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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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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국 앞세워 동양과 우주전 노리는 미 우주군

- 소련에 우주개발경쟁 뒤졌던 미국, 우주 군사화 추진
- 공수 가능한 우주군사작전 목적은 불량국가 제재
- 정작 우주군 주둔은 본토 아닌 해외기지에
- 러-중 중심의 동양 추격 따돌리려 동맹 끌어들여



1957년부터 우주 공간은 미-소간 경제력 및 과학기술력을 겨룬 치열한 경쟁 무대였다. 지구를 도는 최초의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 1호를 쏘아 올리고, 인류 최초로 유리 가가린을, 이후 최초의 여성 우주인 발렌티나 테레시코바까지 우주 바깥으로 보내는 등 한동안 평화로운 우주 탐사 분야의 선두주자는 단연 소련이었다. 수년 후엔 소련의 우주비행사 알렉세이 레오노프가 우주선 밖에서 우주 유영을 경험해본 최초의 남자가 됐다.

 

소련과의 경쟁에 매진하던 미국은 1969년 극적으로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을 달에 착륙시켰다고 선언했지만, 미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에서 이게 사실인지 아니면 무대 위에서 벌인 연기였는지에 대한 논쟁이 여전히 분분하다.

 

그러나 미국은 소련과의 과학기술 경쟁에서 벗어나 우주 공간을 미래의 전쟁터로 간주하며 우주군으로 재빨리 태세를 전환했다. 게다가 이미 1960년대부터 미국의 분석가들은 우주 전쟁에 대해 논의하기 시작했다. 특히 2018년 트럼프가 우주 군사작전 수행을 주목적으로 하는 신종 군대인 우주군(USSF)을 창설하면서 이러한 논의는 사실상 계획으로 바뀌었다


당시 우주군에는 작전부대 외에도 "스페이스 델타"로 알려진 정찰부대가 등장했는데, 이들의 임무에는 궤도전까지 포함된다예를 들어, 스페이스 델타 3호는 전자전, 스페이스 델타 6호는 사이버전, 스페이스 델타 8호는 위성통신전과 항해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스페이스 델타 18호는 지구 근접 궤도에서 러시아와 중국을 방어하는 특별 임무를 갖는다. 이는 미군 수뇌부들이 우주 공간을 잠재적인 군사 작전 무대로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이미 로널드 레이건의 '스타워즈' 시대부터 미 우주사령부(SPACECOM)가 존재했다는 사실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1983년 레이건 대통령은 특히 외국의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방어체계를 구축해 우주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하는 전략방위구상(SDI)을 발표했다. 1993년 이 프로그램은 축소됐다.

 

우주군 창설 당시부터 이미 미국은 타 지역 국가와의 군사적 상호작용 확대 가능성을 열어 두고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 동맹국에 보다 진지한 관심을 기울이고자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초의 우주군 관련 규정은 2020 8월 발표됐는데, 이는 미 우주군이 <방어> 뿐만 아니라 "미국의 국익 보호를 위해 필요하다면" <공격>을 감행할 수도 있음을 나타낸다. 미국의 우주 군사작전 전개는, 주로 통신위성 방해, 위성 은폐 레이저, 해킹 가능성이 있는 러시아와 중국의 우주선 시스템 탐지 등의 경우에서 볼 수 있다.

 

최근 미국이 우주 군사작전을 강화하는 것 또한 이 분야에서 기회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 불량국가에 대한 제재정책을 강화하려는 의도 때문이다. 실제로 금융 거래와 주요 통신을 담당하는 위성을 무력화하기 위해서는 우주 파편 한 두 조각을 슬쩍 "밀기"만 하면 된다. 그렇게 "손상된" 위성은 그 자체로 심각한 재정적· 경제적 혼란을 초래할 수 있으며, 이는 일개 국가에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까지도 우주군 사령부는 꽤 적극적인 활약을 펼치며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지닌 우주에서의 강력한 잠재력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이는 인공위성으로부터 수신 ·유포한 데이터를 미국의 전략적 군사 계획에 사용할 때 더욱 부각된다. 이를 위해 2020 9, 우주군은 광활한 아라비아 반도에 부대를 세우고 첫 해외 주둔지로 카타르의 알 우데이드 공군기지에 20명의 조종사로 구성된 비행대를 배치했다. 곧이어, "예비 우주 비행사" 분대 소속 공군 20명이 "우주에서 위성을 통제하고 적의 기동을 감시하기 위해" 합류했다.

 

우주군의 조정 및 통제를 위해 워싱턴은 미국 본토 바깥에서부터 지역 우주 사령부를 설치하기 시작했다. 이 중 첫 번째 부대가 이미 올 11월 초 하와이에 있는 미 인도-태평양 사령부 내에 만들어졌다. 연합뉴스(한국)에 따르면, 미국은 연말까지 주한미군 산하 대중동 담당 중부군 사령부에 유사 우주군을 창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 국방부는 최근 발표한 국가안보전략에서 우주군 창설이 전분야에서 포괄적인 억지력을 구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를 위해 미국은 군사-기술협력 틀안에서 동맹국의 우주 작전 부대 창설을 지원하고 있다. 12 14, 한국 공군은 서울에서 남쪽으로 65km 떨어진 오산 공군기지에서 주한 미 우주군(USSFK) 창설식을 개최했다.  이 신설 부대에는 2019년 우주 파편 낙진 예보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창설된 우주 작전본부와 공군 우주정보센터, 위성관제센터 등이 포함돼 있다. 앞으로 한국에 배치될 이 우주군 부대는 우주체의 평시 및 전시 감시, 잠재적 우주 위협에 대비한 정보 보급, 미 우주군과의 우주 협력 및 군사 감시 위성 운용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계획이다.

 

현대전에서 작전 환경(육해공, 우주, 사이버 공간)은 상호 고도로 연계되어 있다. 현 실정에 맞춰 미국은 이미 여러 관련 문서를 개발해 시행중이며, '군의 우주화' 라는 이 생소한 전략은 치밀하게 구축된 미군 시스템의 일부가 됐다. 미 우주군은 또한 동양 국가들을 비롯한 여러 군사 동맹 및 파트너들과 군사 전략적 협력관계를 발전시키는 데도 역점을 둔다. 그리고 최근 몇 년 동안 정치· 경제 뿐만 아니라 군사 전략적 활동까지 동양(러-중 비롯한 전통적 반미 국가들)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미국의 우주군 계획으로 지역 국가들을 끌어들이려는 워싱턴의 새로운 의도를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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