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관 이사장, 안보와 국방 그리고 방위산업 발전을 위한 제언

  • 등록 2015.10.22 11:3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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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전략연구소 김병관 이사장, '[전문] 제3회 국제방산학술대회 기조연설문'



안녕하십니까?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이사장 김병관입니다.


3회 국제방산학술대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게 되어 영광스럽게 생각하면서, 기회를 주신 방위산업학회 채우석 회장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방산학술대회를 본격적인 궤도에 정착시킨 업적에 대한 치하 말씀도 전합니다학술대회 준비에 크게 수고하신 관계자 모든 분께 깊은 사의를 표합니다.


저는 군생활 40년 중에서 군사력증강 핵심 기획부서 6, 전투력운용 연구및 교육부서 5, 대부대 지휘관 7년을 근무한 경험과 전역후 최근 5년간 전력증강 분야 업무추진을 지켜본 경험에서 현재 상황을 재조명해봅니다.


국가방위는 국민의 생명, 재산, 주권을 내외의 위협으로부터 지키는 것입니다. 국가방위의 3대 분야는 군사방위, 민방위, 경제방위입니다. 그 중에서도 군사방위는 국가방위의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구비요건으로서, 군사방위 없이는 포괄적 안보 주요 요소들인 경제안보, 사회안보, 인간안보, 환경안보 등은 그 자체만으로써는 취약성을 면할 수 없으며, 모래 위 건물에 불과할 것입니다그리고 군사방위는 방위력에 의해 뒷받침되어야 하며, 이는 방위산업의 뒷받침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상무정신 : 방위력 /방위산업 발전의 터전


국가의 군사적 능력은 범국민적 의지에 의해 형성됩니다. ‘국가를 위해 생명과 재산을 바치려는 정신적 태도국민적 안보의지’(흔히 상무정신으로 표현됨)이며, 그 위에서 국가적 군사능력이 탄탄해질 수 있습니다.


모범적 사례들은 역사에서 많이 발견됩니다. 고구려나 신라의 전성기, 고려나 조선의 개국 초기, 로마 성장기, 프러시아와 독일, 이스라엘, 미국 등이 좋은 사례를 보여주었습니다. 그 국가들은 국민들이 국가 발전과 안보를 위해 생명과 재산[, 병역의무와 방위비]을 바칠 각오가 되어 있었기에 군사력 강화가 가능했고, 많은 인재들이 군사지도자로 자원함으로써 전쟁수행의 질도 높일 수 있었습니다. 그 위에서 정치지도자들이 번영과 안전을 이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들도 국민들이 안일과 행락 속에서 상무정신이 퇴화되면 다시 쇠퇴의 길로 빠져 들었음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역사는 국민적 상무정신을 높이고 유지시키는 일이 우선적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안보의지를 높이기 위한 사상 지도자와 정치 지도자들의 등장과 활동이 전개되어야 하며, 개개인의 윤리관 정립을 위한 가정과 교육기관 및 언론기관들의 역할 확대도 요망되고 있습니다.


 



안보개념 /방위계획 : 방위산업 선도


정치와 군사 분야 지도자들은 미래 안보와 전쟁을 대비한 전략과 방위개념을 형성하고 방위력과 무기체계 확보를 위한 장기적 계획을 구상하고 방위산업에 활력을 부여해야 합니다. 특히 해외구매 장비와 국내생산 장비를 조기에 분류함으로써 방산업체에게 국내생산을 위한 검토와 준비 기간을 부여하며, 해외구입 장비에 대해서도 국내 정비유지역량 구축을 준비하면서 나아가 구매장비의 성능향상이나 미래 국내생산을 위한 장기구상도 발전시킬 수 있게 동기를 부여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군사지도자들과 방산업체의 긴밀한 대화와 협조를 통한 공감대 형성이 필요합니다. 때로는 장기 전략적 안목에서 비용 합리성을 초월해서라도 국산화하겠다는 결정도 내려야 할 것입니다이러한 결정이 무리한 듯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의지가 성공을 거둔 사례들도 많았습니다. 순항미사일이나 군사위성 개발이 성공적인 결실을 맺었고, 핵잠수함 개발은 핵무장 없이는 무의미하기 때문에 중단된 듯하지만, 핵잠 탑재형 원자로 개발 부분은 결실을 맺어 'Smart 원자로'로 불리우는 에너지플랜트 수출 계획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유사한 사례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위기의 방위산업 : 원인은?


주목해야 할 사실은, 1993년 이후부터 방산분야는 계속적으로 위축되어 왔으며, 몇가지 이유에서 방산분야는 매력을 크게 잃고 있습니다.

