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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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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항공업 독점 종식시킬 中-러 합작 프로젝트

- 보잉&에어버스 양대 거두, 민간항공업계 듀오폴리
- 美 보복 제재 불구 중-러 합작 코맥사, CR929 개발
- 이 악문 두 나라, 보란 듯이 서구 듀오폴리 해체해야

"보잉과 에어버스의 세계 민간 항공업계 양대 독점은 중국과 러시아에 의해 깨질 것"





지난 29일 러시아 학술전문 매체 "New Eastern Outlook(신동방전망)"은 이 같이 내다봤다. 

세계 민간 항공업계는 지난 수십년간 미국의 보잉과 유럽의 에어버스라는 2개의 거대 회사에 의해 지배되면서 듀오폴리(2개 회사에 의한 독점) 체제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최근 많은 다른 산업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중국 경제 및 첨단 기술의 부상은 이러한 듀오폴리의 앞날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2008년에 설립된 중국 상업 항공 공사(COMAC, 이하 코맥)는 다양한 내수용 상용 항공기를 개발 중이며, 자사 제품에 대한 해외 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장기 전망이란 측면에서 해외 홍보는 중간 단계에 와 있지만  미래가 상당히 밝을 것으로 예측되는 여객기 수요가 늘어나면서 중국에는 세계 최대 내수 시장이 조성되고 있다.

코맥은 이러한 수요에 부응하는 포지셔닝을 위해 노력 중이며, 그 과정에서 보잉과 에어버스에 필적할 만한 세계적인 민간 여객기의 제작 및 유지 보수가 가능한 신뢰할 수 있는 항공 우주 회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와 유사하게 러시아 통합항공기제작사(UAC)도 운영을 확대시키고 있으며, 보잉이나 에어버스에 비해 규모는 작아도 이미 해외 민간 항공 시장에서 상당한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코맥과 UAC는 공동으로, CRAIC(중-러 상용 항공기 국제 공사. 이하 크랙)을 통해 두 회사의 경쟁력을 더욱 높일 수 있는 장거리 와이드 바디 트윈제트 여객기를 개발하고 있다.

CR929로 지정된 이 신형 여객기는 2025년까지 첫 비행 후 향후 수년 안에 시장에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CR929가 지금 당장 보잉 및 에어버스와 정면 승부를 벌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향후 이들의 개발이 국제적으로 더 널리 인정받기까지는, 우선 코맥과 UAC의 다른 제품과 더불어  러시아와 중국 양국의 내수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해 보여야 할 것 같다.

이 프로젝트는 작금의 지정학적 기후 뿐만 아니라 미래의 국제 질서 변화까지 계산에 넣고 있다. 과거 보잉-에어버스의 듀오폴리를 만들어 냈을 뿐 아니라 아직도 질투심에 사로잡혀 이를 철저히 보호해주고 있는 서구 중심의 단일 세계 질서는 상당히 다극화 쪽으로 기울고 있다. 

사실, 점점 늘어만 가는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제재 리스트 중 몇몇은  특별히 양국의 민간항공산업을 타깃으로 고안된 것들이다.

이중에는 서구 기업들이 궁극적으로 CR929와 미래 항공기 설계로 들어가게 될 어떤 시스템이나 부품도 제공하지 못하게 막는 제재 조치가 들어있다.

이러한 제재는 의심할 여지 없이 CR929 개발을 지연시키고 중국과 러시아 민간 항공 산업을 좌초시킬 것이다. 그러나 중국 거대 통신업체 화웨이를 겨냥했던 제재와 마찬가지로, 양국의 민간 항공 산업을 완전히 중단시키지는 못할 것이다.

게다가, 그러한 제재는 여전히 성장 중인 중국의 거대 민간 항공 시장에서 보잉과 같은 회사들을 제외시키는 등의 보복 제재 가능성을 불러올 수 있다.

이러한 제재 조치는 코맥 제품 및 러시아 UAC와 공동 개발 중인 항공기에 생긴 기술적 차질을 보완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중국 국내 시장 안에서 기술을 숙성시키는 데 필요한 시간과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결국 국제적으로 보잉 및 에어버스와 직접 경쟁하게 할 것이다.

따라서, 서방의 민간 항공 업계 듀오폴리에 대한 코맥과 UAC의 위협은 즉각적이지는 않겠지만, 현재 진행형이며 점차 커지고 있다. 서구는 중국 및 러시아와 개방된 시장에서 공정하게 경쟁할 만한 능력도 자신감도 결여되어 있다. 때문에 보복 제재로 보호되는 시장과 두 회사를 지탱할  만큼 충분히 거대한 시장에서 코맥과 UAC 두 회사의 항공기 개발에 필요한 여건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나를 죽이지 못하는 것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들 뿐" 이라는 격언이 여기에 딱 들어맞는 것 같다. 만약 코맥과 UAC가 현 미국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세계 수준의 항공기 개발을 지속할 수 있다면, 미국이 서방 업체들의 공급을 허락하지 않으려는 바로 그 시스템을 양국이 자체적으로 국내에서 개발할 수 있다면, 두 회사는 그 때문에라도 더 세게 나올 것이다.

동시에, 아시아의 여러 파트너들, 특히 동남아시아에서 코맥 항공기를 채택하는 중국의 파트너들을 상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많은 파트너들이 이미 UAC의 수호이 슈퍼제트를 구입했다.




건설적인 경쟁과 강대국 사이의 균형은 다극화의 핵심 특징이다. 서구의 민간 항공 듀오폴리의 해체는 다극화의 성공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가 될 것이다. 앞으로 불과 몇 년만 있으면 코맥, UAC, 그리고 그들의 합작 사업인 CR929가 모틀을 잡고 바라기는 곧, 하늘 높이 날아오를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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