원 조사를 허락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 근원을 찾는 일마저 비밀에 싸여 있다.


내부 문서들과 50명이 넘는 보건공무원 · 과학자 · 외교관과의 인터뷰를 통해, 영향력을 상실한 세계보건기구가 중국으로부터 접근과 협력을 끌어내기 위해 안달이 나서 과연 어떤 몸부림을 쳐왔는지, 그 속을 들여다보았다. 이 같이 WHO가 보이는 세심하리 마치 (중국을) 배려하는 접근방식은 트럼프 대통령과 그 동맹들로 하여금 온갖 억측과 사실무근의 음모론을 밀어붙이고, 자신들의 실수에 대한 비난에 대해거는 도망칠 여지를 만들어주었다.


바이러스의 기원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 나가는데 있어 정치색이 배제될 가능성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지금까지 중국은 WHO로부터, 중요한 연구조사는 뒤로 미루고 앞으로 그것으로 인해 망신당할 가능성마저 농후한 중국정부의 감염 초기대응에 대한 심사를 건너뛰겠다는 양보를 쥐어짜냈다.


싱가포르에서 활동하는 호주 출신 바이러스학자 왕 린파는 "불행히도, 이번 조사는 정치적인 것이 되었다"고 토로했는데, 그는 최초의 사스 코로나바이러스의 숙주가 박쥐라는 사실을 밝히는데 공헌하기도 했다. "그들이 하는 일은 뭐든 다 상징적인 것뿐이다."


WHO는 정치적 방해공작과는 무관하게 전면조사에 임하겠다고 약속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영국의 ‘The Times’지를 통해 "각국 안팎에서 벌어지는 분열(分列), 빠르게 확산중인 이 바이러스가 점점 자라서 기승을 부리도록 기름진 토양을 제공하는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정치적 공격은 결국 세계적 대응을 무력하게 만들었을 뿐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 같은 위기 상황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려면 경청과 이해, 신뢰 및 함께 나아가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Covid-19가 어디에서 시작되었는가에 대한 문제는 특히나 흥미롭다. 왜냐하면 우한 시장의 불법 야생동물 판매에 집중되었던 최초의 가설이 이제 와서는 의심받고 있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자연발생적으로 동물에서 인간에게 전염되었다는 강력한 증거가 있다. 과학자들이 박쥐에서 코로나와 가까운 동종 바이러스를 발견했고, 이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옮기 전에 다른 동물 종()들을 감염시켰을지도 모른다고 의심하고 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수많은 환자들이 우한 시장과 연결되어 있었다는 사실에는 동의하지만, 거기서 감염자체가 시작되었다고는 더이상 믿지 않는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그 흔적이 계속해서 지워지고 있다


2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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