 

첫째, 방산분야에 대한 지나친 불신과 지나친 감사 때문입니다. 대통령 교체기마다 예외없이 과거 비리 색출을 겨냥한 소위 율곡감사가 파헤치기 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기진행 중인 사업들의 집행지연과 그로 인한 손실 누적, 감사 반복으로 인한 업무담당자들의 소극성과 책임회피 태도 만연 등 부작용이 정착되면서, 전반적인 사업 집행 차질과 그로 인한 방위산업체들의 심대한 손실이 초래되었습니다. 감사결과로, 눈에 띄는 대형비리나 조직적 비리는 별로 발견된 것이 없었습니다. 장기간 지속되어온 방위사업 분야에서 큰 비리는 없었음을 반증해준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둘째, 국내 방산수요의 대폭 위축입니다. 대북화해기를 맞이하여 방위예산 규모가 GDP2.5%까지 지속적으로 저하되면서 국내 방산 수요는 더욱 축소되어 왔습니다. 그리고 예산 변화에 짜 맞춘 군 전력증강 시간표 위주로 잦은 변경을 거치면서 방산업체들은 생산물량의 안정적 유지가 곤란하여 더욱 어려움을 겪게 되고 단가 상승요인도 자주 발생시켜 왔습니다.

 

셋째, 방위사업청의 설치와 사업진행 관행의 변화였습니다. 국방부의 주요 업무분야인 방위력개선 중기사업계획과 예산배정 및 집행 업무가, 물품 조달 집행부서였던 조달본부로 이관되어 방위사업청에 통합된 것입니다. 게다가 경제 관료출신 위주로 임명된 방사청장 체제는 그들 나름의 관점에 따라 통제 중점이 변경되고 그러한 목적 하에 내부업무 책임자를 보직함으로서 때로는 전문성과 무관한 보직 부여와 비능률을 발생시키는 등 납득되지 않는 새로운 어려움을 초래하기도 하였습니다. 최근에 정책과 예산배정 등 업무는 다시 국방부로 환원되었으나 몇 가지 어려움은 그대로 지속되고 있습니다.

 

넷째, 방산업무에 대한 기업들의 참여의욕 축소입니다. 방산 위축에 따라 매출액이나 이윤은 크게 축소되고 사업진행 상 불안정과 규제가 심해진 실정 하에서, 대기업들은 매출액 지분과 이익이 빈약한 방산분야 일의 편법 처리로 인해 기업 이미지가 비리와 부도덕대명사처럼 지탄받게 되고 손을 떼려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미 삼성은 방산분야 정리를 착수한 것으로 보이며, 대기업들도 방산업무를 기꺼이 수행할 유인은 줄어든 실정입니다. 또한 방산업무는 절차와 규정이 복잡하며, 절차상 과실이 있을 경우 행정적 또는 사법적 처분을 받게 되며, 그 결과 국내 납품이나 해외수출의 길까지 막혀버리는 일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참여의욕 축소나 상실에 대한 대책 수립이 요구되는 시점이며, 애국심만으로는 설득력이 부족합니다.

 

다섯, 국방비 규모(GDP 2.5%)가 절대적으로 부족하여, 우리의 기술개발 투자는 크게 부족합니다. 방위산업이 국가예산을 낭비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방위산업은 국가안보의 핵심 중 하나일 뿐 아니라, 방위산업은 종합산업으로서 기술개발 효과와 신기술의 상업생산분야 파급 효과, 그리고 일자리 창출 효과까지 있어 미래 한국의 성장 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이스라엘의 경우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기술(IT) 강국으로 성장하게 한 원동력은 바로 방위산업이었습니다. 이스라엘의 국방 예산은 연간 152억 달러로 한국의 절반에 불과하지만 방산수출은 72억 달러로 한국의 2배가 넘습니다현재 한국의 방산수출은 최근 4년간 매년 20% 이상을 성장해 작년 2014년에는 36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금년 상반기 방산 수출액은 6.3억 달러로 지난해 상반기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이른바 방산비리 수사로 인한 작금의 상황 때문입니다.


우리 방산업계의 기술 역량은 세계 10위권 수준으로, 선진국 수준에 근접한 단계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감시정찰, 항공우주 같은 부가가치가 매우 크지만 첨단기술이 요구되는 분야는 여전히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떨어져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가장 큰 원인은 고부가 가치의 기술개발에 대한 지속적 누적적 투자 의지의 결여입니다. 이러한 투자의지 결여의 배경은 국방비(GDP 2.5%)의 절대적 부족으로 인한 기술투자 여유 제한입니다.


 



방위산업의 활로는? : 무엇을 어떻게?


우리의 방위의식은 충분하지 못하며, 방위산업 위축 여건도 뚜렷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방위산업은 육성되어야 할까요?

