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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일대일로, 서쪽으로 향하는 중국의 새로운 무역로...그러나 머나먼 길

'글로벌 게임 체인저' 일대일로는 70여 개 국가의 45억 명의 인구를 포괄하는 인프라 건설 사업


독일의 유력일간지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너 신문은 지난 25일 "주간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의 보도를 인용해 중국의 新실크로드 프로젝트에 대해 보도했다.

아침 7시 동쪽에서 해가 떠오르고 칼리드 만수르는 산위에 서있다. 사람들이 그에게 아침 식사 시중을 들고 있다. 납작한 빵과 달걀, 불콩죽이 차려졌다. 그는 야전사령관처럼 저 먼곳을 바라보고 있다. 오른편에는 갈탄을 채굴하게 될 파키스탄의 깊은 광산이 있고, 왼편에는 철구조물과 붉은색과 흰색으로 칠해져 있는 굴뚝이 있다. 이곳에는 3개의 석탄 화력발전소가 들어서고 있으며, 최종적으로 7개의 발전소가 건설될 예정이다. 만수르는 평화 애호가지만, 대군을 지휘하고 있다.

그의 장교들은 카라치와 이슬라마바드에서 엔지니어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고, 그의 군대는 삽과 곡괭이를 들고 전선으로 향한다. 파키스탄 엔지니어 기업 석탄프로젝트 사령관의 용병부대는 중국에서 왔고, 그 숫자는 2500명에 이른다. 이들은 이곳 파키스탄 동남부 사막 타르에서 국가의 발전을 위해 중노동을 하고 있다.


동부 파키스탄 타르(Thar) 지역의 발전소 건설현장  Foto: Christoph Hein

중국인들은 똑같은 일을 북쪽으로 3500km 떨어진 코르고스에서도 하고 있다. 카작스탄에 있는 국경역인 이곳이 중국에서 유럽으로 가는 철도의 연결점이다. 이 역은 타클라마칸 사막 주변에 있다. 수 백개의 컨테이너를 실은 열차가 선로를 따라 지금도 매일 이곳을 양방향으로 달리고 있다. 

중국은 이 화물터미널 지분의 49%를 갖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중국의 전문가들이 카작스탄 사람들을 가르치고 있다. 이 국경지역 특별경제구역 대표인 아스카 예센카노프는 중국이 이곳에 앞으로 90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해 주길 희망한다고 말한다.


카작스탄과 중국의 국경도시 코르고스(Khorgos)의 세계 최대 화물터미널  Foto: Christoph Hein

동남쪽으로 4000km 떨어진 곳에서는 더 많은 돈이 움직이고 있다. 태국 만(Gulf)에서는 동부경제특구(EEC, Eastern Economic Corridor)가 지축을 뒤흔들고 있다. 도시와 항구, 고속도로가 건설되고 고속철이 방콕과 연결될 계획이다. 30억 달러가 넘는 돈이 중국에서 투자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 새로운 산업지역의 중심은 파타야다. 지금까지는 서방세계의 은퇴자들이 저렴한 돈으로 행복을 찾던 파라다이스였다. 하지만 이곳은 벌써 컴퓨터 칩이나 자동차 공장이 들어서고 있었다. 현재는 군용 공항인 우타파오(U-Tapao)에 2년 후 5백만 명이 넘는 항공승객이 착륙할 예정이다. 향후 에어버스는 이곳에 아시아 지역 항공기 정비공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우리는 총 40억 달러에 달하는 7개의 대형 프로젝트의 입찰공고를 발표했다. 모든 프로젝트에 1~2개 이상의 중국기업이 참여하고 있다."고 솜묵 키우마루앙은 말했다. 짧게 깍은 머리와 빳빳하게 세운 등을 갖고 있는 그는 파타야 공항의 매니저로 현직 해병대 대위이다.

파키스탄, 카작스탄, 태국 - 이 나라들은 마치 보이지 않는 끈으로 서로 연결돼 있는 듯 보인다. 이 끈은 북경에서 시작해 서유럽 깊은 곳에서 끝난다. 타르 사막 또는 타클라마칸 사막, 코르고스 혹은 파타야 인근, 이 모든 곳에서 중국 자본이 활개치고 있다. 여기만이 아니다. 중국의 "큰 구상"에는 72개국이 포함돼 있다.

중국에서 온 노동자와 전문가가 지구상의 거의 모든 대륙에서 거대한 프로젝트를 만들어내 실행되도록 돕고 있다. 그들은 많은 나라들이 자신의 힘만으로는 결코 실현시킬 수 없었을 최상급의 사회간접자본을 건설하고 있다. 중국은 이렇게 지속적으로 지구의 절반에 가까운 세계를 - 아프리카부터 피지, 버마부터 몽골까지 - 서로 연결하고 경제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新실크로드 : 一帶一路


Grafik: F.A.Z.


