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선엽 장군, 6.25전쟁 다부동전투에서 하나님께 기도한 이후 싸워 승리한 이야기를 아십니까?
6.25전쟁 발발 이후 낙동강의 다부동방어선 전투가 한창 벌어지던 1950년 8월 21일. 다부동 전선의 우측방향에 있는 천평동 계곡에 위기가 찾아왔다. 당시 천평동 계곡은 대구를 향하는 매우 중요한 길목이었는데 그 계곡의 양쪽 산에는 국군 1사단 병력이 지키고 있었다. 특히 좌측고지는 11연대 1대대(대대장 김재명 소령)가 지키고 있었다. 그리고 계곡 아래쪽에 4km나되는 좁고 기다랗게 펼쳐진 길목은 마이켈리스 대령이 이끄는 미 27연대가 지키고 있었다.
그런데 8월 21일 오전 10시쯤 되었을 때 미 27연대의 좌측 능선을 엄호하던 11연대 1대대가 기선을 제압당해 고지를 빼앗기고 다부동 쪽으로 후퇴하고 있다는 급한 보고가 들어왔다.
그리고는 곧 동명 국민학교(현 초등학교)에 차린 사단 CP(지휘본부)에 마이켈리스 대령으로부터 다급한 전화가 걸려왔다. “한국군은 도대체 어떻게 된 거냐, 싸울 의지가 있느냐”는 고함치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아주 격한 목소리의 이 전화를 받고 백선엽 사단장은 당황하고 말았다. 천평동계곡을 지키는 미군이 철수하면 다부동전선은 무너지고 곧바로 대구가 적의 수중에 들어갈 수도 있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그래서 백선엽 장군은 “잠깐 기다려달라. 현장에 나가 직접 확인하겠다”며 다부동으로 급히 지프를 타고 갔다.
바로 이러한 다급한 상황에서 백선엽 장군은 하나님께 기도를 드렸던 것이다. 지난 2016년 3월에 백선엽 장군을 만나 인터뷰를 했을 때 백장군께서는 6.25전쟁을 겪으면서 당시 하나님께 기도했다는 증언을 직접 들은 적이 있다. “하나님, 이번 위기에서 벗어나게 해 주십시오. 이번의 위기에서 우리를 구해주신다면 앞으로 하나님을 열심히 믿고 따르겠습니다.”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백선엽 장군은 하나님께 그렇게 기도를 드렸던 것이다.
백선엽장군이 다부동지역에 도착할때 과연 천평동계곡의 서쪽 11연대 1개대대인 500~600명의 병사들이 피로에 지친 모습으로 후퇴하며 산을 내려오고 있었다. 반면에 고지를 점령한 적은 산발적으로 미군을 향해 사격을 가하고 있었다.
백선엽장군이 김재명 대대장을 불러 “어떻게 된 거냐?”고 물으니 “장병들이 계속된 격전에 지친데가 고립된 고지에 식량까지 끊겨 이틀째 물 한 모금 먹지 못했다”고 하소연했다. 나는 후퇴하는 병사들 앞으로 달려 나갔다. 그리고 이렇게 소리를 질렀다.
“모두 앉아 내 말을 들어라. 그동안 잘 싸워주어 고맙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더 후퇴할 장소가 없다. 더 밀리면 곧 망국이다. 우리가 더 갈 곳은 바다밖에 없다. 대한 남아로서 다시 싸우자. 내가 선두에 서서 돌격하겠다. 내가 후퇴하면 너희들이 나를 쏴라.”
백선엽장군은 옆구리에서 권총을 빼 들었다. 그리고 산봉우리를 보면서 앞으로 뛰기 시작했다. 부대원들이 앉아 있는 대열 한가운데를 가르면서 뛰어나갔던 것이다.
백장군이 대열의 가장 앞에서 달리기 시작하니 부대원들이 따라오기 시작했다. 부대원들이 함성을 지르며 백선엽 사단장을 따라올라갔다. 약 300m쯤 올라갈 때 누군가가 백장군의 어깨를 부여잡았다. 그러더니 뒤에서 소리가 들렸다. “사단장님, 이제 그만 나오세요. 우리가 앞장서겠습니다.” 그리고 백선엽 장군의 부하들이 쏜살같이 앞으로 나갔다. 곧 병사들 함성이 골짜기를 진동했다.
김재명 소령도 용감하게 앞장서서 부대를 지휘했다. 결국 대대는 삽시간에 고지를 탈환했다. 뒤이어서 마이켈리스 대령이 이끄는 미 27연대는 북한군 전차 14대를 격파하는 대승을 이끌었다. 그야말로 한미합동으로 적과 싸워서 다부동전선을 끝까지 지켜낸 대승이었던 것이다. 마이켈리스 대령은 백선엽장군에게 다가와 ‘미안하다’고 말하고 ‘사단장이 직접 돌격에 나서는 것을 보니 국군은 신병(神兵)이다’라며 감탄했다고 한다.
6.25전쟁의 수많은 전투들 가운데서도 단연 손꼽는 다부동 전투에서 적의 파상공세를 막아내고 다부동전선을 지킴으로 대한민국을 구한 엄청난 승리의 배경에는 백선엽장군의 기도가 있었고 또한 그의 그의 기지와 용맹 그리고 북한공산군과 목숨을 걸고 싸운 국군장병과 미군들의 숭고한 희생이 있었음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하겠다.
< 저 자 약 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