기술개발 투자는 확대되어야 할까요?

 

대답은 명확합니다. "Absolutely Yes!'입니다.

방위산업은 반드시 활성화 되어야 하며,

엄선된 필수분야의 기술개발은 대폭 확대되어야 합니다.

이 과제는 우리 세대의 의무입니다.

 

무엇을 어떠한 우선순위로,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요?

현명한 논의와 결정이 필요합니다.

 

통일 후 미래 한국의 안보여건은 더욱 준엄해질 것입니다.

이에 대응하여 준비를 게을리 함은 책임회피이며 직무유기입니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께서는 전쟁 위기가 임박하여 중책을 맡았습니다.

예하 부대를 순시한 결과 전쟁준비가 너무나 부실하여 아연실색이었습니다.

예하 부대들에게 준비지시를 하달하고 검열을 시작하였습니다.


조치가 부족하거나, 게으른 지휘자들에 대한 질책, 곤장형, 참수 등 엄벌을 통해 독촉하였습니다. 스스로도 가용한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여 함선 건조, 수리, 무기 정비와 제조, 총포의 주조와 화약 제조 등을 강행하였습니다.


예하 장병과 관내 백성들에게 혹독한 요구와 감독을 강행한 지옥과 같은 1년이었고, 그들의 불평이 외부를 통해 상급부서로부터 자제/제한 지시도 있었으나 충무공은 이를 감수하고 의연히 지속하였습니다그 지독한 준비가 해전 승리를 가능케 했고, 그 결과로 왜군은 전쟁에 승리할 수 없었고, 조선이 일본의 소수민족화 되는 것과, 만주 남부가 일본화 되는 비극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상황은 새로운 충무공의 조치가 필요한 건 아닐까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1. 범국민적 상무정신(목숨과 비용 부담 각오)의 고취가 필요합니다.

 

2. 통일 후 안보개념과 방위계획의 정립에 목표를 두고 추진되어야 합니다.

 

3. 미래 상황에 합당한 자주적 방위력 구축과 외교적 대비가 필요합니다.

 




상기 방침 하의 자주적 방위력 구축은 다음과 같은 기조 하에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첫째 : 방산분야에 대한 신뢰기반을 조성하고, 의욕이 지속되도록 지도되어야 합니다. 51% 분야의 장점이 있다면 49% 반대 측면의 문제가 제기되더라도 사업 지연이나 취소 없이 추진되어야 하며, 문제점은 조화롭게 점진적으로 해소 또는 보완되도록 해야 합니다.

 

둘째 : 방위력 규모를 장차 안보에 합당하는 적정량으로 책정하고 그에 필요한 소요를 확실히 보장해야 합니다. 최대의 복지가 안보임을 분명히 해야합니다. 수시로 변경 또는 삭감되지 않도록 계획의 지속성을 보장해야 합니다.

 

셋째 : 현 방위사업청 제도는 크게 수정되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결정된 장비/물자의 조달업무(계약, 구매)는 조달본부(축소된 방사청)가 수행하고, 나머지 분야인 중장기 계획, 예산 배정, 협상과 개발 및 획득 업무는 국방부 본부와 장비 사용군의 업무분장 하에 이루어지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넷째, 방산기업들의 참여의욕과 창의성이 최대한 발현되도록 하며, 기본 성능과 단가에 비해 추가적인 성능향상 또는 원가절감이 이루어진다면 기업에게 그 이익 일부를 포상으로 부여하는 것을 보장해야 할 것입니다.

 

[기타 고려사항 : 방산기업의 명백하고 악성 범법행위는 사법처리를 해야 할 것이나, 참작의 여지가 있다면 검찰 수사 과정에서 해당 기업의 잘못 시인과 반성을 조건으로 과징금 납부로 대치하고, 사법적 행정적 처벌을 유보함으로써 납품과 해외 수출은 보장해주는 제도를 신설하여 보완함으로서 기업의 적극성 상실을 방지하는 보완책이 필요합니다. 독일 검찰의 처리 방식을 참조 ]

 

다섯째 : 국방비 규모를 안보 상황에 맞게 대폭 증액하여 미래 위협에 대비한 최대의 복지인 안보를 확실히 보장. 나아가 기술개발을 강화하여 산업경쟁력까지 향상을 보장해야 할 것입니다.

 


결 언 : 안보와 안정, 그리고 번영의 기초 구축

 

이상의 조치를 통한 종합적 안보와 경제적 발전이 공히 달성되는 미래를 후손에게 인계할 수 있도록 현실적 투자를 증대해나가는 지혜와 인내를 기대합니다.



김병관 국가전략연구소 이사장 gdwatch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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