해양 실크로드: 카스피해 아쿠타우(Aqtau) 항  Foto: Davide Monteleone/Laif

이런 프로젝트에 이름이 필요해지자 중국은 이를 "일대일로"로 명명하였다. 표현이 조금 완고하게 보여서 수정된 명칭이 "벨트 앤 로드 이니셔티브Belt and Road Initiative(BRI)" 이다. 또는 약간 낭만적으로 新실크로드 라고도 부른다. 이것은 동방과 캐러반, 그리고 마르코 폴로에 대한 동경을 다시 일깨운다.

중국은 그들의 영향력을 대륙에서 뿐만 아니라 바다에서도 확장하길 원하기 때문에, 新해양 실크로드가 더해진다. 이것은 중국 동쪽 연안에서 시작해 인도양을 거쳐 유럽의 문앞과 아프리카 서부해안까지 뻗어 있다. 북경은 최근 지부티(Djibouti)에 최초의 해외 해군기지를 건설했다. 남북회랑을 거쳐 태국 또는 파키스탄 연안이 중앙아시아를 관통한 중심축과 연결되야 한다는 것이다.

동양과 서양 사이의 옛 무역로에 대한 현대적 가치를 재발견한 첫번째가 중국인들은 아니다. 독일의 지리학자였던 페르디난트 폰 리히트호펜 남작은 19세기 말 "실크로드"란 개념에 뚜렷이 각인돼 있다. 그는 프로이센 경제사절단과 함께 중국으로 가서, 여러 해 동안 그곳에 머물며 이 옛 통상로를 연구했다.

리히트호펜은 그의 여행보고서에, 이 길을 통해 수 천년 동안 상인들이 중국의 서안에서 유럽의 베니스 까지 상품을 운반했다고 썼다. 도교의 승려 왕유안루가 1900년 돈황의 석굴에서 아주 오래된 거래장부, 문학작품 및 종교서적을 발견헸을 때, 비로서 실크로드의 전체 규모와 상인들의 연결망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40대 중반의 옥스포드 대학교 교수이자 역사학자인 피터 프랭코팬은 "우리는 세계화라는 것을 현대적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세계화는 이미 2000년 전부터 삶의 일부분이었고, 기회를 제공했으며, 문제를 발생시키는가 하면,  기술적 진보를 가속화 했다."고 말한다. 프랭코팬 교수는 실크로드에 대한 연구로 그의 동료들 사이에서는 스타로 통한다. 예전에는 이 무역로를 통해 군인, 승려, 학자들이 이동했다고 그는 말한다. 이 곳에는 또한 노예상과 떼강도가 숨어들기도 했으며, 이 길을 통해 실크, 동, 기독교, 이슬람교 및 불교가 확산되었다.

이런 낭만적 요소에서 코르고스의 눈보라를 감지하기는 쉽지 않다. 거대한 마른 항구를 운영하고 있는 35세의 엔지니어 자슬란 캄진은 "우리는 더욱 많은 지식을 쌓기 위해 계속해서 옛 실크로드의 경로를 연구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 길은 산맥의 그늘에도 있었고, 위험한 사막을 가로지르기도 했으며, 멀리 서쪽으로 뻗어 있었다.


카작스탄 코르고스 자유무역지대  Foto: Davide Monteleone/Laif

몇 년전 힐러리 클린턴(Hillary Clinton) 주변 참모가 실크로드에 대해 연구한 적이 있었다. 당시 미국 국무장관이었던 클린턴은 근대 경제정책에 결정적인 개념을 도입했다. 전쟁으로 피폐된 아프가니스탄의 안정화 가능성을 모색하던 클린턴은 2011년 가을, 워싱턴에서 "New Silk Road Initiative: 신실크로드 계획"을 제안했었다. "투르크매니스탄의 가스유전이 점증하는 파키스탄과 인도의 에너지 수요를 커버할 수 있을 것이고, 타지키스탄의 목화는 인도의 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으며, 아프가니스탄의 가구와 과일은 아스타나와 봄베이에서 판로를 개척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당시에 이 아이디어가 실현되지는 못했지만, 중국이 이에 주목했다.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결국 2013년 9월 카작스탄의 수도에 있는 아스타나 대학교에서 "실크로드 경제벨트"를 제안했다. 현재에 이르러 그 의미가 명확해졌다. 북경은 인접국가의 경제를 활성화해 중국의 공장에서 엄청난 속도로 생산되고 있는 제품을 수출하려고 했던 것이다. 

중국은 거의 1000개의 프로젝트를 계획했고, 이의 실현을 위해 1조 달러를 조달해 사용할 계획을 수립했다. 싱가폴 소재 자문회사인 PWC의 마크 래스본은 이를 "글로벌 게임 체인저(Global Game Changer)"라 지칭하고, "이 네트워크는 70여 개 국가의 45억 명의 인구를 포괄하고 있고", 이런 것은 전세계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것이라고 말한다.


철로위의 실크로드: 중국 란조우(Lanzhou) 역 Foto: Davide Monteleone/laif

중국은 징기스칸의 몽골 기마병 말발굽에 짓밟혀 먼지만 날리는 페허로 남아있는 옛 실크로드를 항구와 고속도로, 그리고 발전소가 건설된 그들의 화려한 新실크로드로 만들고자 한다. 그들은 지금까지 잘 해 오고 있고, 서구의 기업들은 이미 이익창출의 낌새를 느끼고 있다. 

