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 포스트는 지난 20일 오후(현지시간)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을 집중분석하고 향후 벌어질 법무부와 백악관의 제2차 공방전을 예측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지난 일요일 오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나는 FBI의 대선 개입에 대해 법무부의 조사를 공식적으로 요청하는 바이며, 혹시 오마바 행정부가 그런 명령을 내렸는지에 대해서도 조사해 주기 바란다’"라는 글을 남겼다.
몇 시간 뒤 법무부는 ‘2016년 대선에 개입한 러시아 요원과 접촉한 인물들에 대해 수사를 진행한 FBI가 정치적인 동기를 갖고 있었는지, 트럼프의 선거 캠프도 조사 대상이었는지에 대해서 법무부 감찰관에게 직접 조사를 요청했다’며 신속히 반응했다.
트럼프의 트위터 발표는 현재 특별검사 로버트 S 뮬러가 담당하고 있는 러시아 대선 개입 사건 조사에 한 유력 정보원이 도움을 주고 있다는 보고가 있은 뒤 나왔다.
워싱턴 포스트는 은퇴한 미국인 교수라고 알려진 그 유력 정보원에 대해 지난 금요일에 보도한 바 있으며, 그는 2016년 대선기간 동안 트럼프의 선거 참모 세 명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와 동료들은 그 정보제공자의 활동에 주목하며, FBI가 자신들의 선거 캠프를 감시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통령의 주장대로 스파이가 줄곧 선거 캠프 안에 심어져 있었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
일요일, 법무부의 신속한 대처는 더 큰 싸움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 보여진다.
지난달 말, 미 하원 정보위원장 캘리포니아 공화당 소속 데빈 룬즈는 그 은퇴 교수에 대한 모든 자료를 건네 달라는 소환장을 법무부에 제출했다. 하지만 법무부는 퇴짜를 놓았는데, 그 정보제공자의 신상이나 그가 한 일을 공개한다면, 당사자뿐 아니라 그와 접촉한 사람들까지 위험에 빠질 수 있고, 기관의 국제 정보망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이유였다.
법무부의 일부 관료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룬즈의 요청에 응하라는 압력의 메시지가 아닐까 우려하는 눈치다. 사실이라면, 법무부내 고위직들이 그에 반발해 사임하거나 대통령의 명령을 거부하면서 차라리 사퇴시켜 달라고 할 가능성이 있다.
텍사스 대학교 법학대학원 교수 스테판 블라덱은 ‘대통령이 법무부 관리에 대해 명령을 내릴 권한이 있지만, 법무부 관리들도 대통령의 명령을 따를 수 없을 경우 사직할 권리가 있다’고 지적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법무부에 대해 ‘당신들이 나를 감시하지 않았음을 증명하기 위해 자신의 소속기관(FBI)을 수사하라’는 의미의 명령을 내린다면, 법무부는 ‘법무부 감찰관에게 조사의뢰 하겠다’고 하는 수 밖에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정보원을 둘러싼 논란이 현재 지지부진하게 진행되고 있는 트럼프 변호인단과 2016대선 특검팀 간의 대립을 더욱 복잡하게 몰고 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검팀 책임자인 뮬러 검사는 대통령이나 측근 관료들이 선거 스캔들 수사팀에게 압력을 가해 수사를 중단시키려 한 사법방해 행위를 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대통령 인터뷰를 희망하고 있다.
한편, 대통령 변호인단의 루돌프 줄리아니 변호사는 ‘그 정보원에 대한 의혹이 먼저 정리되어야만 대통령에 대한 인터뷰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응수했다.
뮬러 특별검사는 쥴리아니에게 ‘대통령이 인터뷰에 응해 준다면 지난 일 년을 끌어온 사법 방해에 대한 수사가 9월 1일까지 종료될 것’이라고 전했다고 한다.
대통령이 협조하지 않으면 수사는 더욱 장기전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은 쥴리아니도 인정하고 있는데,
"그들이 결국 대통령에 대한 소환장을 제출한다면 상황은 소송으로 비화될 것이다. 그러면 지금 서로가 조율 중인 타임라인은 사라진다. 불행하지만 있을 수 있는 일이다"라고 했다.
주말동안 대통령은 그 정보원 문제에 대부분의 시간을 쏟아부었다. 계속 트위터를 날리고 줄리아니와 수차례 상담을 했다.
줄리아니는 ‘대통령의 메시지는 분명했다. 정보원에게서 받은 정보 일체를 건네받아야 한다는 것이었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대통령과 법무부가 계속 불편한 관계로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그들은 결국 무언가를 공개할 수 밖에 없다. 이 사안은 매우 심각하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대통령과 가까운 공화당 의원들은 일요일 오후, 대통령과 이메일 또는 전화를 통해 연락을 주고 받으며 의중을 파악하고자 노력했다. 특히, 대통령이 원하는 것이 정보원과 관련된 자료를 넘겨 받는데 그치는 것인지, 아니면 현재 진행 중인 수사전반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인지 알아보려 했다는 것이다.
공화당의원 마크 매도우는 자신의 트위터에 “법무부가 어떻게 스스로를 수사할 거라 기대할 수 있겠나? 그러니 의회에서도 반드시 별도 조사를 해야한다. 법무부는 국민들에게 진실을 보여 달라”고 글을 올렸다.
하지만 트럼프 편에 서있는 일부 의원들은 비서실장 존 켈리와 백악관 법률고문 존 맥간이 사태를 적당히 진압하기 위해 유화적인 해결 쪽으로 몰고 갈 가능성이 있다며 반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한편, 법무부 감찰관 마이클 호로위츠는 지난 3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트럼프 선거 고문 카터 페이지에 대한 수사 청원, 그리고 페이지와 관련된 의혹을 불러일으킨 전직 영국 정보부 요원과 법무부의 관계에 대한 조사를 검토중이라고 발표했었다.
이제 그에 대한 조사가 실제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일요일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대한 법무부의 신속한 반응은 그들의 적극성을 보여주는 것이며, 호로위츠의 조사범위가 더욱 확대될 것임을 암시하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수사 과정에서 호로위츠는 FBI와 법무부가 조사과정에서 법과 원칙을 지켰는지 명백히 알 수 있을 것이며, 또한 필연적으로 트럼프 대선 캠프인사와 접촉했다는 그 유력한 정보원의 실체와 마주해야 할 것이다.
(번역 : 글로벌디펜스뉴스 외신번역기자 이정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