호주의 자원개발 회사인 BHP Billiton사는 "새로운, 하지만 훨씬 큰 마샬플랜"이라고 말한다. 독일의 연방 우편국과 연방 철도는 이미 몇 년 전부터 중국으로 향하는 내륙운송의 기회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다. 연방철도는 현재 뒤스부르크에서 중국의 충칭으로 향하는 10000km의 직선철로를 이용하고 있고, 연방우편국은 도처에서 "공격적 투자환경"을 확대하고 있다.

상하이에서 DHL을 위한 열차 연결편을 담당하고 있는 자퍼 엔긴씨는 "우리는 2013년 이 철도를 경유해 아무런 문제 없이 유통이 가능하다는 것을 최초로 증명했습니다."라고 말한다. "철도를 통해 컨테이너를 운송하는 것은 엄청난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통상 바다로 운송하게 되면 45일이 걸리지만, 기차로는 16일 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철도운송료는 항공운송료의 1/5에 불과합니다."라고 말한다.

이런 발전으로 인해 수혜국에 대한 영향력이 증가되는 한편, 북경이 채권국의 입장에서 수혜국들의 의존도를 점차 높여가고 있다는 사실은, 수혜국들에게는 환영받는 부작용 정도로 여겨지고 있다. 스리랑카의 경우 중국에 대한 70억 달러의 채무를 상환할 길이 없어서 함반토타 항구 사용권을 양도하도록 강요받았다. 게다가 중국은 그들의 가장 큰 경쟁자인 인도의 문앞에 또 하나의 항구를 확보했다.

파키스탄 정부는 태국의 장군들과 마찬가지로 중국으로 부터 나오는 돈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왜냐하면 이 두나라의 국민들은 전기와 수도는 물론 고속도로 및 TV 수신도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피지 공화국의 경제부 장관인 아이야즈 사예드-카이윰은 "우리는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에 우리를 돕는 모든 사람을 환영한다."고 말한다. 그는 덧붙여 "채무는 대부분 그것을 활용할 수 없는 측의 문제다. 즉 중국이 문제가 아니라 수혜자가 문제인 것이다."라고 말한다.


카작스탄의 아스타나 철도센터  Foto: Christoph Hein

카작스탄의 아스타나 철도 타워빌딩 38층에 근무하고 있는 철도회사 대표 카낫 알피스바예프 역시 자신감에 차있다. 13만 명의 직원을 갖고 있는 이 회사는 카작스탄 전체 경제에 약 8% 정도의 기여도를 기록하고 있다. 그는 "우리는 중국의 경제성장 뿐만 아니라, 전 세계 경제성장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중국은 카작스탄의 밀을 국경 너머로 운송할 수 있도록 2000량의 화물객차를 카작스탄에 기증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것이 드문 경우는 아니다. 오늘날 중국 없이 아시아의 많은 부문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게 된 것이다.

타르 사막의 석탄 화력발전소 건설현장에서 좋은 장비로 무장한 중국 노동자 무리가 철구조물을 용접하고 있다. "마치 로보트 같다."고 파키스탄 엔지니어 한 명이 말한다. "그들은 매일 아침 찻병을 빼들고 현장으로 출근했다가, 저녁이 되면 그들의 숙소가 있는 컨테이너 마을로 돌아간다. 우리 같으면 절대로 저렇게 빨리 작업을 완성해 가지 못할 것이다." 석탄광산을 끼고 있는 화력발전소가 모든 주변 풍경을 바꿔 놓고 있다.

라모니는 타르에서 그녀의 가족과 함께 반유목민의 전통적인 둥근 형태의 진흙집 차운라에 산다. 그녀는 염소와 낙타를 키우고 있다. 그녀는 마을 공동우물에서 물을 떠온다. 하지만 그녀는 오늘 괴물을 길들이게 될 것이다. 목동인 그녀는 지난 달 무게가 18톤에 달하는 중국제 광물 운반트럭 운전을 배웠다. 그녀는 이제 직업을 갖게 됐고, 돈을 벌수 있으며, 기본수급이 가능해 졌다. 라모니와 같은 이 지역의 많은 보통사람들이 중국의 전진으로 인해 이익을 얻게 됐다. 그러나 중국이 이런 방식으로 식민지 지배세력이 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져야 할 것 같다.


동부파키스탄 타르 지역의 전통가옥  Foto: Christoph Hein

조지타운 대학교의 제임스 밀워드 교수는 "발전과 협력이란 중국의 아름다운 단어는 전략적 전진을 위한 위장된 명칭처럼 들린다. 물론 바로 이와 관련된 것이다." "중국은 그들의 대외정책을 영리하게도 아프리카와 유라시아인을 이어준다는 아름다운 신화와 연결시켰다."


(번역: 글로벌디펜스뉴스 외신번역기자 박현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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